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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이 최우선시 되는 지금, 먹는 유산균을 통한 이너뷰티 뿐 아니라 발라서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맞추는 스킨 마이크로바이옴 시대, 거기에 비건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당장 언제 나올지 모르는 백신이나 치료약을 기다릴 수도, 그렇다고 코로나가 무서워서 모든 사회경제 활동을 중단하고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은 기초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그에 따라 면역력을 높여 주는 것으로 알려진 유산균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대표주자인 유산균에 이어서, 프리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 등 다양한 용어가 등장하면서 바야흐로 건강기능식품의 마이크로바이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런데 마이크로바이옴이 우리의 내부 소화기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의 95% 정도는 대장을 포함한 소화기관에 존재하지만, 피부에도 1,000종이 넘는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다.

따라서 먹는 유산균이나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외에 바르는 마이크로바이옴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토피 치료를 위해, 식이요법을 통한 식습관을 개선하고 동시에 바르는 제품도 깐깐하게 고르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치이다. 게다가 지난 칼럼에서도 다루었던 비건 뷰티의 조건을 충족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먼저 마이크로바이옴의 뜻을 살펴보자. 영어로 Microbiome은, 몸 안에 사는 미생물을 뜻하는 Microbe와 생태계를 뜻하는 Biome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비록 너무 작아서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만의 세렝게티 초원이 내 몸 안에 펼쳐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미생물도 살아있는 생물이라 유전자가 있는데, 사람 몸에 있는 유전자를 분석해 보면 인간 유전자보다 미생물 유전자가 150배 이상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상이 우리 몸의 항상성과 면역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람 몸 안의 미생물 생태계를 휴먼 마이크로바이옴(Human Microbiome)이라고 하는데, 이 안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유해균과 면역조절에 도움을 주는 유익균이 균형을 이루어 존재해야 항상성이 유지된다.

학계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유익균 : 유해균의 비율을 85 : 15정도로 보고 있다. 유해균이 너무 많으면 당연히 면역력 저하로 질병에 걸리겠지만, 반대의 경우 과잉 면역에 의해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체 마이크로바이옴의 95%가 대장에 있는 것에 비하면 다른 기관에 분포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그 종류가 대장만큼 다양한 곳은 바로 피부이다. 약 1,000종의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는 피부는, 외부의 물질이 몸 속으로 들어갈 때 가장 넓은 면적으로 접하게 되는 1차 관문이기 때문에, 스킨 마이크로바이옴(Skinmicrobiome)이라고도 불리우는 피부 미생물을 관리하는 것은 유산균을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비건일까?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비건(Vegan)이라는 트렌드를 찾는 소비자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원료 회사인 당사에 비건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고객사가 많다는 것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바이옴이 비건이 가능한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우선, 마이크로바이옴의 주인공인 미생물이 동물인가를 판단해 보자. 단어 그대로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서 ‘미(微, Micro)’생물인데, 미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을 보면 일단 식물같이 생기지는 않아 보이고 그나마 동물에 가까워 보이기는 한다. 정답은, ‘미생물은 동물도 식물도 아니다’ 이다. 깊게 파고 들어가면, 원핵 생물이나 진핵 생물 같은 전문적인 이야기도 나와야겠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미생물은 동물이나 식물과는 또 다른 생물계(界, Kingdom)에 속하기 때문에, 동물도 식물도 아닌 것이 맞다.

그럼 동물은 확실히 아니니 비건이 가능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난 칼럼에서 설명한 비건의 정의에서, 비건이란, 동물에 대한 어떠한 사육방식을 막론하고 동물 부산물은 물론 제품의 안전성을 실험하기 위해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제품까지도 먹거나 소비하지 않는다는, 가장 엄격하고 적극적인 의미의 베지테리언이라는 내용을 기억할 것이다. 즉, 그 자체가 동물 또는 식물이냐를 떠나서, 동물에서 유래한 그 어떠한 종류의 부산물도 생산과정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포함되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가만히 보면, 미생물은 동물이나 식물 또는 흙이나 바다 같은 ‘생물’이 자랄 수 있는 곳에 존재한다. 실험실의 실험기구 위에서 존재하는 미생물도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배양’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와 같이 미생물은 특정한 조건이 갖추어져야 자라날 수 있다.

이 조건으로는 적당한 습도와 풍부한 먹이를 꼽을 수 있는데, 여기서 먹이에 해당하는 것을 배지(Medium)라고 부른다.

먹는 유산균을 분류할 때, 동물의 부산물인 치즈에서 나오는 유산균은 동물성 유산균이고 배추로 만드는 김치나 콩으로 만드는 청국장에서 나오는 유산균을 식물성 유산균이라고 부르듯이, 미생물은 그 먹이의 종류에 따라서 동물성과 식물성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상업용 배지에는 동물성 원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비건 인증이 불가능하고, 별도로 식물성 원료로 배지를 만들어서 배양한 미생물만이 비건 인증이 가능한 것이다.







비건 인증이 가능한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원료
사회적 기업인 ‘농업회사법인 포항노다지마을㈜’에서는, Lacobacillus plantarum YS-100 이라고 하는 자체 개발한 유산균을 가지고 있는데, 이 유산균의 배지는 쌀뜨물과 콩 삶은 물이다.

특히, 쌀뜨물과 콩 삶은 물은 이 회사에서 만드는 떡이나 청국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원으로, 또 다른 칼럼에서 언급한 업사이클링(Upcycling) 콘셉트와도 부합한다. 당사에는 포항노다지마을㈜로부터 해당 유산균을 독점으로 공급받아, 이를 활용한 다양한 비건 인증 마이크로바이옴 원료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당사에서는 이 외에도, 프로바이오틱스의 대명사인 락토 바실러스 (유산균, Lactobacillus)에서부터 메주나 낫토의 생산에 중요하며 항생물질이 발견되어 면역기능 증진 및 항암작용을 가지는 프로바이오틱스로 활용되고 있는 바실러스(Bacillus),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유해균을 억제하고 피부 면역력 증진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비피다(비피더스균, Bifida) 등 여러 가지 균주들을, 인증 받은 식물성 배지로부터 배양하는 기술을 공동연구개발로 개발 완료하였다.

이 개발로 인해, 미생물 그 자체 뿐만 아니라, 해당 비건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바실러스/소이빈발효추출물, 락토바실러스/인삼뿌리발효여과물 등 화장품 원료로 등재되어 있는 800여 개의 발효 원료들을 비건 인증을 받아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기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젊은 여성의 피부 속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은, 대기가 깨끗한 곳에 사는 나이가 매우 많은 여성과 거의 같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먹는 유산균을 통한 소화기관 내의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을 찾아서 피부를 관리하는 이너뷰티도 맞지만, 외부 환경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스킨 마이크로바이옴에 직접 관여하는 바르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제는 먹는 유산균만큼 신경 써야 할 때이다.

더욱이 커피 마실 때 종이 빨대를 쓰고, 생분해 가능한 재질의 포장재로 음식을 테이크 아웃하는 요즈음, 마이크로바이옴도 비건인지 아닌지를 따져서 먹고 바른다면, 다음 세대를 위한 좀 더 개념 있는 소비를 할 수 있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