성조숙증, 다난성 난소 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환경호르몬. 환경호르몬은 무엇이며 우리 인체 특히 여성과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 환경호르몬과 성조숙증
최근 임신 중 환경호르몬에 과다 노출되면 산후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도 소개되면서 또다시 환경호르몬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 1. JDEJ 연구진은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데 사용되는 가소제인 프탈레이트와 플라스틱의 주요 성분으로 식품 포장재와 식품용기 제조에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 비스페놀A(BPA)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임신 중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평균 8% 줄고 산후 우울증 위험에 50% 가까이 높아진다고 밝혔다(연구논문2).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의하면 2013~2017년 성조숙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9.2%로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진료인원 중 여아가 남아보다 약 9배 이상 많다고 밝혔다(기사3).
이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인혁 교수는 “앞서 말씀드린 국내외 연구들에서 여아의 경우 성조숙증의 유병률은 같은 기간 조사된 남아에 비해 10~30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여아에게 이렇게 많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설명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환경 호르몬이 많이 발견된다는 점, 비만의 경우 지방 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한다는 점 등이 남아보다 여아에게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라 생각됩니다” 고 말했다.
#환경호르몬이란 무엇인가? 4
환경호르몬(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EDC)은 사람뿐만 아니라 생물체의 호르몬 작용을 교란시키는 물질로, 환경호르몬이 체내에 축적되어 교란물질로써 작용한다면 우리의 신경계는 그것이 환경호르몬인지 실제 호르몬 성분인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분비교란 화학물질이라고도 불린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샴푸, 워시, 로션, 화장품에는 프탈레이트, 트리크로산 등의 의심 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이를 담고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도 비스페놀 A와 프탈레이트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결국 이런 성분이 매일 소량으로 우리의 피부를 통해 들어오고 있는 것.
피부뿐만 아니라, 향의 지속성을 위해 주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는 향수나 화장품 등에 포함되어 있어 향을 맞는 행위나 향에 노출되어 있을 때 서서히 호흡기를 통해 들어올 수 있다. 결국 환경호르몬이 우리 몸으로 구강, 피부, 호흡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고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밖에 없는 환경호르몬이 과연 우리 몸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떤 위험이 있을까?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 진 환경 호르몬에 의한 질병으로는 성조숙증과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다. 오늘은 이 2가지 질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얘기해보자.
#바디버든(Body Burden) 5
바디버든은 생체모니터링(Biomonitoring) 분야의 분석 기술 및 이에 대한 문제인식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 몸속의 유해화학 물질의 총량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전문가들과 일반 소비자들이 함께 다양한 캠페인 및 교육 활동을 통하여 피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우리 몸에 들어오는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국내에서도 수년 전부터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은 일부만이 그 경각심을 느끼고 있기에, 더욱 이러한 내용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성조숙증(=조기사춘기) 6
성조숙증은 정신질환의 위 험 증가뿐 아니라, 아동·청소년들의 질병에 많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성조숙증은 여아에서 만 8세 이전, 남아에서 만 9세 이전에 2차성징이 나타나는 것으로, 남아에 비하여 여아에서 5~10배가 많고 2차성징의 조기 발현과 함께 빠른 골 성숙으로 인해 결국 최종 성인 키의 감소, 심리사회적 문제나 행동문제 등이 동반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7
어린 아이들은 성호르몬의 수치가 낮게 유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심코 사용한 치약, 샴푸, 바디워시를 통해 체내에 유사 성호르몬이 들어오게 되고 축적되면서 성조숙증과 같은 질병을 갖게 된다.
켈리포니아 대학교 논문에 따르면 “임신 중 디에틸프탈레이트(향료, 화장품의 안정제로 사용됨), 트리클로산의 수치가 높으면 산모의 딸들이 조기 사춘기를 겪게 된다”는 사실과 함께 결국 환경호르몬이 태아에게도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한, 국내 ‘환경독성보건학회’에서 발표한 ‘국내 청소년 내분비계 환경호르몬 노출’ 논문에 따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8
본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은 내분비 장애 노출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와 그로 인한 사춘기 발달의 가속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현대 문명사회의 변화를 볼 때 앞으로 더 많은 내분비장애 물질에 대한 노출이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하여 어린이·청소년의 신체 발달 양상의 변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의 발현을 간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변화가 중요한 시점이다.
#여성에게 위험한 환경호르몬, 다낭성 난소 증후군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가진 여성들은 특히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
1. 다낭성 난소 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 PCOS) 이란? 9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의 호르몬 이상으로 난소의 남성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월경 불순, 다모증, 비만, 불임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 대사 증후군과 연관되는 질환을 의미한다. 이 질환에는 인슐린 저항성 또는 고인슐린혈증이 동반될 수 있다.
