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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콜라겐이 피부미용에 도움이 될까?
콜라겐 섭취에 대한 오해와 진실 



조한경
이미지 Shutterstock








먹는 콜라겐은 피부미용에 도움이 될까? 많은 논문들은 긍정적인 결과를 제시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콜라겐을 둘러싼 논란 과 이를 반박하는 연구논문들
콜라겐은 피부, 손톱, 머리카락, 인대, 연골을 이루는 영양소이다. 25세 이후부터 콜라겐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피부 노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콜라겐 감소가 지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콜라겐의 섭취하는 것이 피부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될까?

콜라겐은 효과를 과대 포장한 허위광고가 많았던 탓에, 한국에서는 먹어도 흡수가 안 된다고 알려진 영양소지만, 사실은 효과가 검증된 몇 안 되는 영양소 중 하나이다. 콜라겐을 둘러싼 가장 큰 논란들은 다음과 같다.


1. 먹는 콜라겐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2. 콜라겐은 먹어봤자 흡수가 안 된다.
3. 어차피 단백질 안에 콜라겐 성분이 다 들어 있다.







그래서 콜라겐과 관련된 최근 논문들을 살펴보았다. 콜라겐의 미용 효과에 관한 이중맹검 시험들을 메타분석한 2020년 논문에서 단백질을 단독으로 먹었을 때와 콜라겐 펩타이드를 함께 먹었을 때를 비교하면, 콜라겐을 추가로 보충했을 때 피부 건강에 더 도움된다는 결과이다.

이 연구에서는 피부 주름, 탄력, 수분 유지 등을 비교했고, 메타분석에 사용된 모든 연구들의 결과가 일정하다는 것이 중요한데, 지속적으로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는 뜻이다.

2022년 연구에서도 가수분해 콜라겐을 복용한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피부의 주름이 적게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화상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서 비교했다. 한쪽 그룹은 소 콜라겐 36g을, 다른 그룹은 콩 단백질 35g을 보충해 주었다.

결과는 소 콜라겐을 보충한 쪽의 상처 회복 속도가 훨씬 빨랐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연구는 ‘콜라겐 vs 단백질’의 대결로 보기보다는 단백질만 먹는 것보다 콜라겐을 추가로 더해주는 것이 좋다고 이해해야 한다.





 


생물활성펩타이드로써의 먹는 콜라겐의 역할
어차피 콜라겐은 아미노산의 조합일 뿐이고, 단백질 속에는 콜라겐의 모든 성분들이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단백질만 먹어도 충분하다는 주장이 있다. 이는 생물활성펩타이드 Bioactive Peptide의 기능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2개 이상이 연결된 화합물인데, 조합에 따라 인슐린 같은 호르몬을 만들기도 하고 콜라겐을 만들기도 하며 체내 다양한 곳에서 필요로 한다. 중요한 것은 콜라겐을 섭취했을 때 그 안에 들어 있는 생물활성펩타이드가 신호분자(Signaling Molecules)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아미노산을 다양한 것들로 조합할 수 있겠지만, 다른 것들을 만들지 말고 콜라겐을 더 만들라고 하는 신호를 내보낸다는 뜻이다. 그래서 피부나 관절과 같이 필요한 곳에 배치하라는 신호이다.



“콜라겐을 섭취했을 때
생물활성펩타이드가 신호분자로 작동하여
아미노산을 콜라겐으로 더 만들라고
신호를 내보낸다는 것”



2006년 연구에서는 콜라겐이 소장에서 흡수된 뒤 연골에 배치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다른 아미노산과 함께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콜라겐이 필요한 곳에서 따로 활성화되는 것이다.

콜라겐이 살아 있는 생명체도 아닌데 스스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생물활성펩타이드가 신호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먹으면 근육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콜라겐을 먹으면 피부나 관절에 도움이 된다.

눈 여겨 볼 또 다른 연구가 있다. 콜라겐을 섭취했을 때 Col1a1 유전자 발현이 증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Col1a1은 1형 콜라겐의 합성을 담당하는 유전자이다. 1형 콜라겐은 우리 몸에 가장 많은 형태의 콜라겐이다.


콜라겐을 먹는 행위가 단순히 콜라겐 원재료를 공급해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콜라겐을 합성하라고 하는 유전자 신호와 생물활성펩타이드 신호를 증가시킨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손상된 조직을 보수하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다.







