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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시대예고Ⅵ]
[박정현의 시대예고Ⅵ]
“어떻게 바이오해커가 될 것인가”
뷰티테라피 핫키워드 #셀룰라이트

바이오해커의 시대에 에스테틱의 큰 화두인 셀룰라이트에 대한 보다 진보된 용어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종 당화산물로서의 셀룰라이트와 이의 이뮨 시스템의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는 AI를 뛰어넘는 바이오해커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바이오해커는 “자신의 건강과 삶의 질을 통제하려는 현대적 움직임”을 포괄하는 의미의 단어로, 이 웰니스에 관한 시대정신을 강력히 담고 있기도 합니다.
‘웰니스 바이오해커’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조용히 시작되었지만, 장기화된 코로나와 함께 더욱 강력한 의미로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모든 것에 경계가 없고 전문 영역이 뒤섞이면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맞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바이오해커라는 단어 안에 모두 포괄됩니다.
셀룰라이트의 최신 용어 정리
키워드 광고를 해보면, 웬만한 키워드는 모두 상위권 병원들이나 프랜차이즈 대기업이 잡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고객들은 잘하는 곳, 나만의 맞춤 상담과 관리가 가능한 곳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호에서 다룬 문제성 피부만큼이나 관련 문의가 많은 키워드가 ‘셀룰라이트’입니다.
셀룰라이트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가 뷰티 바이블 등에서 다루었지만, 시대정신에 맞게 다시 한번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셀룰라이트가 어떤 단계로 나빠지며 어떤 관리를 해야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이 시대의 훨씬 더 진보한 용어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Cellulite’는 불어로 세포의 염증을 뜻하는 ‘Cellulitis’에서 유래하여 변화한 단어입니다. 단어에 ‘it is’가 접미사로 붙으면 일반적으로 염증을 의미합니다. 이 접미사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으며, 의학 용어에서 특정 신체 부위나 조직의 염증 상태를 나타내는 데 사용됩니다. 살아있는 세포를 자세히 들여다볼 방법이 없었던 1900년 초반에 붙여진 이름이었습니다.
1980년대에 이르러 생화학자들이 많은 발견을 하게 되면서, 살아있는 세포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결국 이 문제는 세포 자체의 염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역시 이 용어도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왜 프랑스일까요?
Cellulite는 결국 림파틱 시스템과 관련이 깊고, 림파틱 시스템을 느리게 만드는 석회가 많은 식용수 때문에 무거운 다리(jambe lourde)가 많은 유럽, 특히 프랑스 여성들의 다리는 림프절을 통과하지 못하는 석회 때문에 발목 부분부터 두꺼워지고, 림프 흐름이 저하되고 림프절이 막히는 문제와 정맥류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셀룰라이트는 그들에게 있어 삶과 죽음의 문제였죠. 그렇다면 왜 식수 이슈가 없는 동양권 여성들에게도 문제가 되기 시작했을까요? 동양권의 셀룰라이트에 대한 관심은 일본 여성들로부터 시작되었고, 명품 브랜드의 화장품에 셀룰라이트 크림이 출시되면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에 셀룰라이트 크림이 알려졌고, 1990년대에는 프로페셔널 브랜드에서도 셀룰라이트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딸라소테라피 전문 브랜드를 중심으로 안티 셀룰라이트 트리트먼트 프로세스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여성들이 셀룰라이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고객에게 셀룰라이트와 지방의 차이를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호르몬만큼 중요한 먹거리, Fine Diet의 시대
가장 큰 이유는 뉴트리션입니다. 갑자기 식단이 서양화되고 인스턴트 식품이 범람하면서, 청소년들의 잘못된 라이프스타일이 몸에 그대로 녹아들며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프랑스와 달리, 최악의 4단계 셀룰라이트는 오히려 10대 청소년에게서 나타났습니다.
