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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Gallo 박사팀의 여드름 균에 관한 최신의 연구 결과를 공유한다. 여드름의 원인균으로 지목되는 C.acnes가 피부 상재균으로 밸런스를 유지하다 산소와 기름 성분이 부족하면 염증 반응을 일으켜 여드름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이 골자이다.



여전히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여드름

현대의학은 암 등의 치명적인 질환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그 역사를 발전시켜왔다. 그렇다보니 다소 생명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피부에 관해서는 최근에서야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드름도 아주 대표적인 예인데, 현대의학은 여드름의 정확한 원인이나 그 기작을 아직까지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당장 목숨이 걸려있는 암 등은 항암제와 같은 다양한 약물과 치료 방법들이 많이 나와있고 그 원인과 치료 기작이 많이 밝혀져 있는 데 반해 피부에 있는 여드름의 원인과 치료법은 아직 모른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이번 칼럼은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Richard Gallo 박사 연구팀에 의해 밝혀진 피부 염증 메커니즘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직 미지의 영역인 여드름에 관한 최신의 의학계 소식을 함께 살펴보자.







여드름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들

일반적으로 여드름에 대해 각자만의 다양한 의견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의학계에서는 여드름의 이유를 추측만 할 뿐이지 일부 질병과 같이 명확한 원인과 치료 방법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보통 설명할 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피지 분비가 증가하게 되고 이 피지가 피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쪽에서 막히게 되면, 모낭에 서식하고 있는 대표적인 박테리아인 C.acnes 여드름 균에 의해 염증성 물질이 동반되어 여드름이 생기는 것으로 말한다. 더불어 최근에는 피부 장벽 파괴, 초콜릿이나 유제품과 같은 여드름에 나쁜 음식, 자외선에 의한 피부의 산화 반응 또한 여드름의 발생을 유도하거나 이미 발생한 여드름에 더욱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 여드름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Richard Gallo 교수 연구팀에 의해 여드름 균이 피부 염증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신체의 첫 번째 방어막인 피부에서 C.acnes는 염증을 유발하지 않지만, 모공이 막히거나 기름이나 공기가 없는 등 특정 상황이 되면 염증 반응이 시작되어 여드름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C.acnes가 특정 상황에서 피부 각질을 구성하는 세포인 Keratinocytes 속 두 가지 효소를 억제하는 지방산을 분비한다는 것 또한 확인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이 바로, 기름기가 피부에서 없어지면 염증 반응이 시작된다는 부분인데, 이는 기존의 과도한 세안과 여드름의 상관 관계를 의미하면서 큰 주목을 받는다.







여드름 균(C.acnes)의 발견과 특징

우리는 일상 속에서 C.acnes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바로 피부진단기로 피부를 찍어봤을 때, 모공 하나하나가 주황색 형광빛을 띄는 것, 이것이 바로 여드름 균인 C.acnes이다. 피부진단기로 피부를 찍었을 때 보이는 형광빛은 피지가 많아서 생기는 증상이 아니라, C.acnes 균이 자외선을 받았을 때 포르피린(Porphyrin)이라는 물질을 방출하면서 그 빛에 반응해 형광색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우선 C.acnes 균에 대해서 더 알아보자. 1800년대 후반 여드름이 있는 부분을 긁어서 균을 검출했을 때 많이 발견되는 특정 균을 통해 여드름 균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최근 여드름 균의 명칭은 P.acnes(Propionibacterium acnes)에서 C.acnes(Cutibacterium acnes)로 변경되었다.

산소를 좋아하는 세균을 호기성 세균(Aerobic Bacteria), 산소를 싫어하는 세균을 혐기성 세균(Anaerobic Bacteria)라고 하는데, C.acnes는 산소 분포도가 적은 모공 깊은 곳에 있는 혐기성 세균이다. 그리고 C.acnes는 피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서 지방산과 같은 다양한 대사물질을 분비하고, 이러한 물질들이 모공 하나하나에 박혀 있게 되는 것이다.







