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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스파] 케이프 웰리가마를 향하여

2019.12.05





스리랑카의 인도양을 마주한 언덕 위의 스파 리조트, 케이프 웰리가마. 스리랑카의 깊은 차 문화를 계승시킨 딜마 실론티의 명가가 운영하는 이곳에서 참 휴식을 경험하다.










인도양의 보석, 케이프 웰리가마


인도양을 마주한 언덕 위의 스파 리조트는 세계 100대 풀 빌라 리조트로 알려진 곳이다. 인도 순례승 법현의 과거 탐험가들이 육로의 여행 중 닿은 절벽 끝. 스리랑카의 최남단 언덕 위에 있는 ‘인도양의 보석’ 케이프 웰리가마.

케이프 웰리가마는 고도 40m, 밤에도 반짝이는 인도양 위에 떠 있는 듯하다. 14개의 수영장, 39개의 독채 빌라로 프라이빗이 보장되는 럭셔리 리조트는 태국 건축가 렉부낙(Lek Bunnag)이 설계한 동양적인 미가 곳곳에 담긴 천혜 자연과 하나가 된 신비스러운 곳이다.

가슴 두근거리며 스리랑카 여행을 결정하게 한 곳이면서 테라피스트를 유혹하던 쉼의 장소, 그곳을 향해 달려갔지만 밤이 되도록 가이드는 리조트의 입구를 찾지 못하고 주변을 한 시간 정도 돌았다. 밤 9시쯤에야 도착, 고가의 일박을 이렇게 늦은 시간에 도착하게 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여유 있는 공간에 넓은 욕조를 보자 마자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각 빌라는 테라코타 타일과 고급 자재로 마감되어 있으며 열대 정원으로 둘러싸였다. 모든 객실은 콜링으로 객실 테라스에서 여유롭게 음악을 듣거나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서둘러 아침을 깨울 필요도 없이 일어나 정원 너머에 반짝이는 인도양의 물살을 보며 아침 식사를 즐기는 기분이 얼마나 좋았던지.

투숙한 빌라는 약 40평의 실내와 20평의 발코니 그리고 빌라 앞에 객실 전용 수영장이 가득한 맑은 물로 넘치고 있다. 패밀리 전용 2층 독채 빌라도 있어 가족 휴가를 온전하게 즐길 수 있다.








인도양을 바라보며 세월을 만지다

순전히 혼자만의 생각으로 나를 기다리는 인도양 끝자락을 보고 싶어 늦은 아침 잠도 마다하고 스리랑카 블랙퍼스트 티를 마시기 위해 레스토랑으로 갔다. 얽매였던 것들의 줄이 우지직 소리를 내며 떨어져 나가는 듯 몰아 쉰 숨이 토해져 나왔다. ‘아~’ 저 끝에 지나간 나의 시간들이 보였다. ‘참 잔잔하네... 지나올 때는 폭풍이었는데 어쩜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있는 거지?’라는 야속한 생각이 들었다.

한없이 바라보고만 싶었던 바다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인도양의 끝자락. 표현할 수 없는 위로를 주었다. 그래 그저 누구나가 살아가는 삶인 것인데 뭐 유별나게 호들갑을 떨며 살 필요가 있을까 라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사람의 한계를 느끼게 하고 또다시 새롭게 살아갈 힘도 주었다.








케이프 웰리가마의 심장, Moon Pool & Spa

270°로 펼쳐진 케이프웰리가마의 바다 전망, 이 초승달 모양의 Moon Pool에서 보는 석양은 감동이다. 여행 전 포스팅하면서 가장 매력적인 시선을 끌었던 곳이기도 하다. 빌라의 가장 높은 언덕 위에서 인도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오싹한 충동을 주었다.

드디어 바다에 떴다. 몸만 뒤로 젖히면 인도양으로 떠내려 갈 것 같다. 작고 작은 나를 보며, 작은 몸짓으로 이곳까지 이르게 한 것은 진정한 쉼을 찾는 테라피스트의 탐험 정신이었다. 휴식의 결과는 여백이다. 훌륭한 여백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보리라는 다짐을 하며, 더 힘을 내어 도달할 수 있는 한 더 높은 가치를 향해 살아내 보리라는 쉼의 목적을 달성하게 한다.

바다로 향하는 통로를 지나면 물살이 품에 안기는 언덕 위에 레스토랑이 있다. 유명한 셰프의 음식으로 알려진 레스토랑의 음식들은 스리랑카 전통 음식과 유럽식 메뉴들로 구성되어 깔끔한 미각을 돋우어 준다. 음식을 먹는 것인지 여유를 먹는 것인지... 바다를 먹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미묘함을 느끼게 했다.

케이프 웰리가마의 스파는 스리랑카 유기농 스파 트리트먼트로 유명하다. 스파 전용 빌라에서 테라피를 받을 수 있지만 객실의 독립된 공간에서 스파를 즐길 수도 있다. 스리랑카에서 재배되는 클로브 버드, 오렌지, 시트로넬라, 샌달우드로 만든 오가닉 제품으로 바디와 페이셜 풀코스 트리트먼트를 받았다. 꽤 만족스러운 테라피였다.








50년 꿈을 이룬 한 사람을 만나다.
딜마의 창업주 메릴 조셉 페르난도


이곳의 또 다른 스토리는 스리랑카의 깊은 차 문화를 계승시킨 ‘딜마’ 실론티의 명가가 리조트를 운영한다는 것. 한국도 일제 식민시대 속에서 처절하게 나라를 사랑한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 스리랑카 역시 내전 속에서 도전하며 오늘까지 실론이란 비참한 이름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한 사람이 있다.