셀룰라이트로만 30년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임상에서 셀룰라이트를 만나온 저는, 2015년도부터 몇 년간 절정을 이루던 셀룰라이트 관련 방송에서 쉼 없이 불려 나갔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셀룰라이트도 염증이라는 의사들의 방송과 근거 논문들이 나타나며, 모든 뷰티의 관심이 얼굴에서 바디 라인으로, 체중 감량에서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전환되는 시기였습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우리는 다시 뷰티의 새로운 시대를 맞았고, 먹거리와 건강에 대한 이슈는 더없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우리는 세포 레벨까지의 디톡스를 체득하게 되었고, 다양한 방법으로 헬씨 루틴(Healthy Routine)을 만들며 세대를 초월한 건강 친화적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짧았다면 이런 지각변동을 맞을 수 없었겠지만, 몇 년간 지속된 팬데믹은 엔데믹으로 종결되며 뇌과학적으로도 완전한 전환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점은 에스테틱 스파 업계입니다. 작은 1인 기업일지라도 분명 그 시대의 흐름은 따라가야 합니다. 뷰티의 초개인화는 이미 십여 년 전 뷰티 업계를 강타해, 인플루언서들이 홈 에스테틱 제품을 판매하고 고가의 키네틱 디바이스가 시장을 형성하였으며, 테라피조차 개인화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전문가는 그래서 달라야 합니다. 뉴트리션을 포함하는 전반적인 상담이 가능한 융합적이고 기능적인 전문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당 독소, 단백질 독소 최종 당화산물(AGEs)
“네가 뭘 먹는지 내게 말해봐, 그럼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게.” 장 앙텔므 브리야 사바랭의 저서 ‘미식예찬’(Physiologie du Goût, 1825)에 나오는 말입니다.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의미이죠. 그런데 사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Let food be thy medicine and medicine be thy food.” 음식이 약이라는 의미이며,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뜻으로 전해 내려옵니다.
철학자 사바랭의 말은 사회 경제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취향이 내 건강을 망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수많은 음식 중 내가 선택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말입니다. 경제가 풍요롭고 밥을 굶는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Fine Diet는 모두 개인의 선택입니다. Diet는 원래 식이의 뜻이며, 살을 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다이어트란 본디 ‘식단’인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을 먹는지 만큼 중요한 것이 개인의 몸에서 대사 하는 능력입니다. 대사를 다 하고 나서 남는 물질이 그 사람의 건강과 상태를 결정합니다. 이를 간단히 말하면 대사 능력, 소화력, 그리고 그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질병 증상이 ‘대사증후군’입니다.

사람의 구강에서부터 항문까지 음식의 여정을 생각해 볼 때, 각각의 조직과 기관에서 나오는 호르몬과 대사를 돕는 효소들, 물질들에 의해 최종적으로 남는 대사산물, 즉 산화물질의 총량과 그 상태가 그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지요.
셀룰라이트는 과거에 우리가 즐겨 사용하던 노폐물 덩어리에서 이제 최종 당화산물의 상태로 표현이 발전하고 뾰족해졌습니다. 당시에는 최종 당화산물이란 말은 사용하지 않았고 노폐물이라 했지만, 정보가 점점 명확하게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시대이니만큼 표현이 더 명확해진 것일 뿐입니다.
이제 개개인이 자신의 몸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인 소화계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즉, 넘쳐나는 정보를 가릴 수 없는 이 시대에, 어느 정도를 안다고 해서 전문가인 척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시대에 맞게 바이오해커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뮨(면역) 시스템과 항상성
결국 셀룰라이트를 여성호르몬의 전유물로 보던 시대에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대사산물의 상태로 보는 시대를 만난 우리는 그 대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야만 고객을 상담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미래를 그려줄 수 있는 뷰티 테라피 전문가여야 고객이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을 테니까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뭉친다’는 말은 ‘엉겨 붙는다’는 의미입니다. 단편적으로는 물을 끌어당기는 당과 단백질이 서로 엉겨 붙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대사산물이 림프로 제거되지 못하고 체액에 남아 체액에서 일종의 이뮨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입니다.
모든 단백질과 당은 산화합니다. 우리 몸은 충분한 물과 산소를 가지고 있어, 과산화되거나 노화합니다. 콜라겐은 온몸에서 각양각색의 모양과 성질로 그 이뮨작용을 해냅니다(섬유화). 현재까지 밝혀진 콜라겐의 종류만 약 40가지입니다.
그렇게 작동을 하지 않는 몸은 새는 수도꼭지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뭉치고 엉겨 붙는 성질 즉 응고하는 성질을 가진 Bio생명체입니다. 응축이라고도 합니다. 이 모든 응축과정을 역으로 풀어내는 작업이 ‘테라피’입니다. 테라피는 그래서 응축을 푸는 과정이어야 하며, 림파틱 시스템을 거스르지 않아야 하는 기, 승, 전 림프친화적 순서와 속도와 방법을 준수해야 합니다.
셀룰라이트 하나를 관리하게 위해서 우리는 해부학, 생리학, 그 무엇보다도 구조(신경)까지도 알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 바이오해커가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글
Expert 박정현
사진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