2.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EDC)과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의 관계
PCOS 환자의 난포액에는 비스페놀(BPA) 농도가 증후군이 없는 환자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검출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비스페놀과 같은 내분비교란 화학물질은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의 증가, 체중 증가, 포도당대사와 연결되기 때문에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의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 임신 실패
체외 수정(IVF)을 받은 137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BPA 노출에 따라 배아 착상 실패 확률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 유산율 증가
115명(47명의 산아기, 68명의 임상유산)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BPA 노출에 따라 여성들의 임신 후 유산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
‘내분비교란 화학물질’이 얼마나 아동과 여성에게 위험한 물질인지 유발될 수 있는 질병의 예시를 통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모든 화학물질이 내분비교란 화학 물질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분류되어 있지 않다 보니 이런 불확실성 시대에서는 위험에 대응하는 ‘개인의 자세’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린 아이의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기 위해선 플라스틱 사용과 환경호르몬이 포함되어 있는 세정제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매일같이 사용하는 샴푸, 린스, 로션, 치약 등에 환경호르몬 함유를 확인하며 사용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어른들이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으로는 우리 몸의 호르몬을 파괴할 수 있는 화학 물질이 개인관리제품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건 사실이나,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이 어떤 화학물질로 만들어지고 이 물질이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스스로 이 제품의 사용 빈도를 줄이거나 극단적으로 사용을 중단함으로써 건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환경호르몬이 유입될 수 있는 세가지 경로를 기반하여 작성한 예방법으로 잘 참고해서 미리 예방하는 것을 추천한다.
구강경로
• 냉장고의 음식 보관용 용기 및 플라스틱 물병 용기를 유리 또는 스테인리스로 교체하기
• 플라스틱 빨대 깨물지 않기
• 화학물질이 과도하게 함유되지 않은 치약 제품을 고르기
피부경로
• 오가닉 또는 천연재료로 안전한 용기에 담긴 샴푸와 워시 사용하기
• 빨래는 세제 빨래 후 물빨래를 한 번 더 해서 섬유에 잔여물을 완전히 제거하기
• 섬유유연제를 신중하게 선택하기
호흡기 경로
• 강한 인공 합성 향료 피하기
평소 사용하던 제품부터 뒷면을 자세히 살펴보고 제품을 하나씩 바꿔 나가는 자세를 ‘습관화’한다면, 앞으로 축적될 환경호르몬의 양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인용
1. https://www.yna.co.kr/view/AKR20210405028200009
2. 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비스페놀과 프탈레이트에 대한 산후 우울증'(https://academic.oup.com/jcem/advance-article-abstract/doi/10.1210/clinem/dgab199/6189805?redirectedFrom=fulltext)
3. "성조숙증 최근 5년간 42.3% 증가... 10명 가운데 9명은 여아", 2019 https://www.yna.co.kr/view/AKR20190520069100017
4. 내분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의 위협과 법적 대응(2018, vol.67, no.4, 통권 730호 pp. 37-78 (42 pages),한양대학교 논문) 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19578
5. https://www.huffpost.com/entry/body-burden_b_995154’
6. 켈리포니아대학교 논문-"환경호르몬이 여성들 난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 (https://www.universityofcalifornia.edu/news/prenatal-exposure-chemicals-personal-care-products-may-speed-puberty-girls?utm_source=fiat-lux&utm_medium=internal-email&utm_campaign=article-general&utm_content=img)
7. 소아 내분비학회- "성조숙증이란?"(http://www.kspendo.or.kr/society/sub01_5.html)
8. 환경독성보건학회('내분비계 환경호르몬 노출과 사춘기 발달과의 연관성, 2014, p.3) (https://www.dbpia.co.kr/pdf/pdfView.do?nodeId=NODE02423164&mark=0&useDate=&bookmarkCnt=1&ipRange=N&accessgl=Y&language=ko_KR)
9. 서울아산병원,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질환백과 http://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833
10. "Polycystic ovary syndrome (PCOS) and 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EDCs)", 2015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1154-016-9326-7
11. "Urinary Bisphenol A Concentrations and Implantation Failure among Women Undergoing in Vitro Fertilization", 2012 https://ehp.niehs.nih.gov/doi/pdf/10.1289/ehp.1104307
12. "Conjugated bisphenol A in maternal serum in relation to miscarriage risk", 2014 https://reader.elsevier.com/reader/sd/pii/S0015028214002659?token=9A534001A6D4598441A7EBECBDB4351503565FE62492CA5D52B46749FED7E84677C7D1F92B1B795767BC6382CB2FB18C&originRegion=us-east-1&originCreation=202104111205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