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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하] 아유르베다 의사의 건강이야기 Ep.14 가을 섭생

자연의 주기에 맞춰 인체 리듬이 깨지지 않는 현명한 적응이 필요한 때.
주기
(週期)
인간의 일생은 일정한 시간마다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자연의 주기(週期) 안에 놓여 있다. 만물은 ‘생성’되어 ‘유지’되다가 ‘소멸’하는 자연의 법칙을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는데, 비슷한 것이 규칙적으로 되풀이될 때 인간이 느끼는 시간적인 덩어리의 연속인 ‘리듬’이 생기게 된다.
개인적인 삶의 관점에서는 인생 전체가 생성에서 소멸로 가고 있고, 하루 중에는 매일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사이클, 매년마다 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주기, 인간은 이 안에서 생체 리듬(Circadian Rhythm)을 갖게 되었다. ‘일주기 리듬’이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24시간을 주기로 일어나는 생체 내 과정으로, 모든 생명체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하루 24시간을 넘어 한달에서 1년에 이르기까지 일생을 아우르는 리듬이 존재하며, 이는 생체에 내재된 현상임에도 외부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자연이 반복하는 리듬 안에서 변화하는 빛, 기온 등의 요인에 따라 우리 인간도 생활습관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일주기 리듬이 우리의 체온, 수면, 호르몬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낮 시간에는 세로토닌을 생성, 분비하고, 어두워지면 세로토닌이 멜라토닌으로 변형되어 리듬을 조절하는데, 이 과정은 눈으로 빛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루어진다.
일주기 리듬이 망가지게 되면 체내 대사과정의 변화로 인한 호르몬의 불균형, 고혈압, 염증성 질환, 비만, 당뇨 등과 같은 질병들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자연의 주기에 맞춰 우리의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현명한 적응이 필요하다.

환절기
Rtu Sandhi
하루를 주기로 변화하는 생체 리듬과 가장 닮아 있는 것은 계절에 따른 변화이다. 하루가 시작되는 지점에서의 호르몬 변화, 대사의 활동 등은 봄의 그것과 닮아 있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낮에는 여름과 가을로 이어지는 구간, 마지막으로 어두워지는 밤이 될수록 겨울의 성질과 비슷해진다.
계절이 변화하는 구간에는 대기의 질, 습도와 기온 등의 큰 변화가 생기기에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식생활 습관의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환절기 건강법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환자의 치료에도 적용되는 중요한 요인인데, 식단을 바꾸거나 단식을 적용하는 것, 담배나 술의 중독 치료, 정화 요법 등 모든 치료 시에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변화는 몸에 큰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평소 해오던 식생활 습관으로 형성된 미생물 군집이 있는데, 이런 환경에 새로운 음식 아이템 하나를 적용하는 것으로도 그것의 소화 및 흡수 처리가 매끄럽지 않을 수 있어 변화를 줄 때는 점진적인 빼기와 더하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계절(Rtu)을 연결하는 구간(Sandhi)에 필요한 것을 묘사한 아쉬탕가 경전의 구절은 다음과 같다.

현재의 계절이 끝나가는 7일과 다음 계절이 시작되는 7일을 ‘르뚜산디’라 부르며, 이 기간에는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한데, 지금 시점에 적용을 해보자면 여름에 먹던 음식과 생활습관을 급작스럽게 중단하고 가을의 것을 적용하는 것은 소화력에 큰 영향을 주어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가을 섭생
Sharad RtuCharya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환절기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여름 내내 뜨거운 태양의 열기에 영향을 받다가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로 차가운 대기에 노출되고, 이내 다시금 뜨거운 햇빛에 노출될 때 *피타 도샤(Pitta Dosha)가 크게 망가진다. 이를 위해서는 Tikta Ghrita(쓴맛의 약재를 더한 *기버터)를 처방하고, 약재를 투여해 하제를 유발하는 *판차카르마 정화요법인 Virechana와 방혈 치료인 Ratkta Mokshana를 권장한다.
*피타 도샤 음식의 소화대사의 기능, 간과 콩팥의 해독 및 노폐물을 걸러주는 역할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신맛-짠맛-매운맛, 유제품, 기름진 음식, 뜨거운 성질 등에 의해 증가하는 성질을 지녔다. 이것이 망가지면 소화기관에서 시작된 문제로부터 피부에 병변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기버터 정제 버터라고도 불리는, 단백질이 제거된 포화지방으로, 차가운 성질을 지녔음에도 소화력을 증진시키고, 해독 작용이 뛰어나기에 피타 도샤를 다스리는 데 최고의 물질로 분류되어 다양한 소화기 및 피부 질환의 치료에 사용한다. 단백질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유제품에 민감한 사람에게도 두루 쓰이는 식재료이자 약재이다.
*판차카르마 아유르베다의 5가지 정화 치료로 3가지 도샤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 체외로 염증물질과 도샤 등을 배출하는 요법이다
즉, 가을이 되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소화기관으로부터 시작된 피부질환 및 알러지를 다스리는 것으로, 국소적인 치료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식단에 변화를 줘야 한다. 피부 문제는 단순히 ‘피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드름, 주사, 홍조, 두드러기 등 피부로 병변이 나타나는 질환은 그 사람의 장내 미생물(Gut-Flora)에 변화가 생겼다는 증거이다.


식사시간 외에 음료나 간식을 먹는 습관은 절대적으로 금물이며, 단맛, 쓴맛, 떫은 맛을 지닌 가벼운 성질의 음식들로 식단을 꾸려야 한다. 여기서 단맛의 음식이라는 것은 아이스크림, 사탕, 케이크와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설탕과 지방덩어리가 범벅된 불량식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식재료 자체로 단맛을 내는 제철 음식을 뜻한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제철 식품으로는 밤, 대추, 감 등이 있다.
계절이 변화하는 것은 대기의 상태, 토양의 구성성분, 물의 성질 등 자연의 모든 범위에서 변화가 생기는 것이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식재료의 성질에도 변화가 생기고, 거기에 인간의 생체리듬도 변화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제철 식품들로 서서히 변화를 주는 것이 가장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피타 도샤가 망가지면 열이 체내에 쌓이게 되고, 이를 상쇄하고자 차가운 음료를 당기게 만드는데, 이는 이미 병리적인 상태에서 비롯된 잘못된 욕구이다. 차가운 음료를 마시면 소화액이 희석되고 심부 온도가 떨어지니 이를 보상하기 위해 더 열을 내는 맵고, 짠 음식을 찾게 되고, 이런 자극적인 음식은 다시금 차가운 음료를 찾게 만드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그러는 사이 장내 미생물은 유익균보다 유해균의 세력이 강해지고, 혈액에도 염증 수치가 높아져 피부로 퍼져 나가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제철 음식을 천천히 늘려가다 보면 서서히 도샤의 균형이 맞아질 것이다. 크게 질병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간헐적 단식을 통해 병원균을 굶기는 것과 함께 오가닉 버진 코코넛 오일로 마사지 후 샤워를 하여 피부와 장의 유익균을 늘려주는 방법도 좋다. 이번 가을에는 기름지고 맵거나 짜게 먹는 습관을 주의하면서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노력과 함께 식단에 감과 석류를 더해 보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