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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기후 위기 상황 속 피부도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새로운 기후 시대, 피부 생존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올해는 더 덥다?
지구가 펄펄 끓어오르고 있다


“이제 지구가 펄펄 끓어오르는 시대가 왔다” 지난해 7월 UN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의 종식을 고하며 ‘지구 열탕화(Global Boiling)’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선언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인도,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최악의 폭염을 기록하며, 어느덧 ‘온난화’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심각한 이상 기온 현상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지구 표면의 온도는 인류 역사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74년 이래 모든 기록을 경신했으며, 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폭이 향후 3~4년 안에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마지노선인 1.5℃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앞으로 전 세계 인류는 매해 역대 최고 수준의 뜨거운 날씨를 경험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

사실 문제의 본질은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기상이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균 기후 조건을 악화시켜 더욱 극단적인 기후 환경을 조성한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극심한 폭염부터 폭우, 태풍, 홍수, 산사태, 산불, 가뭄까지 이미 너무도 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기후 스트레스가
피부 항상성에 미치는 악영향


기후 변화는 우리가 미래에 마주하게 될 상황만 압박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건강 상태에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이 인류의 건강 위기로 직결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기후 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력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피부다. 피부는 우리 몸에서 외부 환경과 가장 가까이 접촉하면서, 기후 변화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기관으로서, 자외선이나 유해 화학 물질의 침투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내부 체온과 수분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장벽 역할을 한다.

이처럼 피부는 ‘항상성(Homeostasis)’을 지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적응하며 본연의 생리적 상태를 안정적으로 지켜 나간다. 하지만 이상 기후와 환경 오염은 항상성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피부가 지닌 적응 능력을 앞지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여드름, 아토피, 습진과 같은 염증성 피부 질환과 조기 노화 현상을 비롯해 피부암과 같은 극단적인 피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미국피부과학회(AAD)는 기후 변화가 미생물 번식에 의한 감염성 피부 질환 외에도 면역 체계를 교란해 피부 손상 및 피부 질환의 중증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피부과학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느덧 기후 변화를 언급하지 않고는 피부 건강에 대해 얘기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오존층 고갈로 인한
피부암 및 조기 노화 발현 증가


오존층은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오는 태양광선 중 인체에 유해한 자외선을 흡수하는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온실 가스, 화석 연료, 대기 오염 등 오존 파괴 물질이 늘어나고 지구 표면의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오존층이 고갈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그 결과, 지표면에 도달하는 UVB와 UVC 농도가 높아지면서 갈수록 더 많은 양의 자외선이 피부에 직접 침투하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피부가 자외선에 과다 노출될 경우, 피부암 및 조기노화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자외선이 DNA 가닥에 결함을 일으켜 세포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세포 수준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오존층이 1% 고갈되어 그에 따라 UV 복사량이 증가하면 피부암 유형 중 흑색종의 유병률은 1~2%, 기저세포암종과 편평세포암종은 각각 3~4%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기후 변화가 오존층에 미치는 영향은 위도나 경도, 오존 파괴 물질의 배출 정도에 따라 달라지기에, 우리나라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피부암 발병 사례가 2018년 2만 3천여 명에서 2022년 3만 1천여 명으로 4년 새 34%가 증가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더 이상 안심할 수만은 없다.




기온 상승, 대기 오염으로 인한
염증성 피부 질환 악화


오존층 고갈과 함께 지구 열탕화로 인한 평균 기온 상승과 오염된 도시 환경이 아토피(습진), 여드름, 건선, 주사 등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을 악화시키고 있다. 본래 피부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데, 염증성 피부는 외부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낮아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경우 이전만 하더라도 추운 온도에서 발현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들어 기후 변화로 인한 더운 기온과 대기 오염 물질로 인한 알레르겐 생성이 잠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운 환경에서 땀의 산성 pH에 의해 피부가 자극받고, 혈관 확장으로 인해 혈류가 급증하며, 면역세포 활성이 과도하게 촉진되어 염증 반응이 심해지는 것. 더욱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일산화탄소, 휘발성 유기 화합물, 담배 연기와 같은 대기 오염 물질은, 체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항상성을 유지하는 AHR 수용체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염증 반응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또다른 모낭 및 피지선 단위의 염증성 피부 문제인 여드름 역시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의 환경과 대기 오염 물질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스킨케어 루틴


기후 변화 시대, 스킨케어의 대원칙은 피부 ‘보호’에 있다. 안타깝게도 피부가 접하고 있는 모든 환경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100% 완벽하게 보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으로 피부를 최대한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피부가 특정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 스스로 알아채고, 기본 스킨케어 루틴을 축으로 일부 제품이나 단계를 디테일하게 조정하는 것. 그러나 복잡한 피부 문제를 우리가 이해하기란 난제일 수 있다. 다음 3가지 홈케어 기본기를 바탕으로 4~6주 간격으로 에스테틱 전문가 또는 피부과를 찾아 피부 변화를 분석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 SKIN BARRIER DEFENSE
어떤 기후 변화에도 끄떡없는 피부를 위해서는 피부 본연의 ‘장벽’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부 장벽은 그 자체로 유해 물질이 피부 속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필터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켜야 할 스킨케어 핵심은 두 가지.


