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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피부에 홍수내는
건조한 피부에 홍수내는
스킨 플러딩 공식
물먹 피부는 이렇게 보습한다? 겹겹의 수분 레이어로 쩍쩍 갈라지는 가뭄 피부에 홍수내는 스킨케어 꿀팁.
건조한 게 다가 아니다? 탈수 피부의 진짜 징후
내 피부가 탈수 상태인지 알고 싶다면, 손등이나 손가락 마디를 살짝 꼬집어 보길 바란다. 피부를 몇 초간 잡고 있다가 떼었을 때, 피부 속 수분량이 충분하면 3초 이내에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가지만 그렇지 않다면 되돌아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피부가 탄력을 잃는 것은 탈수의 대표적인 지표로, 그 자체로 수분이 부족하거나 수분을 저장할 능력이 저하되면 피부는 단지 건조해지는 증상을 넘어 여러 신호를 보낸다. 유수분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속당김이 심해지고, 피부 결이 거칠어지며 각질이 들뜨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시그널.
또한 피부 장벽에 균열이 생겨 사소한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며 열감이나 가려움, 염증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 또한 높다. 빵빵하게 채워진 물풍선에 물이 빠지면 축 늘어지듯이, 피부 탄력이 저하되면서 눈가, 입가, 이마 부위에 미세한 주름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처지는 증상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내 피부가 탈수된 이유, 평소 스킨케어 탓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아무리 바르고 발라도 피부가 건조하고 당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 계절을 빼놓을 수 없는데,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온도와 습도가 모두 낮고 대기 중 수분이 적기에 피부 본연의 보습 기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평소 수분 섭취가 적거나, 나이가 들어 노화가 진행되거나, 호르몬 변화가 극심한 폐경기나, 특정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처럼 탈수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흔히 알려진 것 외에도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스킨케어 습관 역시 피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1 노폐물과 수분이 모조리 빠져나가는 뽀드득 세안
클렌징 제품은 피부 표면의 노폐물을 제거해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하지만 클렌징 후 뽀드득한 느낌이 심하다면 세정력이 강한 합성 계면활성제 성분이 다량 함유되었다는 의미로, 과한 탈지 작용을 통해 피부 속 수분을 보호하는 천연 피지막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위험 신호다. 또한 피부 표면의 pH가 알칼리로 급변해 이를 약산성 상태로 정상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유수분 밸런스가 무너지기 쉽다.
2 유행하는 활성 성분의 덜 알려진 위험성
최근 많은 스킨케어 활성성분이 강력한 피부 개선 효과에 힘입어 역주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스킨케어의 결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되어 건조하고, 가렵고, 심지어 염증성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AHA, BHA, 레티놀 등은 세포 재생 주기를 앞당기는 특성이 있는데, 피부 장벽이 새롭게 만들어질 틈도 없이 지나치게 짧은 주기에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되면 수분이 쉽게 빠져나가 피부가 건조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3 각질 제거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반대로 각질 탈락이 순조롭지 않은 피부도 건조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노화 피부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각질세포가 피부 표면에 과하게 쌓여 있으면 아무리 질 좋은 보습제를 발라도 피부가 수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겉으로만 맴돌 수밖에 없다. 게다가 노화 피부는 피지 분비량이 급격히 감소한 상태이기에, 피부 속 수분을 가두어 유지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4 잦은 시 술로 인해 반복되는 피부 열감
냄비를 가열하면 물이 서서히 증발하듯, 피부에도 열감이 쌓이면 수분이 쉽게 날아갈 수밖에 없다. 자외선 노출이나 사우나, 과격한 운동, 매운 음식 섭취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특히 피부 개선을 목적으로 한 레이저, 필링, 고주파 시술로 자극이 가해지면 피부가 재생하는 과정에서 염증 반응이 나타나고 열감을 동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탈수 현상을 부추겨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
5 피부를 자극하는 화장품 속 인공 향료
화장품을 고를 때 무조건 향이 좋은 제품만을 선택하고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향료는 매우 낮은 농도로 첨가되지만, 전성분표에 표기된 향료라는 단어 뒤에는 인공적으로 합성한 향료가 수십~수백 개씩 숨어 있을 수 있다. 특히 벤질알코올, 유제놀 등 석유계 인공 향료의 경우, 피부를 자극해 건조함과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알레르기성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탈수 피부에 제격!
스킨 플러딩이 대체 뭐길래
아직도 가뭄 난 피부에 수분을 채우기 위해, 분무기만 뿌려대는 가벼운 수준의 스킨케어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킨플러딩(Skin Flooding)’은 말 그대로 피부에 수분이 범람했다는 의미로, 수화의 원리를 이용해 특정 순서로 피부에 수분레이어를 연속적으로 쌓아 최대치의 수분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스킨케어 방법이다.
한 마디로 말해, 피부에 수분이 충분히 스며들게 하고, 오랫동안 피부가 수분을 머금도록하는 전략적인 보습 루틴인 것. 사실 단계별로 제품을 레이어링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볼 수있다.
