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T SOLUTION
[고경하] 아유르베다 의사의 건강이야기 Ep.11 음식 알러지, 유전적 체질과 식습관

몸과 마음의 편안함으로 얻는 행복, 그 편안함으로 이어지는 모든 것인 사트미아. 자신의 출발점과 균형점을 알고, 그것에 맞는 노력을 평생 해나가는 것이 바로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비밀이 아닐까.

Ayurveda Karma
타고나는 것과 후천적 습관
건강을 위해 소위 ‘대체의학’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 대부분 스스로의 체질을 알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나 생소한 아유르베다 의학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체질에 관한 궁금증이 가장 큰 화두가 되는데, 대체의학 분야만 체질에 대해 탐구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의학에서도 유전, 가족력, 타고나는 성질과 특성 등에 대한 과학적 연구들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다만, 그것의 핵심을 관찰해보면, 고전의학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와 다를 바 없는데, 자신에게 주어진 성향과 특성은 ‘습관에 의해 얻은 결과’라는 것이고, 그 성질 자체로는 심신의 질병을 스스로 유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성향을 아는 것과 그 성향에 맞는 식생활습관의 변화, 두가지 모두 충족되어야 건강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타고나는 것(유전정보)만큼 중요한 것이 후천적인 습관이라는 사실을 아유르베다 경전을 통해 알아보자.
Satmya
습관, 모든 것의 원인
사트미야(Satmya)라는 단어는 비슷한 개념이지만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습관, 적합성(Suitability), 유익성(Wholesomeness), 자연적인 체질(Constitution) 등의 의미로 개인의 건강을 보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자, 질병의 관리 개념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바로 ‘사트미야’이다.
모든 인간은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타인에게 유익한 것이라도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스스로에게 맞는 물질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가족, 문화, 지역, 국적의 범위 내에서는 비교적 비슷한 성질을 갖게 되지만, 이마저도 개인차가 상당히 클 수 있다. 자신의 건강에 좋은 효과를 내는 물질을 의미하며, 편안함으로 이어지는 모든 것이 ‘사트미야’이다.
필자는 ‘몸과 마음의 편안함으로 얻는 행복’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몸이 아파 편안함이 깨진 상태가 질병(Disease)이고, 마음의 편안함이 깨지면 ‘나 다운’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스스로의 심신이 편안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편안함으로 이어지는 모든 것을 ‘사트미야’라고 했으니, 습관 또는 체질로 해석되는 것과 연결해서 이해해보자면, 결국 스스로를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습관에서 비롯되며, 그것은 ‘타고난 체질’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실현된다는 것이다. 본인의 성향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6 Rasas & Satmya
음식의 맛과 사트미야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는 음식의 맛을 6가지로 분류하고, 각각 역할을 설명하며 체질적으로 타고난 ‘도샤’에 적합한 맛이 있다고 설명한다. 간단히 보자면, 모든 사람들에게 6가지의 맛을 골고루 먹는 것이 1순위로 중요하지만, 체질적인 성향에 따라 줄여야 하는 맛과 더 먹어야 하는 맛이 정해져 있다. 이러한 음식의 맛(Rasa)를 통해서도 ‘사트미야’를 분류할 수 있다.
• 6가지 맛을 일괄적으로 섭취하는 것 : 최상
• 2~5가지 맛의 조합으로 섭취하는 것 : 중간
• 1가지 맛이 강하게 발현되도록 섭취하는 것 : 최하
자신이 어떤 단계의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관찰하고, 한 단계씩 올려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맛 - 신맛 - 짠맛 - 매운맛 - 쓴맛 - 떫은맛 6가지를 한번의 식사에 골고루 먹는 습관은 최적의 소화를 끌어내며, 자신의 체질 균형을 방해하지 않는 최고의 습관이다.
그 다음으로, 6가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조합해서 먹는 방식의 경우, 자신의 식단에서 부족한 무엇인지 체크를 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일반적으로 쓴맛과 떫은맛을 부족하게 섭취하는데, 이는 채소와 통곡물, 향신료 등의 식재료에 많이 포함된 맛이다. 부족한 것이 있다면 채워 넣는 습관을 만들어 보자.
현대의 한국인들은 거의 대부분이 단맛, 짠맛, 매운맛의 조합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여드름, 피부질환, 간질환, 위장질환을 자주 겪게 되고, 부족한 맛에 의해 염증 수치가 증가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케이스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면역력 강화와 피부건강에 좋은, 간에 좋은 보충제나 영양제를 먹는 것이 아닌, 음식을 골고루 챙겨 먹는 습관이다.
