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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규의 행복학교] 마음 편해지는 이야기
최경규의 행복학교
마음 편해지는 이야기
글 최경규
이미지 Shutterstock

삶의 무게로 힘든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마음의 감기
살아간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사람도 있다. 그냥 ‘숨 쉬고 잠자는 일’이 살아가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나이가 들며 사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는 이를 살펴보면 그들의 어깨에는 보이지 않는 과한짐이 올려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날 마음이 힘들다며 나를 찾은 50대 여성 대표 한 분과의 상담, 깔끔한 정장 차림의 그녀와의 첫인사, 보통 사람들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건네준 찻잔을 받아 들고 한동안 말이 없던 그녀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코로나 이후 어려워진 경기로 저의 역할이 너무 힘들어요. 노모의 자식으로서 그리고 어린 자식들의 부모로서 잘 해주지 못해 늘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해요.
말을 건네는 그를 볼 때 가녀린 어깨 뒤로 보이는 죄책감이라는 그림자가 주위를 어둡게 물들이고 있는 듯 하였다. 이어진 그와의 대화, 지금의 생활 패턴만 들어보아도 무척이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대표적인 여성이자, 어머니 였다. 자신의 행복보다는 가족의 행복을 우선시하고, 본인의 건강쯤은 괜찮다고 여기며 때로는 몸을 혹사하기도 하는 성격으로 보였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마음은 어느새 서서히 우울이라는 늪에 잠기고 있었다.
정작 본인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던 그녀의 고민들에 나는 이렇게 답 하였다. 대표님이 하는 크고 작은 일이 많을 테지만, 그 일들이 모두 완벽할 수는 없어요. 그리고 그 일에 대하여 모두 책임질 수도 없어요. 혹시 본인도 모르게, 실수하기 싫어하고 남들에게 아쉬운 말을 하기 싫어하진 않으신지요?
검사를 해보면 알겠지만, 완벽을 지향하는 성격으로 보여요. 지금까지는 이러한 성격 덕분에 오늘날 성공한 모습을 만들었겠지만, 나이 50, 지금부터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제가 볼 때는 지금 마음에 감기가 든 것 같아요. 감기가 들었을 때 보통 우리는 어떻게 하나요?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는 것이 정답이지요. 아프면 때로는 병원도 가고 말이죠.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랍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괜찮다며 무시해서는 절대 낫지 않아요. 바빠서 고통 역시 잠시 잊을 수는 있지만, 해소되지 않은 그런 감정들이 쌓여 나중에는 오히려 고치기 어렵기도 하답니다. 그러니 이제는 조금 편해지길 바랍니다.

마음의 가지치기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 보세요.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혼자 모든 일을 다 처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더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알겠지만, 할 수 없는 일에 대하여 많은 감정 소비를 하지 않았으면 해요. 일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람 간의 문제도 마찬가지랍니다. 선생님이 할 수 없는 일에 미련을 두지 마세요. 그냥 흘러가도록 편하게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음은 그렇고 싶은데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까보다는 힘이 실린 목소리로 나의 눈을 보며 질문하였다. 가지치기를 하세요!
A4지를 반으로 접어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종이 위에 적어보세요. 마음으로 하지 말고, 직접 적은 것을 눈으로 확인하세요. 그래서 오른편에 적은 할 수 없는 일은 과감하게 가지치기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막연하게 생각의 우물 안에만 있다 보면 가지치기가 어려워요. 일이든 사람이든 종이에 적힌 할 수 없는 일, 선생님의 마음에 독이 될 만한 일들은 과감히 가지치기하세요. 선생님의 행복을 위해 말이지요.
그리고 아까 샌드위치 사이 패티가 된 느낌이라고 하셨지요?
때로는 주연보다 조연의 역할이 중요할 때가 있어요. 늘 주인공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각자의 인생은 각자가 책임지고 이끌어나가는 거예요. 부모님도 부모님의 인생이 있고, 아이들도 아이들의 삶이 있는 거예요.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때로는 조연의 역할로 조력자의 역할까지만, 바로 거기까지만 해주세요. 그것이 오히려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행복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다음 시간까지 이 부분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고 만나요. 대표님은 뭘 해도 진지한 것 같아요. 그러니 앞으로는 너무 진지하게 살지 마세요. 사소한 일에도 실수가 없도록 몇 번이나 체크하고 살피는 일, 한 번으로 족합니다. 때로는 사람이 실수도 해야 사람다워 보이고 인간미도 느껴지는 법이에요.
물론 중요한 일은 지금처럼 몇 번이고 확인하는 것이 좋지만, 대부분의 생활에서 진지함이란 단어와 멀어지길 바라봅니다. 사람이 만날 때도 너무 진지하면 말이죠, 재미가 없어요.

늘 저와 대화에서도 한 번도 웃지 않은 거 아세요? 이 말을 전하는 그 순간, 비로소 그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보게 되었다. 제가요? 정말요? 한 번도 웃지 않던가요? 저에게도 좋은 날이 올까요? 물론이지요. 그치지 않는 비는 없듯이 인생에서 좋은 날은 반드시 옵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오늘 제가 말씀드린 부분을 한번 실천해 보세요. 너무 진지하게 살지 않기, 그리고 할 수 없는 일에 대하여 미련 갖지 않기! 이 두 가지만 잘 실천하더라도 웃음을 찾을 거고 그러한 미소는 좋은 운을 당기기도 할 거니까요.
상담은 내담자의 마음길을 함께 걸어가며 지지해 주기도 하지만, 평소 보지 못한 길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상담은 약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어쩌면 지속 가능한 행복의 명약일 수도 있다. 나는 그에게 나의 책 ‘마음치유’를 읽어보길 권했다. 생각 안에서 벗어나 관점의 변화가 필요해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 주, 더 밝아질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마음 편해지는 이야기
글 최경규
이미지 Shutterstock

