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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시대예고Ⅶ
박정현의 시대예고Ⅶ
어떻게 바이오해커가 될 것인가 3
뾰족한 팬덤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감 있는 자세

셀룰라이트 하나를 관리하기 위해서 우리는 왜 해부학, 생리학, 더욱이 구조(신경)까지도 알아야만 할까요? 이는 점점 책임있고 뾰족한 관리를 원하고 결과를 중요시하는 지금 시대의 고객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AI를 뛰어넘는
바이오해커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바이오해커는 “자신의 건강과 삶의 질을 통제하려는 현대적 움직임” 을 포괄하는 의미의 단어로, 이 웰니스에 관한 시대정신을 강력히 담고 있기도 합니다. ‘웰니스 바이오해커’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조용히 시작되었지만, 장기화된 코로나와 함께 더욱 강력한 의미로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모든 것에 경계가 없고 전문 영역이 뒤섞이면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맞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바이오해커라는 단어 안에 모두 포괄됩니다.
셀룰라이트 프로그램 하나에 담아내야 하는 내용은 해부생리학을 넘어 뉴트리션을 포함하여 운동치료, 물리치료, 자가관리법까지 그 범위가 방대합니다. 셀룰라이트 하나에 우리가 왜 이렇게 민감한 반응을 해야 하는 걸까요? 고객이 점점 더 뾰족하고 더 책임 있는 관리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셀룰라이트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테라피스트는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책임져야 하는 걸까요?
셀룰라이트가 염증이라면?
셀룰라이트를 세포의 염증으로 보았던 19세기의 이론은 결국 옳았습니다. 결국 해석에 따라 세포의 염증이 맞기 때문이지요. 다만 당시의 이론으로는 ‘도대체 그렇다면 이 세포의 염증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는 세포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염증을 정의하는 기준도 달라졌습니다. 치료의 대상이었던 염증을 조절의 대상으로 인지한다면 셀룰라이트 역시 치료가 아닌 조절의 대상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염증을 시대정신에 맞게 정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염증을 현대 시대정신에 맞게 생리학적으로 정리하면, 단순한 면역반응이 아니라 ‘항상성과 재생을 조절하는 핵심 생리적 프로세스’로 볼 수 있습니다. 염증은 이중적인 역할을 하는 하나의 생리학적 과정으로 해석해본다면 어떨까요? 그런 차원에서라면 셀룰라이트를 염증으로 분류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도 과거에는 셀룰라이트는 노폐물이 뭉치는 것인데 왜 일부 의사들은 셀룰라이트를 염증이라고 말하는 걸까? 생각했었습니다만, 우리 몸을 더 깊이 알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염증에 대한 재정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셀룰라이트가 변한 것이 아니라 염증에 대한 정의와 이해도가 변한 것입니다.