하지만 스킨케어 효과와 적용 방식 면에서 분명 다른포인트가 있다. 단순히 보습제를 바르는 것과 달리, 다음의 스킨케어 이점이 강화되었기 때문. 가장 큰 이점은 피부에 수분이 쌓일수록 경피수분손실이 감소해 건조함, 긴장감, 팽팽함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임상 연구에 따르면, 단일 루틴 대비 멀티 루틴으로 보습 케어를 한 경우, 피부 겉보습과 속보습 지표 모두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한 장벽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외부 자극에 대한 방어력을 높여 붉고 염증이 생기는 피부를 편안하게 하고, 미세한 선과 주름 사이를 채우며 본연의 광채를 회복해 더 젊어 보이는 피부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스킨 플러딩은 수분 공급에 초점을 맞추기에 활성 성분의 흡수가 개선되어 다음 단계에서 바르는 스킨케어 제품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무작정 리치한 크림이나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성분과 질감을 서서히 쌓아 올리는 방식이기에, 잠재적인 트러블을 유발할 가능성이 적어 모든 피부에 적합하다.
탈수 피부 구원하는
스킨 플러딩 공식
STEP 1 수분 클렌저로 피부 바탕 다지기
효과적인 스킨 플러딩을 위해서는 피부 바탕부터 깨끗하게 정돈해야 한다. 이 단계 없이 무작정 레이어링을 시도하면 피부 표면에 쌓인 과도한 땀과 기름, 오염물질이 갇힐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피부에 꼭 남아 있어야 할 건강한 수분과 유분까지 모조리 씻어내지 않도록 순한 약산성 클렌저를 선택하길 추천한다.
거품이 많이 나거나 산(Acid) 성분이 포함된 클렌저의 경우, 자주 사용하면 장벽을 손상시켜 경피수분손실을 가속화하고 피부를 붉게 만들 수도 있다. 클렌징 후 남아 있는 물기는 부드러운 타월로 톡톡 두드려 흡수시킨다. 타월로 수분기를 완전히 닦아내는 대신 약간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다.
또한 필요에 따라 주 1회가량 각질 제거를 하면 더 확실한 흡수 통로를 만들어 스킨 플러딩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극 없이 각질 제거를 원한다면 분자량이 크고 수분 공급 및 항염, 항산화 효능을 겸비한 PHA 성분을 고려하길 추천한다.
STEP 2 워터 토너로 수분력 끌어올리기
클렌징 후 물기를 가볍게 흡수시켜 피부에 어느 정도 수분이 남아 있는 상태일 때, 닦토 대신 수분감이 많은 미스트나 버블 토너로 피부를 촉촉하게 적셔줄 것. 바짝 마른 스펀지가 축축하게 젖은 스펀지에 비해 수분을 흡수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보습제 역시 물을 끌어들이는 원리로 수분이 피부에 남아 있을 때 수분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분을 앗아가는 알코올 성분 대신 해수, 온천수, 플로럴 워터 베이스의 미스트나 히알루론산, 아쿠아포린 성분이 함유된 워터 제형의 토너를 버블 용기에 덜어 2~3회 나누어 흡수시키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STEP 3 친수성 세럼으로 수분 레이어 쌓기
스킨 플러딩의 핵심 단계. 미스트와 토너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어느 정도 수분감이 남아 있을 때 1차로 히알루론산 세럼을 바르고, 나이아신아마이드 세럼을 2차로 마무리한다.
이들 모두 친수성 성분으로 히알루론산은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천연보습인자로 자기 무게의 약 1,000배에 달하는 수분을 끌어당기고,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세라마이드 합성을 도와 피부 장벽 기능을 강화하며 미백, 진정, 항염, 항산화에 효과적이다.
이때 피부에서 수분이 활성화되려면 가벼운 제형에서 무거운 제형 순으로 레이어링하고, 각 층이 흡수되도록 어느 정도 시간차를 두되 피부에 촉촉함이 남아 있을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STEP 4 크림으로 수분 가두는 밀폐막 씌우기
스킨 플러딩의 핵심은 수분을 여러 겹 쌓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보습의 밀폐 원리를 활용해 차곡차곡 쌓은 수분이 다시 날아가지 않도록 피부 표면에 얇은 지질 보호막을 형성하고 피부 속에 수분을 가두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가 예민하다면 디메치콘과 같은 실리콘 성분이나 프로필렌글라이콜 성분이 함유된 수분 크림 대신, 세라마이드, 토코페롤, 시어버터, 식물성 오일 등 지질 성분이 함유된 장벽 크림을 선택하길 추천한다.
이때 크림은 소량씩 덜어 피부 표면에 막을 씌운다는 느낌으로 넓게 펴 바르고, 더 강력한 보습감을 원한다면 그 위에 스킨팩 전용 화장솜이나 비닐랩을 얹어 유효 성분이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
by 차유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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