건강해 보이는 피부에 있는 여드름 균

겉으로 봤을 때 아무 문제없이 깨끗한 피부를 피부진단기로 찍었을 때 여드름 균의 표식인 형광빛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피부진단기를 통해 총 4가지 피부 패턴으로 나눠볼 수 있다. 피부진단기로 판독한 결과, C.acnes가 많으면서 여드름이 많은 피부, C.acnes가 많아도 여드름이 없는 피부, C.acnes가 적어도 여드름이 많은 피부, C.acnes가 적으며 여드름이 없는 피부 네 가지 패턴으로 분류되었다.

정상적인 C.acnes가 있는 사람이면 자외선을 받았을 때 형광빛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C.acnes가 여드름을 유발하는 무조건 나쁜 균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진행된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이 균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이는 평소에는 염증을 일으키지 않고 두피, 얼굴, 가슴 등에 정상적으로 분포하는 ‘피부 상재균’ 중의 하나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피부가 건강하면 C.acnes를 포함한 여러 균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피부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가장 중요한 기름 및 공기가 없어지거나, 또는 여러 요인에 의해 피부가 약해지는 문제가 생기면 이러한 균들은 또한 우리 피부에서 나쁜 인자로 발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균들은 기회감염균(Opportunistic Pathogens Microbe)으로 분류되며 C.acnes 또한 기회감염균 중 하나이다.

얼굴에 여드름이 없지만 피지가 많은 피부라면 여드름 치료 관리를 받거나, 억지로 피지를 억제할 필요가 있을까? 당연히 없다! 오히려 현재 피부의 C.acnes는 정상적으로 피부에 있는 피부 상재균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면 없어진 자리에 다른 균들이 들어오게 되고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과도한 세안은 금물 - 균의 밸런스 측면

표피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은 피부 표면에 있는 상재균 중 하나인데 스스로 어떠한 물질을 많이 분비한다. 이러한 물질들은 다른 균들이 침투하지 못하게 막아주는 ‘항균 펩타이드’ 같은 역할을 하여 다른 균들의 침입을 막고, 피부상재균으로서 좋은 피부 환경을 만들어 주게 된다.

피부는 여러 균의 밸런스를 유지하다가 피부의 밸런스가 무너지면 염증을 일으키거나 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피지가 신경 쓰인다고 과도하게 클렌징을 하게 되면 피부 장벽이 무너지게 되고, pH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상재균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대로 피지가 과도하게 씻겨 나간 상태에서는 여드름 균 또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과도한 세안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에 불균형을 야기하고 외부의 균들이 피부에 들어올 기회를 열어주게 된다. 이렇게 침투한 외부 균들에 의해 얼굴에 염증 반응이나 트러블이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오랫동안 사용했던 크림을 바꾼 뒤에 여드름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는데, 갑자기 제품의 성향이 바뀌면 피부 막의 성격이 바뀌게 되고, 이로써 피부의 미생물 균형에 혼란이 오게 된다. 보통 이러한 트러블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좋아지는데 균들이 새로운 환경에 맞게 다시 맞춰지며 밸런스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여드름 원인에 따른 화장품 선택

1. 피지분비의 증가 - 피지분비 조절, 징크(아연)PCA
피지 흡착 작용으로 피지분비를 줄여주고 수렴작용이 있어서 피지분비를 컨트롤한다. 특히 남성들이 아연이 들어간 화장품을 사용할 때 산뜻한 느낌을 선호한다.

2. 모공 막힘 - 각질 제거, 살리실산/LHA
지성 피부에는 BHA 중에 살리실산이 좋다. 살리실산이 들어가면 염증을 많이 잡아주고, 산에 의한 살균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살리실산이 들어간 화장품을 계속 사용하면 피부가 여기에 적응해서 효과가 감소될 수 있다. 한 번씩 쉬었다가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3. C.acnes 균 감염 - 피록톤올라민
균을 잡아주는 성분이다.

4. 염증반응 - 항염 작용, 나이아신아마이드
염증을 잡아주는 대표적인 성분으로 염증 이후 색소침착까지 완화해준다.



여드름 균에 따른 케어법

보통 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염증이 생기면 무조건 압출을 해서 나오게 하는데, 이는 오히려 여드름을 더 커지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드름 케어 방향은 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나오게 되는 것. 치료에 쓰이는 약들도 각각 다른 목적에 따라 다르다.