가장 최악의 식습관은 한 가지 맛이 강하게 발현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이다. 맵기만 한 음식, 단맛이 강한 음식, 너무 짠 음식 등은 나머지 재료의 성질이 발현되지 못하게 하면서 소화를 가장 불편하게 하는 주범이 된다. 여담으로, 아이스 음료를 좋아하는 분들(커피, 탄산, 주스 등)은 체온과 비슷한 소화계의 온도를 낮추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식사를 할 때 이를 보상하고자 자극적이고, 성질이 뜨거운(맵고, 짠) 음식을 더 먹게 된다.
몸이 스스로의 온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항상성 때문이다. 결국 자극적인 음식으로 열이 나기 때문에 다시금 차가운 얼음 음료를 당기게 만드는 악순환만 계속될 뿐이다. 심심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을 수 있으려면, 즉, 건강한 식습관으로 바꾸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행해야 하는 것이 얼음 음료를 중단하는 것이다.
Oka Satmya
잘못된 습관의 결과
‘사트미야’의 개념은 다양한 조건에서 적용할 수 있다. 그 사람의 거주지역(Desha), 계절에 따른 변화(Kala), 질병의 종류(Vyadhi), 체질(Prakruti) 그리고 가장 경계해야 하는 반복적인 사용에 따른 변화인 ‘오카 사트미야(Oka Satmya)’이다.
이전 글에서 아유르베다 의학에서 보는 질병의 원인 3가지 중 하나인, 생체리듬이 깨지는 것(Parinama)에서 언급했던, 자신이 사는 지역과 계절(시기적 특성)에 큰 변화가 생기면 병이 생기기 쉽다고 한 부분이 이것이다. 거주지역과 계절에 맞는 물질들은 정해져 있다.
즉, 자신이 사는 지역 특성에 맞도록 음식을 선택해야 하며, 그것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적용해야만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전통적으로 활용하는 건강한 식재료를 수입해서 쓰는 것은 마케팅적으로는 그럴싸하지만, 실질적인 건강과는 거리가 먼 이유다. 그 지역에서 몇 세대를 거쳐 습관화되고 적응이 된 문화와 물질은 그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이지,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적응을 해야 할 낯선 것일 뿐이다.
이 외에도 각각의 질병에 따라 그에 맞는 식습관은 모두 상이하며, 자신의 나이에 따라서도 그것은 변화되어야 한다. 모든 인간이 나이가 들수록, 소화액의 분비가 줄어들고, 위장의 소화 운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그에 맞도록 더 효율적인 영양섭취를 할 수 있게 조리법과 식재료의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 물론, 자신의 체질적인 특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가장 마지막 개념으로는 생소하지만 가장 중요한 ‘오카 사트미야(Oka Satmya)’이다. 철저하게 후천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선택해서 반복하는 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트미야를 의미하는데, 자신에게 해로운 것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그것의 증상발현이 둔화되고, 잠복기를 거쳐 특정 상황이 되었을 때 큰 질환으로 터져 나오는 가장 무서운 것을 말한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가족력과 유전정보에 대한 이해와 후천적인 습관까지 모두 다 고려해야 하는, 굉장히 복잡한 이론이다. ‘예전에는 괜찮았는데’, ‘원래 먹던 것인데’, ‘남들 다 하는 것 했을 뿐인데’와 같이 반응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이다.
자신의 체질에 반하는 물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그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몸이 그것에 적응을 하기 때문에, 데미지는 쌓여가는데 증상이 없는 무서운 잠복기를 거치게 된다. 이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 터지지 않는 행운이 오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20~30대에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얻게 되는 원인이 된다.
과학적으로 이 복잡한 과정을 클리어하게 설명할 수 없다. 대대로 이어져오는 습관, 그 카르마가 현재 자신에 와서 문제로 발현되는 것을 밝혀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미래에 과학기술이 좀 더 발전한다면, 그 원인을 규명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원인을 찾아내는 것보다는 그것을 극복하거나 예방하는 것에 있다.
그것을 극복해내는 것은 현대 의학으로는 불가능에 가깝고, 대체의학의 관점으로는 전체적인 건강을 끌어올려 치유를 기대하는 정도가 있다. 그렇다면, 가장 최선의 선택은 자신에게 해로운 것을 지금, 오늘부터 끊는 것이다.
사트미야의 작용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된다. 임신부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태아의 사트미야를 결정하며, 태어난 후에는 그것을 바탕으로 지역, 계절, 오카 사트미야 등의 습관에 적응하게 된다. 이것이 한 사람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현재의 자신이 선택하는 모든 것들이 불러올 결과에 대한 인지와 의식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모든 사람은 주어진 조건이 불리하더라도,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올바른 습관에 의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다. 자신의 출발점과 균형점을 알고, 그것에 맞는 노력을 평생해나 가는 것이 살아가는 동안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비밀이 아닐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