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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류학이 인간의 고통과 치유를 연구한다면, ‘뷰티인류학’은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과 그 욕망이 관계 및 문화 속에서 어떻게 확장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는 2019년 저서 《아름다움을 욕망하라》를 출간하면서부터 정립하고 싶었던 개념입니다.


 
기성품을 팔 것인가
프리미엄 가치를 팔 것인가

창업을 결심했다면 먼저 판매할 상품의 가치를 정 해야 합니다. 표준화된 ‘기성품’을 판매할 것인지, 고객의 결핍을 해결하는 맞춤형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마케팅을 고민하고, 오지 않는 고객을 기다리며 “창업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 수 있었겠다” 고민하는 당신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길 제안합니다.

기성품이란 표준화된 매뉴얼을 의미합니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상품이며, 고객은 이미 이에 대한 표준화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품질을 논하기 전에 상품의 카테고리와 가망 고객의 인지 수준을 가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예를 들어 휴양지 스파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기준은 대개 시간, 마사지 종류, 강도입니다. 지역이나 국가가 달라도 거의 비슷합니다. 이것이 바로 기성품입니다. 다만 여기서의 수준이란 비용지불 능력을 의미합니다. 즉, 기성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지역 경제 수준에 맞춰 가격이 책정됨을 의미합니다.






 
프리미엄을 가르는 기준:
가격이 아닌 ‘디테일과 전문성’

우리는 흔히 ‘호텔 스파 수준’, ‘1:1 맞춤 관리’, ‘도심 속의 힐링’ 같은 문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을 쓰고 있다면 지금부터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합니다. 의류를 예로 들면 기성복과 맞춤복을 가르는 기준은 가격이 아닙니다. 고객이 요구하는 ‘기준’이 다른 것입니다. 기성품이라 하더라도 사이즈와 컬러가 세분화되어 고객의 특이성을 만족시킨다면 프리미엄급 상품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 브랜드 가치, 한정판 등의 특이성을 가지고 특별한 취향을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해 내며, 이를 상품화할 수 있는 디테일과 전문성을 갖췄을 때 비로소 기성품의 범주를 벗어난 프리미엄 브랜드로 전환됩니다.

여러분의 상품은 기성품인가요? 프리미엄 상품인가요?


 
마케팅 자체를
‘뷰티인류학’적으로 설계하라

마케팅은 시장에서 팔리는 상품을 기획하는 것부터 실제 판매에 이르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틀어 말합니다. 한마디로 고객을 나에게 오게 만드는 물리적·감성적 세팅입니다. 대개 마케팅의 여정을 외부 업체의 광고나 홍보 덕분에 내 앞까지 오는 과정으로만 봅니다.

하지만 뷰티 테라피 업종은 기존 고객을 통한 ‘바이럴(Viral)’이 훨씬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이는 단순한 소개를 넘어,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 꼭 경험하게 하고 싶은 진심 어린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제가 운영하는 기술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한, 경제학적으로 정의 내릴 수 없었던 현상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우리 엄마도 받게 해드리고 싶어요.”
“남편도 이 관리를 받을 수 있나요?”
“시드니로 여행 가는데, 그곳엔 이 기술을 쓰는 스파가 없나요?”

이런 대화 속에서 강력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본래 독점하고 싶은 기본적 욕망임에도, 왜 사랑하는 이에게 이를 공유하고 싶어 하는가? 마음에서 우러나와 좋은 것을 함께 나누려는 고객의 마음 기저에는 무엇이 있을까?

지난 7년간,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뷰티 테라피의 진정한 정서적 바이럴을 목격했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뷰티인류학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 희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의료인류학이 건강과 질병, 치유를 문화와 사회 속에서 연구하듯, 뷰티에 문화 인문학적 경험을 포괄시키는 것이 바로 제가 정의하는 뷰티인류학입니다.






 
힐링이 프리미엄이 되는 순간:
가성비의 늪에서 벗어나는 법

프리미엄이란 고객이 자신의 몸과 얼굴, 그리고 결핍과 욕망을 깊이 있게 해석받았다고 느끼는 ‘경험의 가치’입니다. 저는 30년간 이 일을 하며 “인간은 왜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며, 왜 그 경험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파하는가?”를 고민해 왔습니다. 현장에는 아주 특별한 정서와 교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사회적으로 뷰티인들은 단순한 ‘기능인’으로만 정의되는가에 대한 고찰이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뷰티 프로그램은 단연코 기성품이 아닙니다. 기성품을 다루는 순간 ‘가성비’의 경제적 논리에 갇히게 됩니다. 가성비의 늪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비싼 장비를 들이고 인테리어를 훌륭하게 하고 모든 세팅을 럭셔리하게 한다 하여, 호텔 스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호텔 스파의 가격은 그 호텔의 문화적 기준이 통합되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연한 행운을
‘필연적인 전문성’으로 바꾸기

기성품 혹은 로컬 스파에서도 힐링은 일어납니다. 하지만 고객은 이를 “운 좋게 잘하는 사람을 만났다”거나 “가성비가 좋았다”라고 해석합니다. 여기엔 체계나 철학이 없기에 프리미엄 가치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가성비의 늪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우연한 힐링을 ‘필연적인 경험’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고객이 자신의 변화를 이해하는 순간, 즉 “아하!”의 모먼트가 발생할 때 프리미엄은 시작됩니다.

“내 얼굴이 이렇게 바뀐 이유가 있었구나.”
“내 통증이 여기서 시작된 것이구나.”
“이 사람은 내 몸을 읽고 있구나.”


이 인지의 순간, 고객은 ‘시간’을 산 것이 아니라 테라피스트의 ‘몸에 대한 해석’을 산 것입니다.


 
몸의 언어를 해석하는 테라피스트

힐링은 몸 안에서 일어나는 회복의 생리학입니다. 테라피는 그 회복이 시작될 수 있도록 몸의 언어를 해석하고, 터치라는 섬세한 방식으로 조건을 선물하는 일입니다. 테라피스트는 몸이 말하지 못한 결핍과 불균형을 읽어내는 사람입니다. 그 해석이 정확할 때 터치는 자율신경계와 호르몬을 깨우는 힐링의 언어가 됩니다.

나의 테라피를 우연이 아닌, 치밀하게 설계된 경험으로 만드십시오. 철학과 진단, 그리고 재현 가능한 기술이 뒷받침될 때 고객은 더 이상 가격을 비교하지 않습니다.


“고객은 자신의 결핍과 문제를 완벽히 이해받았다고 느끼는 순간,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Expert 박정현
사진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