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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피부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궁극의 해결책,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표피’에 답이 있다.



속피부보다 겉피부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


피부 관리를 할 때, 표피가 중요할까? 진피가 중요할까? 과거에는 진피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었지만 다수의 전문가에 의하면 최신의 관점은 표피로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표피의 새로운 역할, 그 무한한 잠재력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표피는 외부 세계와 맞닿아 수많은 ‘감각’과 정보를 인식하는 것 외에도, 견고한 ‘보호’ 장벽으로서 기능하는 동시에 줄기세포가 위치해 끊임없이 ‘재생’하는 역동적인 조직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전만 하더라도 표피는 어떠한 생리적 기능도 수행할 수 없는 죽은 구조로 여겨졌으나, 1990년대 현대 피부 장벽 이론에 의해 각질세포와 세포간 지질로 이루어진 연속적인 층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피부 재생의 핵심 인자인 줄기세포가 표피층에 분포해 세포 분열, 분화, 사멸, 탈락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 살아있는 조직으로 여겨지면서 표피 환경 전반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표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건조, 예민, 여드름, 색소, 주름까지, 요즘 사람들의 피부 고민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이유 역시 진피보다는 표피 장벽의 불완전성과 더 큰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기후 환경, 잦은 미용 시술 및 잘못된 홈케어, 일상 속 스트레스로 인해 표피 성장 및 재생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서 온전한 장벽 구조를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단지 보습만이 아니다
표피 장벽의 잠재력, 과연 어디까지일까?



줄기세포의 영향으로
세포 성장과 재생 유도


피부 재생의 시작점은 진피층이 아니라 ‘표피층’이다. 피부의 재생 및 상처 치유, 대사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줄기세포(Stem Cell)’가 표피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세포와 조직의 기원이 되는 세포로서 반복 분열하여 무한한 자가 재생이 가능하고, 미세 환경에 따라 특정한 기능을 지닌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피부에는 표피를 중심으로 모낭 및 피지선과 같은 부속기관에 이르기까지, 각 구획별로 조직 성장을 독립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줄기세포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 중 표피 기저층(SB)에 위치한 줄기세포(Epithelial Stem Cell, EpSC)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를 분열해 기존의 노화된 세포를 대체하며 표피 구조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포는 유극층(SS), 과립층(SG), 각질층(SC) 순으로 상승 이동하며 각 층에 따라 기능과 형태를 바꾸며 분화하게 된다.

여기서 눈 여겨봐야 할 건, 과립층이다. 세포가 재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멸 과정을 전제해야 하는데, 과립층 3개의 층(SG3, SG2, SG1) 중에서 가장 상단인 SG1층에 도달하면 실질적인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때 특별한 ‘세포 사멸(Corneoptosis)’ 현상이 일어나며, 특이적으로 상처나 손상이 발생했을 때 줄기세포로 기능이 변화해 재생이 동시에 이루어지게 된다.

대개 줄기세포는 동일한 계통의 세포만 만들지만, 조직 손상이 일어나면 본래의 미세 환경으로부터 벗어나 여러 계통으로 분화하여 조직 재생에 관여하기도 한다. 세포가 스스로의 운명을 확장해 세포 내외적 신호 전달 경로에 관여함으로써 재상피화를 유도, 손상을 빠르게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각질골격과 세포간 지질 형성해
피부 장벽 구축


앞서 SG1층에서의 세포 사멸 현상을 특별하다고 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또 있다. 세포 사멸은 세포가 자의적으로 수명을 종료하는 현상을 일컫는데, 대개 죽은 세포와 그 산물은 더 이상 생리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없기에 주위 대식세포의 식세포 작용에 의해 제거된다.

만약 죽은 세포가 제때 제거되지 못하면, 세포 내부 소기관이 바깥으로 누출되어 조직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SG1에서의 세포 사멸은 일반적인 세포 사멸 경로와 염연히 차이가 있다. 죽은 세포가 제거되지 않고 잔재가 그대로 남아, 오히려 SC 장벽의 필수 구성 요소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포 사멸 현상을 ‘코네옵토시스(Corneoptosis)’라고 하며, 이는 곧 각질화의 초기 단계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립층의 세포는 어떻게 각질층의 핵심 요소로 변화하는 걸까? 과립층 하부인 SG2~3에 도달한 세포는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점차 크기가 줄어들고 납작하게 형태가 변화하는데, 이때 세포 내부에는 단백질과 지질 알갱이가 각각 만들어진다.

이후 과립층 최상단인 SG1에 도달하면 세포 내부에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 이들은 곧 그토록 유명한 ‘각질세포’ 골격과 그 사이를 메우는 ‘세포간 지질’이 된다. 단백질 알갱이가 미세 케라틴 섬유를 응집시키고, 이것이 곧 각질세포의 외막 역할을 해 단단하고 편평한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한편 SG1에서 세포가 전하를 잃으면서 세포 내부로 높은 농도의 칼슘 이온이 유입되는데, 이로 인해 세포 내에 존재하던 지질 과립이 바깥으로 나와 세포 표면을 둘러싸며 세라마이드를 방출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표피의 칼슘 기울기’라고 하며, 건강한 피부일수록 과립층에서 칼슘 침착이 활발해 지질 또한 풍부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수분의 외부 이동 저지
& 감각신경 항상성 유지


SG2층에는 SC층과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물리적인 피부 장벽이 존재한다. 과립층에서 세포-세포 접합체 역할을 하는 ‘밀착연접(Tight junction, TJ)’은, 마치 지퍼처럼 인접한 세포와 세포 사이를 타이트하게 연결해 수분과 전해질, 즉 세포간 액체의 이동과 확산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로부터 수분의 침투를 방지하는 동시에 피부 내부에서의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한 번 더 막아주는 것이다. 동시에 각질세포, 미생물, 항균 펩타이드, 랑게르한스 세포와 상호 작용하며, 각종 박테리아와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면역 장벽으로도 작용한다.

