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T SOLUTION
[박정현의 시대예고 Ⅷ]
[박정현의 시대예고 Ⅷ]
Neurological Beauty 1
구조 중심의 기능적 Beauty Therapy를 하라

행위를 할 것인가
작지만 빠르고 근거 있는 결과를 만들 것인가
30년,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절대적 재정의를 하기 위한 인생을 살아온 듯합니다. 모든 시작은 의문에서 출발하지만 특히나 일에 대한 의문은 항상 단 한 가지였습니다. 이토록 심오하고 방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 이 직업군임에도 왜 대체 손에서 나오는 기술은 기껏해야 부드럽게 펴 바르고 두드리고 비틀고 마사지하는 행위가 전부인가하는 의문이었습니다.
필자가 맨 처음 프랑스 프로페셔널 에스테틱을 접한 것은 1993년입니다. 당시 해외는 더했습니다. 에스테틱의 본고장이라는 프랑스는 더 낮은 수준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심지어 지혜의 한계를 스스로 정해두고 일하는 모습을 보며 도대체 왜 이 위대한 직업이 이토록 낮은 수준의 기대로 시작되는가에 대한 의문, ‘우리의 일은 여기까지인가?’라는 탈력감. 이런 지식과 지혜에 대한 한계 설정은 결국 낮은 기준점을 설정하게 되어 스스로의 일을 낮은 수준의 일로 만들어 버립니다.

Massage와 Therapy의 차이
“Man should learn to massage his body every day or be massaged at least once a week.”
“The physician must be experienced in many things, but assuredly in rubbing.”
히포크라테스의 마사지 관련 언급입니다. 여러 번 말하지만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의사이기보다 테라피스트였고, 몸을 다루는 사람을 테라피스트라 칭하기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으니 당시의 표현을 빌자면 ‘Physician’이었습니다. 약도 주사도 없던 시절에는 허브치료나 해양치료 같은 Therapy들이 지금과 같은 대중요법이 아니라 핵심 치료술이었습니다.
‘음식으로 나을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낫지 못한다’ 같은 말도 이때 나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생약 이외에는 약이 없었으니 원인으로 접근하려는 사고가 훨씬 강력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의 원인을 들여다보는 사고로부터 Therapy가 시작됩니다.
문제성 피부의 ‘피부 장벽’ 이야기로 가보겠습니다. 피부 장벽이라는 말의 역사는 언제부터였을까 찾아보았습니다. 피부 장벽이라는 용어는 각질층을 비롯한 천연피지막 같은 물리적 장벽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했던 시대인 196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피부 상재균 같은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가 오랜 세월 계속되면서 결국 피부 장벽은 마이크로바이옴의 튼튼한 존재감을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리적 피부 장벽을 허무는 일도, 마이크로바이옴의 장벽을 허무는 일도 모두 자극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자극은 적절한 정도의 수준일 때 높은 확률로 치료 효과를, 과한 수준일 때 강력한 항원이 되어 면역 시스템을 더 강하게 발동시킵니다.” 치료가 될지 악의 순환이 될지는 모두 받아들이는 사람의 면역시스템에 달려있습니다. 이런 면역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되어 있다면, 그 사람은 피부를 다루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호 마무리한 셀룰라이트도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의 작동이고 문제성 피부도 면역시스템의 작동입니다. 이 면역에 대하여 알고 있는 만큼이 상담의 수준이며 테라피의 완성입니다. 이 면역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Key Word는 ‘항상성; Homeostasis’입니다.