만약 C.acnes 때문에 생기는 염증성 병변이라고 하면 이 균에 대한 염증 반응이 있는 것이니 균도 중요하고 염증도 중요하다. 이 균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항생제’인데 항생제는 C.acnes 균 ‘자체’를 잡아주는 목적으로 사용되며, 여드름의 원인을 억제하는 결과를 만든다.

C.acnes로 인해서 여러 가지 물질이 분비되면서 염증 반응이 그 주변에 일어나게 된다. ‘염증’을 ‘소강’ 시켜주는 약이 바로 ‘소염제’ 이다. 즉, 이미 생긴 여드름을 가라앉히는 목적으로 여드름 치료에 다양한 소염제가 사용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여드름이 너무 크고, 단단하게 만져지면 구진성 여드름이라 하는데 이는 균의 감염과 함께 염증이 심하게 모인 상태이다. 이때 염증을강력하게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스테로이드’이다. 염증이 생긴 부분 안에 스테로이드 병변 내 주사를 살짝 주게 되면 염증이 좋아지기 때문에 구진성 여드름이 개선된다.

그리고 여드름 피부에 각질 용해제인 레티노이드 계열을 많이 쓰는 이유는 피부의 턴오버를 빠르게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모공에 피지가 갇혀 있는 부분이 뚫리면서 피지가 모공 안에 갇히는 것을 줄여주고, 산소를 싫어하는 C.acnes를 산소에 노출시켜 모공 안에 갇힌 C.acnes균을 제거하게 된다.

또한 에스테틱에서 많이 활용되는 방법으로, 마이크로스피큘을 이용하여 필링을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산소를 싫어하는 여드름 균의 특성을 이용하기 위해, 마이크로 구조물을 피부에 찔러 산소가 모공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균을 죽이고, 더 나아가 이 마이크로 구조물을 피부 밖으로 밀어내고자 하는 세포 작용을 이용해 레티노이드와 같이 피부의 턴오버를 빠르게 해주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여드름을 다루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현대의학 기술로 유전자 수준에서 여드름을 이해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경험과 연구들을 통하여 여드름에 맞서고 있는 중이다.







총정리

다시 Richard Gallo 박사의 최근 연구로 돌아가 보면, 건강한 컨디션일 때 C.acnes는 우리 피부에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고 얌전히 잘 살아가고 있지만, 스트레스 또는 세안 등의 외부 요인으로 인하여 모공이 막혀 산소가 없어지거나 과도한 세안으로 기름 성분이 제거되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건강한 피부를 추구하는 에스테티션의 입장에서는 전통적으로 알려져 있던 깨끗한 세안도 중요하지만, 최신의 연구 내용을 숙지했다면 너무 과도한 세안은 피하게 하고, 앞서 언급한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의 상황에 맞는 피부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References 1. Short-Chain Fatty Acids from Cutibacterium acnes Activate Both a Canonical and Epigenetic Inflammatory Response in Human Sebocytes | The Journal of Immunology (jimmunol.org) 2. Cutibacterium acnes (Propionibacterium acnes) and acne vulgaris: a brief look at the latest updates - Dréno - 2018 - 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 Wiley Online Library 3. Not all acne is equal: Scientists reveal strains of C. acnes that promote skin health: Study on Caenorhabditis elegans shows that certain strains of the bacteria Cutibacterium acnes actually prolong the nematode’s lifespan and help its innate immune system fight against the pathogen Staphylococcus aureus. -- ScienceDaily 4. Cutibacterium acnes molecular typing: time to standardize the method - ScienceDirect 5. The natural history of cutaneous propionibacteria, and reclassification of selected species within the genus Propionibacterium to the proposed novel genera Acidipropionibacterium gen. nov., Cutibacterium gen. nov. and Pseudopropionibacterium gen. nov. | Microbiology Society (microbiologyresearch.org) 6. Cutibacterium (Formerly Propionibacterium) avidum: A Rare but Avid Agent of Prosthetic Hip Infection - The Journal of Arthroplasty (arthroplastyjourna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