홍차 애호가들이 절대적으로 알아야 하는 ‘실론티’를 이뤄낸 한 사람, 딜마의 창업주 메릴 조셉 페르난도. 스리랑카를 향할 때부터 설레게 한 그 사람. 케이프웰리가마와 실론티의 스토리 주인공으로부터 받은 깊은 감동. 객실에는 마치 딜마의 역사가 빌라의 기둥이라도 되는 듯 히스토리와 홍차, 차 농장에 대한 책이 여러 권 있다. 케이프웰리가마는 단순한 고급 리조트가 아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감동과 부러움을 주는 콘텐츠가 있다.

저가의 노동인력을 이용해서 찻잎을 모조리 가져간 영국인들은 가난한 스리랑카의 차 농부들에게 인색했으며 가난한 생활을 벗어날 방법이 없던 식민시대 당시, 메릴조셉 페르난도는 스리랑카의 첫 독자 브랜드를 꿈꾸었다. 그는 18세에 차 업계에 발을 내디뎠으며 5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는 80대 중반 노년의 수장이 되어있다.

카레를 너무 많이 먹는다는 이유로 차 맛을 감별할 수 없다는 차별 속에서도 그는 런던 민싱레인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모순적인 현실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원재료를 생산하는 국가의 불이익과 차 원료를 블렌딩해서 얻어지는 가치는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그는 스리랑카로 돌아와서 이런 시스템을 바꾸어 보고 싶어 했다.

‘최상의 실론티를 만들겠다’라고 선언한 후 8명의 직원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다국적 기업에 차를 파는 일부터 시작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30~40%만 실론티를 섞고 나머지는 값싼 원산지의 찻잎을 섞어서 비싼 이익을 챙기는 것을 보면서 그는 말했다. “이들은 차를 파는 것이지 실론티를 파는 것이 아니다” 그는 오로지 진실한 실론티의 품질을 보장하고 재배자들이 정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었다. 이에 1988년, 그는 두 아들의 이름을 따서 오늘의 브랜드 ‘DILMAH’를 런칭했다. 차의 품질을 보존하기 위해 정통적인 방법으로 차를 제조했으며 가족 경영을 고집하며 브랜드의 경영 원칙을 다져 나갔다.








50년 한 남자의 도전과 50여년의 투쟁

현재 딜마는 전 세계 10대 차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으며 전 수익의 10%를 MJF 자선 재단에 기부하며 그의 재단은 학교와 병원, 장애인 시설 등에 후원을 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에 기여하는 전 세계 기업 수장들에게 주어지는 오슬로 기업 평화 상을 받았다. 스리랑카는 세계 3대 차 생산지이며, 차 품질은 2위인 것은 딜마의 프리미엄 전략 덕분이다.

그가 직접 운영하는 ‘실론티 트레일’ 리조트는 풀 예약으로 숙박이 불가능했다. 트레일은 해발 1250m 위치한 세계 최초의 차 농장 리조트이다. 트레일 리조트는 호수와 차 밭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풍경이다. 차 밭을 산보하며 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투어할 수 있고 객실로 직접 배달되는 딜마만의 고급스러운 티를 스트레이트로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아쉽지만 트레일 리조트는 다음 기회로.

케이프웰리가마는 ‘딜마’의 전설적인 스토리로 더욱 운치 있고, 여행을 마친 후에도 감동 깊은 영화를 본듯했다. 무엇인가를 이룬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타협하지 않는 원칙에 있다. 그것이 다수에게 유익하고 개인에게 고귀한 가치를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헌신해야 할 것이다.

케이프웰리가마에서 3일을 보내고 떠나올 때 딜마의 블랙 티를 선물 받았다. 마지막까지 여운을 남기는 딜마 패밀리에게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다.








콜롬보까지 약 3시간 거리. 공항으로 오는 시간에 가이드가 소개해준 정통 아유르베딕 센터를 찾았다.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말에 신뢰를 하고 테라피를 받았지만 쾌적하지 않은 환경 때문에 만족스럽지 않았다. 매니저와 상담을 하고 설문지에 신중한 체크를 하면서 기대감에 부풀었다.

정통 아유르베딕을 받을 수 있다니... 뜨거운 오일이 정수리를 타고 줄줄.... 그런데 향은 꼬리꼬리 한 세서미오일 냄새가 진동했다. 오일이 온몸을 두껍게 코팅, 샤워를 해도 씻어지지 않는 끈적함에 트렁크에서 샤워젤을 꺼내어 여러 번 씻어 내야했다. 그리고 쩐내 나는 타올!!! 다시 트렁크에서 타올을 꺼내고... 환상은 깨어지고 한약 냄새만 차 안에 가득했다. 그렇지만 뭔가 정통적인 느낌이 들긴 했다.







이렇게 끝난 실론의 향기 여행은 시간이 지나도 진한 홍차향으로 남아 있다. 스리랑카 여행중 각각 다른 곳에서 3번의 테라피를 받았지만 그들과 한국적 테라피가 다른 것은 그들에게는 오랜 민간의학이 기초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디테일한 한국적 테크닉은 우수하지만 우리는 우리 것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전 세계인들이 실론티를 사랑하는 것처럼, 5천 년의 역사인 아유르베딕을 신뢰한다. 역사는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고 콘텐츠는 다시 역사를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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