균형의 작동 키가 되는 항상성에 대한 깊은 이해는 우리 몸의 기본 작동 시스템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관점이며 테라피의 시작과 끝입니다. 그리고 이 항상성은 결국 신경계의 조절로 균형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렇다면 이 항상성을 시각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각화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다양한 우리 몸의 구조와 시설을 가지고 시각화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우리 몸의 중심, 뇌와 척수
(Brain& Spinal Cord) Vertebra
말캉하고 부드럽고 보호받아 마땅한 우리 몸의 최심층인 뇌척수를 보호하는 다양한 물질과 구조물, 이것이 다양한 층을 가지고 단단하게 이 최심층의 중요한 구조물을 보호하는 막(Fascia)과 뼈입니다. 뇌척수를 싸고 있는 막은 ‘뇌척수막(Meninges)’이라고 하며, 3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막은 막인데 이름이 다르게 붙여진 이유는 기능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1 경막 Dura Mater
가장 바깥 층으로 두껍고 질긴 막입니다.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깥쪽 층인 골막층: Periosteal Layer은 두개골과 밀착되어 있고 안쪽 층인 수막층: Meningeal Layer은 거미막과 접해 있습니다. 경막은 경막정맥동(Dural Venous Sinus)이 존재하여 뇌척수액과 정맥혈을 배출합니다.
2 거미막 Arachnoid Mater
경막과 연막 사이에 위치한 얇고 투명한 막으로 아래쪽에 거미막하강(Subarachnoid Space)이 있으며, 여기에 뇌척수액(CSF)이 순환합니다. 거미막 과립(Arachnoid Granulations)을 통해 뇌척수액이 정맥으로 재흡수됩니다.
3 연막 Pia Mater
가장 안쪽에 위치하며 뇌와 척수를 직접 덮고 있는 얇은 막으로 혈관이 풍부하여 뇌척수 조직에 영양을 공급합니다. 척수에서는 치아인대(Denticulate Ligament)를 형성하여 척수를 고정합니다.
이렇게 세 종류의 서로 다른 구조를 지닌 막이 보호할 정도이니 뇌척수가 최심부층의 보호대상이라는 것은 구조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뼈가 없이 근막만으로도 기립하고 구조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연부조직에서는 연부조직대로 세포와 다른 섬유들, 근막층 등이 조직을 지지하면서 그 안의 다양한 세포들이 또 작은 칸막이 역할을 하는 격막의 지지를 받아 각자의 조직을 연계하고 있고, 우리는 그 연부 조직을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Anatomy를 공부할 때 반드시 이 ‘뇌 척수 구조’부터 공부하여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텐데도, 뼈, 근육 등을 산발적으로 공부하다가 결국 마주하게 되는 이 뇌 척수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정말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을 빼고 피부 따로, 근막 따로, 뼈 따로, 근육 따로 공부하다 보니 깊은 이해를 갖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것이 누구이던 어떤 직업이던 사람의 몸을 다루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은 뇌 척수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자연의 관찰에 답이 있다
계란을 시각화 해보겠습니다. 계란을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보호받아 마땅한 가장 중요한 것은 계란 노른자이겠지요? 이 노른자가 나중에 커서 병아리로 부화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럼 계란의 껍데기를 깨뜨려 보겠습니다.
가장 단단한 외피를 두개골로 상상해보도록 하죠. 이 두개골을 깨고 나면 그 안조차도 얇은 막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흰자는 엄마의 양수 혹은 직접 척수액(CSF)으로 표현해 볼 수 있겠지요? 흰자를 치우고 나면 얇은 막에 싸여 있는 노른자를 만납니다. 이 노른자를 Brain으로 생각해봅니다. 계란 하나를 관찰해보아도 만나지는 이 무수한 막들을 헤치고 들어갔을 때 최심부의 뉴런인 ‘브레인’을 만나게 됩니다.
실제로 계란 노른자는 우리 뇌에 가장 핵심 영향 성분인 레시틴을 공급하여 뇌를 지켜주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시틴은 콜린(Choline)을 포함하고 있으며, 콜린은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원료입니다. 이는 뇌가 본연의 기능인 균형을 잃게 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 물질이지요. 치매나 파킨슨 같은 질병은 퇴행성 질병임에도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요?
이렇듯 뇌와 척수가 보호받아야 하는 이유는 모든 감각을 받아 가까운 척수로 보내고 척수로부터 뇌까지 신경신호의 전달이 잘 되어, 명령을 내리는 시스템을 정상 상태로 잘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다름 아닌 이 신경계의 시스템을 근간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부관리사가
왜 이렇게 복잡한 공부를 해야 하나요?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이런 질문도 받습니다 “이렇게 공부하는 것은 의사의 영역이 아닌가요?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닌가요?” 최근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기술을 배우러 온 25세의 뷰티 테라피스트의 질문이었습니다. 독보적인 기술은 가지고 싶은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이론이 필요없다는 것일까요? 행위는 간단할수록, 이론은 확실할수록 스마트한 것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지요?