삶의 무게로 힘든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마음의 감기
살아간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사람도 있다. 그냥 ‘숨 쉬고 잠자는 일’이 살아가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나이가 들며 사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는 이를 살펴보면 그들의 어깨에는 보이지 않는 과한짐이 올려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날 마음이 힘들다며 나를 찾은 50대 여성 대표 한 분과의 상담, 깔끔한 정장 차림의 그녀와의 첫인사, 보통 사람들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건네준 찻잔을 받아 들고 한동안 말이 없던 그녀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코로나 이후 어려워진 경기로 저의 역할이 너무 힘들어요. 노모의 자식으로서 그리고 어린 자식들의 부모로서 잘 해주지 못해 늘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해요.
말을 건네는 그를 볼 때 가녀린 어깨 뒤로 보이는 죄책감이라는 그림자가 주위를 어둡게 물들이고 있는 듯 하였다. 이어진 그와의 대화, 지금의 생활 패턴만 들어보아도 무척이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대표적인 여성이자, 어머니 였다. 자신의 행복보다는 가족의 행복을 우선시하고, 본인의 건강쯤은 괜찮다고 여기며 때로는 몸을 혹사하기도 하는 성격으로 보였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마음은 어느새 서서히 우울이라는 늪에 잠기고 있었다.
정작 본인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던 그녀의 고민들에 나는 이렇게 답 하였다. 대표님이 하는 크고 작은 일이 많을 테지만, 그 일들이 모두 완벽할 수는 없어요. 그리고 그 일에 대하여 모두 책임질 수도 없어요. 혹시 본인도 모르게, 실수하기 싫어하고 남들에게 아쉬운 말을 하기 싫어하진 않으신지요?
검사를 해보면 알겠지만, 완벽을 지향하는 성격으로 보여요. 지금까지는 이러한 성격 덕분에 오늘날 성공한 모습을 만들었겠지만, 나이 50, 지금부터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제가 볼 때는 지금 마음에 감기가 든 것 같아요. 감기가 들었을 때 보통 우리는 어떻게 하나요?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는 것이 정답이지요. 아프면 때로는 병원도 가고 말이죠.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랍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괜찮다며 무시해서는 절대 낫지 않아요. 바빠서 고통 역시 잠시 잊을 수는 있지만, 해소되지 않은 그런 감정들이 쌓여 나중에는 오히려 고치기 어렵기도 하답니다. 그러니 이제는 조금 편해지길 바랍니다.

마음의 가지치기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 보세요.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혼자 모든 일을 다 처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더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알겠지만, 할 수 없는 일에 대하여 많은 감정 소비를 하지 않았으면 해요. 일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람 간의 문제도 마찬가지랍니다. 선생님이 할 수 없는 일에 미련을 두지 마세요. 그냥 흘러가도록 편하게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음은 그렇고 싶은데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까보다는 힘이 실린 목소리로 나의 눈을 보며 질문하였다. 가지치기를 하세요!
A4지를 반으로 접어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종이 위에 적어보세요. 마음으로 하지 말고, 직접 적은 것을 눈으로 확인하세요. 그래서 오른편에 적은 할 수 없는 일은 과감하게 가지치기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막연하게 생각의 우물 안에만 있다 보면 가지치기가 어려워요. 일이든 사람이든 종이에 적힌 할 수 없는 일, 선생님의 마음에 독이 될 만한 일들은 과감히 가지치기하세요. 선생님의 행복을 위해 말이지요.
그리고 아까 샌드위치 사이 패티가 된 느낌이라고 하셨지요?
때로는 주연보다 조연의 역할이 중요할 때가 있어요. 늘 주인공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각자의 인생은 각자가 책임지고 이끌어나가는 거예요. 부모님도 부모님의 인생이 있고, 아이들도 아이들의 삶이 있는 거예요.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때로는 조연의 역할로 조력자의 역할까지만, 바로 거기까지만 해주세요. 그것이 오히려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행복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다음 시간까지 이 부분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고 만나요. 대표님은 뭘 해도 진지한 것 같아요. 그러니 앞으로는 너무 진지하게 살지 마세요. 사소한 일에도 실수가 없도록 몇 번이나 체크하고 살피는 일, 한 번으로 족합니다. 때로는 사람이 실수도 해야 사람다워 보이고 인간미도 느껴지는 법이에요.
물론 중요한 일은 지금처럼 몇 번이고 확인하는 것이 좋지만, 대부분의 생활에서 진지함이란 단어와 멀어지길 바라봅니다. 사람이 만날 때도 너무 진지하면 말이죠, 재미가 없어요.

늘 저와 대화에서도 한 번도 웃지 않은 거 아세요? 이 말을 전하는 그 순간, 비로소 그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보게 되었다. 제가요? 정말요? 한 번도 웃지 않던가요? 저에게도 좋은 날이 올까요? 물론이지요. 그치지 않는 비는 없듯이 인생에서 좋은 날은 반드시 옵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오늘 제가 말씀드린 부분을 한번 실천해 보세요. 너무 진지하게 살지 않기, 그리고 할 수 없는 일에 대하여 미련 갖지 않기! 이 두 가지만 잘 실천하더라도 웃음을 찾을 거고 그러한 미소는 좋은 운을 당기기도 할 거니까요.
상담은 내담자의 마음길을 함께 걸어가며 지지해 주기도 하지만, 평소 보지 못한 길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상담은 약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어쩌면 지속 가능한 행복의 명약일 수도 있다. 나는 그에게 나의 책 ‘마음치유’를 읽어보길 권했다. 생각 안에서 벗어나 관점의 변화가 필요해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 주, 더 밝아질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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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최경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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