첫째, 피부 표면에 잔류해 있는 오염 물질을 제거한다는 목적 하에 인위적으로 장벽을 손상시키지 말 것. 특히 과도한 클렌징에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오염된 피부에 있어 클렌징은 기본이지만, 오로지 깔끔함에만 집착한다면 그보다 더 소중한 피부 장벽을 잃을 수도 있다. 한 번으로도 말끔하게 클렌징이 가능하면서도 진정, 보습, 영양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당김이나 자극이 적은 버블, 밤, 밀크 클렌저를 선택해 솜털 사이사이를 섬세하게 세안하는 습관을 추천한다.


둘째, 피부 장벽을 이루고 있는 수분, 유분, 마이크로바이옴 간의 균형을 철저히 유지할 것. 피부 장벽이 무너진다는 건, 이 3가지 요소의 비율이 깨진 것과 다름없다.

수분을 끌어들이는 천연보습인자(NMF)와 수분 증발 저지막을 씌우는 지질,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바로잡는 마이크로바이옴 성분으로 피부 최상단을 구조적으로 온전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때 기온 변화나 환경 조건에 따라 각 요소의 중요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는 것도 중요하다.







2 SKIN CELL DETOX
외부 환경에서 비롯되는 손상을 최소화하고 피부 스스로 저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세포’ 차원에서의 디톡스 케어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외부 환경에서 유입된 대기 오염 물질이나 자외선에 의해 축적된 활성산소가 체내에서 유해한 독소로 작용해, 세포의 정상적인 생리 기능 및 구조를 손상시키며 염증 반응을 일으키거나 노화를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세포 독성을 제거하는 효능이 뛰어난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성분을 눈 여겨볼 것. 가뭄이나 고온 등 가혹한 환경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내고 생존하는 식물 특유의 능력을 바탕으로,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사이토카인에 의한 염증 반응을 조절하며 종양을 억제하는 데 높은 활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스킨케어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파이토케미컬은 제니스테인(콩), 카테킨(녹차), 실리마린(엉겅퀴), 레스베라트롤(포도, 오디) 등 폴리페놀계 화합물이 대표적이다. 또한 바다에서 유래한 해조류(미세조류)와 씨솔트, 머드 성분도 세포 독성을 중화하고 원활한 배출을 도와 오염 물질이 피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최소화한다.

특히 미세조류는 식물과 마찬가지로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활용하는데,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가 풍부해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 보호막을 형성하며 독성 물질이 세포에 흡수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3 SUN PROTECTION
자외선에 의한 잠재적인 피부 손상 위험을 가장 쉽고 확실하게 예방하고 싶다면, 답은 자외선 차단제다. 자외선 차단제의 두 가지 주요 유형인 미네랄 필터(무기)와 케미컬 필터(유기)는 피부에 조사된 태양광선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는데, 전자는 자외선이 침투하기 전 물리적으로 반사하고 후자는 자외선을 흡수 후 열로 변환하는 화학 작용을 통해 소멸시킨다.

사실 피부 상태나 원하는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되지만,
미국피부과학회에 따르면 극심한 폭염에 온도와 습도가 모두 높은 환경에서는 미네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한다. 케미컬 자외선 차단제는 극도로 높은 온도에 노출되었을 때 필터링 능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또한 땀과 화학적 성분이 결합해 가려움증과 발진을 야기할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자외선 차단제 유형만큼이나 중요한 건 자외선 차단 지수와 사용량이다. 가능한 SPF30 PA+++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되 한 번 바를 때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양을 얼굴과 목, 옷으로 가려지지 않는 부위까지 꼼꼼히 바르는 것이 좋다.

또한 흐린 날에도 자외선은 지구 표면에 도달하기에 매일 사용해야 하고, 땀이나 물에 닿아 흘러내리면 효과가 대폭 감소하므로 자주 덧바르는 게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바르는 것 외에도 낮 동안 직사광선 노출을 가급적 피하고 챙이 넓은 모자나 선글라스, UPF 의류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by 차유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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