콜라겐의 섭취 시 체내 흡수와 주의 사항
콜라겐은 흡수가 안 되기 때문에 먹어도 소용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이다. 단백질이든 콜라겐이든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가지 모두 소화 과정에서 위산과 소화효소로 분해가 되어 흡수가 된다.

어차피 단백질은 먹어도 흡수가 안되니 단백질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단백질을 먹었을 때 단백질이 분해되어 흡수되듯 콜라겐도 마찬가지이다.

콜라겐이 장에서 흡수되기 위해 완전 분해될 필요도 없다. 소화된 콜라겐은 아미노산 2개 Dipeptide나 3개 Tripeptide가 연결된 펩타이드로 분해되어 Pept1에 의해 피부로 이동하여 2주간 생존하며 콜라겐이 파괴되는 것을 예방한다.

콜라겐의 흡수율을 강조하기 위해 분자 크기를 거론하기도 하는데, 분자가 작을수록 소화에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흡수와 합성을 할 수 있는 환경이다.
콜라겐이 효과적으로 합성되기 위해서는 비타민 C, 아연, 구리 등의 영양소가 충분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콜라겐을 단독으로 보충하기보다는 육류를 통해 먹어줄 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 조성된다. 소고기 다짐육(Ground Beef)이나 소꼬리 곰탕, 본브로스(Bone Broth)와 같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육류를 먹을 때 딱딱한 연골을 거르지 않고 먹는다. 평소 관리 차원에서는 음식을 통한 섭취만으로 충분하고, 관절의 부상이나 피부 미용과 같이 특별히 더 필요한 경우 보충제를 통해 추가 섭취한다.

보충제를 통해 콜라겐을 섭취할 때 한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콜라겐은 단백질과 차이가 있다. 콜라겐은 20가지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단백질과 비슷한 것은 맞으나 그 중에 글리신, 프롤린, 알라닌 이렇게 세 가지 아미노산이 60% 이상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콜라겐에는 트립토판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별도의 단백질 섭취 없이 콜라겐만 너무 많이 먹으면 몸이 피곤해질 수 있다.

어차피 운동선수들은 단백질 보충을 과할 정도로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중년 이후의 여성들이 피부 미용을 목적으로 욕심을 부려서 콜라겐만 과하게 많이 먹을 경우 피로감을 호소할 수 있다.

중년 이후 여성들은 부신 기능도 저하되어 안 그래도 만성피로가 흔한데, 거기에 커피까지 마시면 원인 모를 피로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콜라겐은 섭취 용량이 중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단순한 미용 목적이라면 하루 5g 이하로 먹고 다른 단백질 또는 트립토판을 보충해 주면 괜찮다. 뭐든지 균형이 중요하고 과유불급이다.







콜라겐과 관절건강
콜라겐과 관련하여 한 가지 더 강조 하고 싶은 것은 콜라겐과 관절 건강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콜라겐이 피부 미용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관절도 콜라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관절 건강에 더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운동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하는데 콜라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운동 선수들의 부상이라는 것이, 선수 생명에 지장이 있는 큰 부상도 있지만, 작고 경미한 부상도 있고 훈련 후에 통증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관절 조직에 상처가 나는 마이크로 트라우마도 있다.

그래서 격렬한 훈련이나 시합 후에는 모두 다 부상이 있다고 보는 편이다. 따라서 프로 운동 선수들은 회복훈련에 보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회복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피로 누적에 의한 부상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콜라겐 합성을 위해서는 콜라겐을 먹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잠도 잘 자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철저한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

부상당한 운동 선수들에게는 하루 15g 이상의 콜라겐을 처방한다. 여기서 핵심은 복용량이다. 소량을 먹어봤자 소용없다. 인대가 찢어지거나 근육에 손상이 있다면 콜라겐을 들이 붓듯 먹어줘야 한다. 이렇게 먹었을 때 회복 속도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골절상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인대가 회복되고 뼈가 다시 붙는 과정은 우리 몸이 하는 일이다. 이때 원자재와 같은 콜라겐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빠른 회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콜라겐 영양소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필요에 따라 지혜롭게 활용하길 바란다.









 
Expert 조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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