업무의 한계와 제한을 두는 것은 ‘행위’에 집중한 법과 제도입니다. 오직 행위로만 법 제도를 만들었는데 어떤 의도를 가졌느냐는 중요하지 않은 결과주의 법률제도 이기 때문입니다. 의도는 곧 지혜입니다. 의도가 곧 행위가 아닌 것이지요. 사실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행위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이 글의 맨 처음, 마사지와 테라피를 구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사의료행위란 정확히, 의사의 의료행위를 흉내내는 것을 말합니다. 권한을 갖지 않은 자가 주사를 놓거나 의료장비를 사용하거나 의도를 가지고 치료행위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테라피를 비롯한 모든 대체요법은 유사의료행위가 절대로 아닙니다. 통합의학내의 다양한 보조요법입니다. 많이 알수록 조심하게 되는 것이 진리입니다.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이 더 큰 잘못을 합니다.
우리는 테라피스트로서 최대한 많이 알고 있으나 확신할 수 없는 어떤 것, 즉 무형의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고 불행히도 한 개인이 단순 뷰티에 대한 목적으로 스파나 에스테틱을 방문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집에서 스스로 할수 있는 것을, 돈을 지불하며 하는 사람은 없는 시대입니다. 요구사항은 점점 많아집니다. 그 접점에서 균형을 잡고 올바른 테라피를 해야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며, 그러므로 지혜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우리 자신의 몫입니다.
그렇다면 고객의 입장이 되어보겠습니다. 몸에 대한 지혜가 없는 테라피스트에게 몸을 맡기고 싶은 고객은 당연히 없을것입니다.
요 몇 년 사이 우리 업의 대세 키워드가 되어버린 ‘경락’은 과거에는 아예 사용할 수 없었던 키워드였음에도 요즈음은 세게 하는 관리, 아프게 하는 관리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모두 테라피를 받는 고객들이 순식간에 바꾸어 버린 트렌드(현실)입니다. 그러나 경락은 매우 심오한 동양의학의 근간 이론이며 그 이론에 대해 조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논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다시 신경계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신경계는 뇌와 척수를 움직이고 받아들이고(감각) 명령하는(운동) 시스템이며, 기본적으로 항상성을 유지하는 자율신경계를 자동으로 돌아가게 두고 끊임없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뇌가 받고 내어놓는 모든 정보 값을 각 조직으로부터 조직으로 주고받는 시스템입니다. 즉 ‘중심’이며, ‘WHY’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해외 수강생의 질문으로 돌아가 볼까요? 우리가 왜 의사들이 알아야 하는 내용을 알아야 하는 건가요? 그건 의료행위가 아닌가요? 신경계의 최중심인 뇌와 척수의 입장에서 본다면 피부는 신경계의 거울 중 하나입니다. 특히 감각신경의 엔딩이 분포되어 있는 우리 피부근막은 최초로 어떤 것을 감각하는 시각, 후각, 촉각, 청각 중에서 촉각을 대다수 당당하고 있습니다.
어떤 표시도 이유없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바이러스 질환인 포진을 제외하고라도 피부에 나타나는 많은 질병을 ‘증후군’ 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정확하게 이유를 모르지만 피부는 이 심오한 신경계의 너무나도 중요한 ‘면역표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백 번 양보하여 피부와 그 밑의 근막, 연부조직을 다루는 뷰티테라피스트들의 행위허용영역이 ‘피부’이기 때문에 피부 공부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유를 알아야,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도 구분되는 것입니다.
시대는 지금, 제도를 초월하고 영역을 초월하는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입니다. 마음의 실체인 몸을 터치하는 우리가 이 시대의 흐름에 빨리 올라타야 하는 이유입니다. 빠르고 올바르게 ‘맥락적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글
Expert 박정현
사진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