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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시대예고 IV]
[박정현의 시대예고 IV]
꼭 최고일 필요는 없다, 유일하라!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을까요? 그리고 미래에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고객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길 원하는지 스스로 질문해 볼 때입니다.
직업의 정체성: 다양한 역할과 서사
“직업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우리는 다양한 답변을 합니다. “뷰티 업에 종사합니다.” “스파를 운영합니다.”, “테라피스트입니다.” 등 다양하지만, 그 중 어느 것도 완전히 우리 정체성을 말해주기 어렵습니다. 사실, “나는 피부 관리사입니다.”라고 답하는 게 맞는 듯하지만, 우리의 역할은 피부를 아름답게 가꾸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화장품이나 장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전반적인 아름다움과 라이프스타일을 책임지는라이프스타일링 테라피스트입니다.”
에스테틱 혹은 뷰티 테라피는 모발을 제외한 미용의 모든 영역을 아우릅니다. 그러나 핵 개인화 시대인 지금 과연 우리가 뷰티 테라피 영역에 왜 머물러야 하는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뷰티와 건강에 경계가 없고, 피부는 독립적 장기로 면역을 책임지는 기관인데 ‘Why’에 접근하지 않고 어떻게 피부를 다룰 수 있을까요?
개인이 얼마든지 창의적이고 비의료적인 방법으로 아름다움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시대입니다. 누구라도 얼마든지 어디서든 뷰티 팁을 말하고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쓰며 소수의 팬덤이어도 커뮤니티가 형성됩니다. 고객의 필요에 따라 창의적으로 융합하고 개인 맞춤형으로 다양한 팬덤이 생기는 시대이며,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한 ‘Who’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미용에 머물러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기술과 시대적 변화에 대한 고민
뷰티의 초 개인화, IOT 기술, 스마트 도구의 발전 속에서, 과연 우리의 전문 기술로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합니다. 코로나 이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뷰티 트렌드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시장을 주도하는 경제 세대가 확고하게 교체되는 상황에서 테라피스트가 어떤 모습으로 융합적 역량을 갖춰야 할까요? 과연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할까요?
개인 맞춤형 접근:
똑똑한 사람들이 몰려온다
동네 상권을 들여다보면 한가지 특이점이 보입니다. ‘물리치료사가 운영하는 필라테스’, ‘물리치료사가 운영하는 에스테틱’ 같은 홍보와 간판입니다. 이 같은 상황은 의료계의 제도적 현실의 문제도 있지만 스파 시장의 특성인 ‘맞춤형 접근성’에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개인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는 소형 스파, 1인 기업의 수준이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의료인의 스파 시장 장악은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경계를 허물고 고객에게 집중합니다.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창의적 융합 전문가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고 큰 흐름을 이루게 됩니다.
다수의 테라피스트가 일하는 대형 스파가 공급하기 어려운 개인 맞춤형 테라피가 실력과 소양을 갖춘 ‘Who’에 의해 제공되는데 고객 입장에서 싫을 이유가 없습니다. 더구나 일대일로 마주하는 주어진 시간 내에 ‘한계가 없는’ 극히 개인적 공간에서 제공되는 맞춤형 테라피는 고객만족의 순간을 거머쥐는 ‘진실의 순간’이 됩니다.
의료계도 서비스업인 시대
스파 시장의 주요 경쟁 상대는 의료 미용입니다. 지역 피부과, 성형외과, 가정의학과 등에서 시행되는 비침습적 회차 관리와 멤버십 시스템의 변화는 의료계의 과다 경쟁과 맞물려 예방의학의 르네상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료 미용 시스템은 스파 프로그램과 유사한 구조로 성행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아니라 고객으로, 주기적으로 칵테일 정맥주사를 즐기는 일상은, 흔하고 친근한 의료계의 고객 관리입니다. 환자가 아닌 고객 관리를 하는 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여러 미용 시술을 받는 것은 스파를 다니는 것과 별도로 또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경계가 모호한 의료 미용과 고객의 시간과 돈을 나누어 쓰고 있습니다.
따라서 메디컬 에스테틱이라는 용어 사용은 신중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장비를 사용하는 에스테틱이 메디컬 에스테틱이 아니며, 고객과의 분쟁이 일어났을 때 해결 방법이 없는 만큼, 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
스파 프로그램이 고객에게 사랑받으려면 그것은 독창적 수기 기술의 가치뿐만이 아니라 정서적 접근으로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손의 터치는 테라피스트 고유의 정서이기 때문입니다.
홀리스틱 테라피스트, 충분히 매력적인가?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테라피스트에게 큰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고객의 외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건강과 생활 전반에 걸쳐 깊이 관여하는 전문가로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고객의 질문에 막힘 없는 답변과 실제적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 터치 하나로 감동을 선물할 수 있는 실력, 그것이 테라피스트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삶의 질이 점차 중요해지는 지금, 테라피스트는 웰빙과 건강의 동반자로서 절대 대체될 수 없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비타민이 아닌 Aspirin을 선택해야 하는 시대
테라피스트가 융합적인 기술과 고객 중심의 접근 방식을 지닌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요? 현 시대는 단순히 기술과 자격을 넘어, 누가 이 역할을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테라피스트는 고객의 전인적인 웰빙을 함께 고민하며, 글로벌한 시각과 최첨단 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뷰티 시장에서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첫 번째가 전문 분야를 갖는 것입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갖는다는 것은 이것저것 많은 것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부터 버리는 것. 전문성을 갖되 고객의 결핍을 해소하는 진통제를 제공하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공부의 방법이 달라지고 방향이 달라져야 합니다.
혁신적인 모든 것은, 그것이 필요할 때 옆에 꼭 있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며 테라피스트는 바로 아스피린 같은 진통제처럼 꼭 필요한 그 시간 그곳에 있어야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 순간 순간이 점으로 이어지며 단 한 사람만의 유일한 전문가의 서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자신 앞의 단 한 사람의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테라피스트에게 밝은 미래는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꼭 최고일 필요는 없으나 유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글
Expert 박정현
사진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