밀착연접의 중요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신경 세포가 표피로 확장되는 것을 억제해 감각신경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피부에는 1㎟당 약 600개의 신경말단이 존재하는데, 이렇게 과밀하게 위치한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외부로부터 비롯되는 모든 접촉에 민감하게 반응해 가려움이나 통증과 같은 불쾌한 감각을 과하게 느낄 수 있다.

이때 밀착연접은 신경을 보호하는 조직으로써 이상 감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한다. 실제로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염증성 피부 질환은 밀착연접의 기능 약화와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표피 장벽을 빠르게 회복하는
4가지 원칙


1 약산성 pH를 유지할 것
SC층의 pH를 약산성(약 4.7~5.5)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건강한 피부 장벽을 구축하고, 세포 재생을 증가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항균 장벽으로서 유해한 병원성 미생물의 증식을 방지해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을 유지한다.

둘째, 단백질 분해 및 지질 합성 효소의 활성을 조절하여 피부 장벽의 무결성에 기여한다. 셋째, 다양한 줄기세포와 그 전구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영향을 미쳐, 세포 재생과 상처 치유 과정의 핵심 조절 요인으로 작용한다.

피부 표면의 pH 균형을 깨뜨리는 가장 큰 외인성 요인은 과도한 세정이나 잘못된 화장품 및 국소 항생제의 사용으로, 클렌징 시 약산성 pH의 저자극성 세안제를 선택하고 세안 직후 일시적으로 변화한 pH를 교정할 수 있는 토너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pH가 낮은 고강도의 산(Acid) 성분이나 미생물 균형을 파괴하는 국소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2 염증 반응부터 완화할 것
다수의 연구에서 염증은 표피 장벽의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속적인 염증 반응은 면역 체계를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하여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방출시키는데, 이는 곧 필라그린, 로리크린과 같은 표피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여 온전한 SC 장벽 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외부 자극원에 대한 피부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피부에 추가적인 염증이 나타나게 되면서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 호르몬 자극으로 인한 피지 과다, 기계적 마찰, 당질 위주의 식습관,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으로 인한 신경성 문제는 피부에 염증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트리거로, 이와 같은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장벽 회복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3 지질 장벽을 재구성할 것
표피층의 수분 함량은 기저층에서 과립층 하부까지는 약 65~70% 정도로 비교적 일정하지만, 과립층과 각질층의 경계인 SG1에서는 약 40%로 감소하며 각질층 최상단에 가면 10~15%까지 감소한다. 표피 장벽의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SC층에서 각질세포 사이를 결합하고 지지하는 세포간 지질 성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리학적 지질 성분인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을 적극 이용하되, 각 성분 간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피부 장벽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3가지 성분도, 하나의 성분만 단독으로 쓰이거나 함량비가 맞지 않거나 충분한 양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오히려 피부 장벽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보습제 내 이들의 함량비가 1:1:1일 때 장벽 회복을 기대할 수 있으며, 더욱 빠른 재생이 필요하다면 세라마이드의 비율을 3으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라마이드는 피부 장벽의 물리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것 외에도 세포 분화와 관련된 경로에 있어 생화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4 칼슘 이온과 비타민 D를 보충할 것
온전한 SC 장벽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표피 아래층에서부터 피부 장벽의 구성 요소들이 잘 만들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 D는 각질세포 분화 및 증식, 지질 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자로, 피부 장벽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손상 후 빠른 회복을 이끄는 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칼슘과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세포 재생 주기에 이상이 생기면서 피부 장벽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건강한 표피 환경에 있어 칼슘의 농도는 과립층에서 가장 높은데, 이는 세포 신호 전달 과정에서 촉매 역할을 해 각질세포의 분화를 이끄는 특정 단백질을 조절하고 지질 과립 분비에 관여해 세포가 정상적인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피부에서 형성되는 비타민 D 역시 각질층을 이루는 단백질 외막을 형성하고 지질 성분을 합성하여 상처 치유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로 상처 치유 과정에서 비타민 D 농도에 따라 재상피화의 속도 및 염증 반응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References 1. 김주연│피부는 진피가 중요할까, 표피가 중요할까?│시그니처매거진│2024.04 2. Matsui, T.│Epidermal Barrier Development via Corneoptosis: A Unique Form of Cell Death in Stratum Granulosum Cells│J Dev Biol│2023 Nov│11(4):43. 3. Matsui, T., Kadono-Maekubo, N., et al.│A unique mode of keratinocyte death requires intracellular acidification│PNAS│2021 Mar│118(17). 4. Yokouchi M, Kubo A│Maintenance of tight junction barrier integrity in cell turnover and skin diseases│Exp Dermatol│2018 Aug│27(8):876-883. 5. Yang, R., Liu, F., Wang, J. et al.│Epidermal stem cells in wound healing and their clinical applications│Stem Cell Res Ther│2019 Jul│10, 229.







 
by 차유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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