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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규의 행복학교]
[최경규의 행복학교]
상처주지 않는 거절의 기술

소통의 시작은 말하기 이전에 잘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소통을 잘하려면 말하는 내용과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거절해야 할 때도 상처주지 않는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과 정신건강
강연 주제들을 보면 세상이 필요한 니즈를 알 수 있습니다. 2025년 후반, 제게 의뢰된 강의는 주로 ‘정신 건강’과 ‘소통’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사실 이 두 주제는 따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행복하기 위해서 적절한 소통은 필수입니다.
소통이 막히면 불통이 시작되고, 결국 쌓인 고통은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마치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옳은 말입니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글로 옮겨봅니다.
소통의 시작, 말하기가 아닌 듣기
지금까지 우리는 소통을 잘하려면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웅변학원을 열심히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남들 앞에서 떨지 않고 말을 잘하는 것이 소통의 기본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이러한 웅변은 시대를 거치며 ‘스피치’라는 이름으로 변화했고, 여전히 중요한 역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오늘에서야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진정한 소통은 말하기에서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지요. 소통의 첫 단추는 상대와의 공감대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공감대 형성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상대의 눈높이에서, 그의 입장에서 먼저 들어주는 것입니다. 이를 ‘경청’이라고도 합니다.
사춘기 청소년과의 소통은 특히 어렵다고들 하지만, 허리를 숙여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인다면 그리 힘든 일도 아닙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좋은 부모’,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지요. 또한 나이가 어리다고, 사회적 약자라서, 하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것은 소통이라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훌륭한 스피치 강사들은 “말하기 전에 먼저 들으라”라고 강조합니다.
소통의 두 가지 요소, 내용과 태도
경청이 좋은 소통의 첫 번째 자질이라면, 두 번째는 무엇일까요? 바로 소통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아는 것입니다. 흔한 착각 중 하나가 소통은 ‘무엇을 말하느냐’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소통 = 내용 + 태도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말하는 이의 태도가 지나치게 권위적이거나 반대로 가볍다면, 듣는 사람에게 그 가치가 온전히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전하기 힘든 내용이라도 겸손하고 친절한 태도로 말한다면, 그 소통은 훨씬 잘 전달될 수 있습니다.
한 달 전 잡은 약속을 급한 사정으로 지킬 수 없을 때를 생각해 봅시다. “미안해. 나도 이제야 연락받았는데, 이번 주말이 사촌 딸 약혼식이래. 꼭 참석해 달라고 해서 우리 약속은 조금 미뤄야 할 것 같아. 편한 일정 말해줘. 내가 맛있는 식사와 커피까지 살게. 다시 한번 미안해.” 길지 않지만, 이 말에는 간략하면서도 친절한 태도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입 밖으로 나오는 모든 소리가 소통은 아닙니다.

거절도 소통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뜻하지 않게 승낙도 하고 거절도 하게 됩니다. 좋은 소통을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거절도 잘할 줄 알아야 합니다. 거절도 소통의 일부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거절의 기술을 ‘경상대’로 정리합니다. 대학교 이름처럼 들리지만, 쉽게 기억하기 위해 만든 이름입니다.
상처 주지 않는 거절의 기술: 경상대
경청: 상대의 요청을 먼저 경청한다.
상황: 핵심만 명료하게, 나의 상황을 친절하고 단호하게 전달한다.
대책: 거절에 대한 대안을 함께 제시한다.
거절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솔루션
거절이 유난히 힘든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경상대’ 조차 어렵다면, 작은 솔루션 하나를 알려드립니다. 바로 거절하는 대신,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세요.
“좋은 제안인데, 제가 내일까지 생각해 보고 답변드려도 될까요?” 이 한마디는 때로 큰 도움이 됩니다. 나중에 후회하기보다, 오히려 신중한 사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소통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신과의 소통에서 시작해 가족, 직장에서의 모든 언어가 소통입니다. 좋은 언어는 자신에게 따스함을 전해주고,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말입니다. 오늘 강연을 준비하면서 좋은 소통과 거절의 기술을 다시 한번 정리해 봅니다.


글
최경규
사진
Shuttersto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