염증은 항상성(Homeostasis) 조절의 일부
염증은 원인이 되는 내외부적 트리거에 의해 발생하는 면역반응이지만 단순한 면역반응이 아니라 ‘손상-염증-재생-적응’의 순환을 계속하는 균형의 사이클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염증이 발생하면 몸에서 열이 나고, 열이 나는 과정동안 체내에서 항상성 유지를 위한 싸움이 일어나고 그 싸움의 끝에 대체로는 재생과 적응의 단계가 생기면서 끝없이 항상성을 유지하려 하는 것이 우리의 몸입니다.
이 관점에서 셀룰라이트를 바라본다면, 여성호르몬만이 셀룰라이트의 원인이라 생각했던 과거의 생리학적 관점에서, 더 다양한 접근을 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대다수 표본은 여성입니다. 여성의 몸은 남성의 몸보다 콜라겐 합성이 덜하고 탄력이 떨어지는데, 남성은 여성에 비해 20~30% 더 많은 콜라겐 조직 덕분에 여성보다 노화가 더디게 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여성은 남성과 달리 호르몬의 널뜀 현상이 훨씬 잦고, 많습니다. 즉, 매월 월경을 치르게 되면서 비교할 수 없이 더 자주 호르몬의 격차가 커지므로 항상성의 유지력도 떨어지고 염증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는 내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건축에 비유한다면 애초부터 약한 매질에 충격도 더 잦고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여성이 10대에 들어서 개인의 차이가 있지만 생리를 시작한다는 것, 그리고 그 횟수가 월 1회이며 완경까지 최소 30년 이상 생리를 한다는 사실은 염증은 물론 끊임없이 면역반응을 하며 항상성 유지를 하는 생리적 균형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소중한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월경은 사실상 ‘출혈’이며 ‘충격-Shock’입니다. 반드시 회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개인의 차이가 있더라도 이 기간 동안의 지나친 수분 정체나 내부적인 호르몬의 변화가 셀룰라이트를 가속시킵니다.
그렇다면 남성에게서는 왜 셀룰라이트가 보여지는 것일까요? 왜 남성에게서 ‘여유증’ 같은 여성적인 징후들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음식이나 후각이나 감각신경으로 들어오는 비스페놀 같은 유사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담당하는 ‘환경호르몬’의 영향이 매우 큽니다.
또한 남성이어도 여성호르몬이 존재하며 ‘안드로겐은 에스트로겐의 전구체’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완경 후에는 여성이 자신의 안드로겐(테스토스테론)을 가져다 에스트로겐으로 만들어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성의 체내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는 이유는 윤택해진 현대인의 삶과 가공식품 섭취 등으로 늘어난 비만 때문이기도 합니다. 남성이라 하더라도 체지방이 증가하면 지방 세포에 존재하는 아로마타제(Aromatase)의 활성이 높아집니다.
이 아로마타아제가 테스토스테론을 에스트로겐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만이나 과체중인 남성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셀룰라이트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 잘못된 라이프스타일의 염증성 연부조직의 하나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셀룰라이트를 조직의 비정상적인 균형 상태로 보고 세포의 건강을 위하여 조직의 디톡스를 해낼 수 있는 차원의 테라피를 해야 합니다. 육안으로 볼 때 울퉁불퉁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관찰하여 정기적 ‘조직의 물리적 디톡스’를 권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정기적인 관리입니다. 그 디톡스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생리학적 지혜를 발휘하여 다양한 제안을 할 수 있는 테라피스트로 자리매김해야 기능적이고 융합적인 테라피스트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시대정신:
테라피스트의 시대가 왔습니다
과거에는 염증을 병리적 과정으로 보고 억제하고 투약했다면, 현재는 조절의 대상으로 보고 있고, ‘신경, 대사, 면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보며 최적화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능의학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렇다면 기능의학 분야와 테라피는 기능적으로 서로 조율하며 경계를 허물고 손을 잡아야 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셀룰라이트를 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답을 하라면 불가하다고 말하겠습니다. 끝없이 조절을 하며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우리 몸의 각 기관과 조직 그리고 세포레벨까지 모두 균형을 위한 ‘감수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왜 세포인가?:
셀룰라이트와 인슐린 감수성
다시 세포와 셀룰라이트의 관계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셀룰라이트가 세포에 염증을 일으키는 존재로서의 일을 어떻게 하는지, 지난 호에 다룬 최종당화산물 차원으로 접근해보겠습니다.
그 사람이 먹는 것으로 그 사람을 읽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관리하는 고객이 무엇을 먹고 대사하며 밤과 낮을 어떻게 보내는가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면 기능의학계와 어떤 협조를 할 수 있을까요? 테라피스트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려면 반드시 그 고객의 낮과 밤의 라이프 스타일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세포외액(진피 Matrix)에 당과 단백질 찌꺼기가 가득하다면 산화에 아주 취약한 우리의 몸은 매우 쉽게 반응합니다. 그 시간은 48시간이므로 48시간 이내에 림프가 제대로 기계적 배출 작업을 해내지 못한다면 산화는 불가피합니다. 단백질의 이동은 림프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세포와 당의 관계는 어떨까요? 세포에 인슐린의 도움으로 포도당을 넣어주어야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인슐린이 여러 이유로 저항을 하여 인슐린 세포의 감수성이 떨어지는 상태가 되는 것이 인슐린 저항입니다.
세포와 당의 관계를 살펴보면, 인슐린은 포도당이 세포 내부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도록 돕는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면, 세포가 인슐린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여 포도당 흡수가 감소하고 혈당 수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는 세포외액의 혼탁을 유발하고, 림프계의 말단 부위에서도 감수성이 저하되어 진피와 근막을 포함하는 연부조직을 비정상상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부종 Edema).
스트레스는 림프계의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모세 림프관의 감수성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체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조직 내 노폐물과 과도한 수분의 축적을 초래하여 연부조직의 변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즉 딱딱해지는 상태가 됩니다(Compact).
세포는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말라 죽게 됩니다. 손상-염증-재생 과정을 겪는 세포의 입장에서는, 기저 조직이 건강해야 이 과정을 원활하게 수행하며 생로병사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포가 조기에 죽거나 비정상적인 상태로 조직에 남게 되면, 면역 작용이 활성화되어 콜라겐이 이를 둘러싸게 됩니다(섬유화 Fibrosis). 이러한 조직 변화가 셀룰라이트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테라피스트라면 물리적으로 이 모든 단계를 거꾸로 해결하여 정상화시키는 올바른 방법을 써야 함은 물론이고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고 예방적 관리로 고객을 리드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매 순간 내 앞의 고객에게 결과를 주지 못하면서 기대하는 다음 기회는 없습니다.


글
Expert 박정현
사진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