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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윤] 웰니스 세상, 피에슈타니

2019.05.08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스파는 오랜 동안 치유와 휴식이 있는 공간이었으며 보편적인 치유 문화였다. 유럽 국가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슬로바키아의 스파, 피에슈타니를 소개하고자 한다.







 슬로바키 아와 체코 

아직도 유럽 가운데 ‘체코슬로바키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1918년 두 나라가 합병되면서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였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체코슬로바키아’라는 국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다른 두 개의 국가이다.

체코슬로바키아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에 점령되면서 사회주의공화국이 되었고 당시 최고 수준의 생활 문화를 누리던 단일 공산국가였다. 이후 유럽의 민주화 바람을 타고 체코슬로바키아도 ‘체코’와 ‘슬로바키아’ 2개의 민주 국가로 1993년에 분리, 독립되었으며 오늘날과 같은 두 개의 국가를 이루었다. 두 나라는 인접해 있으면서 오랫동안 생활과 문화를 공유해 오고 있어 재미있는 헤프닝이 종종 일어난다.

예를 들면 슬로바키아와 체코 사람이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눌 때 슬로바키아 사람은 슬로바키아어로 체코 사람은 체코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이어가도 마치 이웃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듯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단어의 발음이 비슷하고 사고 방식이 유사하여 못 알아듣는 단어의 의미를 유추해가며 얼마든지 막힘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슬로바키아 피에슈탸니 

슬로바키아 역시 1,300여개의 온천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며 이 가운데 스파 타운은 22개 정도이다. 슬로바키아 관광청은 스파에서 중심을 이루는 자연치유제가 무엇인가에 따라 온천 스파, 기후 스파, 혼합형 스파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늘 소개할 피에슈탸니(Piešťany)는 슬로바키아를 대표하는 스파로 온천 스파로 분류된다.

수도인 브라티슬라바에서 승용차로 1시간(84km),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시간(160km) 거리에 있어 당일 방문이 가능하여 인근의 비엔나 사람들도 자주 이용한다. 아름다운 스파 아일랜드, 피에슈타니 입구의 안내 표지판에는 유엔 총장을 지냈던 반기문 총장이 비엔나 유엔 본부에 근무할 때면 즐겨 찾던 곳이라는 반가운 글귀가 적혀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연간 4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60%가 외국인 고객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수준 높은 스파 트리트먼트를 제공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은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의 고객들과 멀리 아랍으로부터 고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19세기 비엔나 아르누보 스타일의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나폴레옹, 베토벤 등 여러 유명인들이 방문한 흔적들, 9세기 고성을 개조한 스파 박물관 등이 피에슈타니의 스파 타운으로서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동방정교회인들이 피에슈타니의 온천수에 매력을 느껴 이곳에 정착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스파타운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며 그 명성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피에슈타니 스파 아일랜드 

피에슈타니의 입구에는 ‘목발을 부러 트리는 남자’ 조각상이 있다. 다리를 다쳤던 한 남자가 피에슈타니 온천수에서 목욕를 하고 나서 다리가 기적처럼 나아 목발을 부러 트렸다는 전설 때문이다. 바(Vah)강으로 둘러싸인 보행자 전용 구역인 피에슈타니 스파 아일랜드로 가기 위해서는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섬으로 이어지는 하얀 다리를 건널 때면 마치 웰니스 세상으로 입성하는 느낌이다. 도시 중심에 광장을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유럽의 소도시들과는 달리 피에슈타니는 메인 광장 없이 호텔과 레스토랑, 스파, 쇼핑 센터 등의 편의 시설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도시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거주민들의 생활을 위한 도시가 아닌 스파 고객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곳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1822년 나폴레옹 전쟁 당시 병사들의 요양과 치료를 위해 에르되뒤(Erdody)가문은 피에슈타니에 스파 공원과 함께 온천수를 이용하여 치료를 하는 스파 센터를 지었다. 이후 온천 운영권을 넘겨받은 빈터(Winter) 가문은 아르누보 스타일의 여러 호텔과 온천장을 세우며 스파 산업을 크게 발전시켰다. 20세기에 와서 현대식 스파들이 들어서면서 오늘날과 같은 2,400병상의 대형 스파 아일랜드가 형성된다.

스파 아일랜드의 북쪽에 위치한 커뮤니티센터에서는 공연과 전시, 영화제, 음악회, 재즈콘서트 등의 축제와 행사를 개최한다. 역사적인 유물이나 예술품들을 전시하기도 하고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스파 아일랜드에 머무는 동안 발리볼, 핸드볼, 테니스, 골프, 수영, 낚시, 사이클링, 노르딕워킹 등 레저 활동이 가능하다. 잘 정비된 나무들과 조각품들, 꽃들이 조화를 이룬 정원과 산책로, 온천수를 마실 수 있는 음수대 또한 이곳의 매력을 더해주는요소이다.







 피에슈타니 유황 온천수 머드 치료 

피에슈타니 스파가 자랑하는 대표 치료법은 지하 2,000m에서 용출하는 리터당 1,500mg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67~69°C의 온천수와 유황을 함유한 머드 치료이다. ‘Mire’라고 불리우는 온천수와 결합된 머드 치료는 마사지, 운동치료, 전기치료 등과 함께 주로 만성 류마티즘, 관절염, 부상 후 재활 치료를 요하는 고객들에게 제공되며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피에슈타니 스파 아일랜드 내에는 2성에서 5성까지 6개의 스파 호텔이 있으며 이 호텔들에서 제공하는 치유 프로그램 패키지들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의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테르미아 팔레스 호텔(Thermia Palace Hotel)은 슬로바키아 유일의 현대식 5성급 스파 호텔로 4계절 온수풀을 제공하고 피에슈타니 고유의 머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다. 4성급 스파 호텔인 에스플라나다 스파 호텔(Esplanade spa hotel)도 있으며 1912년에 세워진 일마건강스파(Irma Health Spa)도 있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 병사들의 치료와 회복을 돕기 위해 세워진 일마스파센터는 오늘날에도 ‘나폴레옹 스파’ 라고 불리며 고객들은 형편에 맞게 스파 아일랜드 내의 호텔에 머물며 매일 방문하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웰니스형이라기 보다는 메디컬 스파 형태로 피에슈타니 온천수 머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유황 온천수 머드풀은 옷을 모두 벗은 채로 이용한다. 고객들은 샤워 후에 머드로 채워진 불투명의 따뜻한 41℃ 머드풀에 나체 상태로 들어가 10분 정도 몸을 담그고 입욕을 한 후 가벼운 샤워를 한다. 체류고객의 경우는 체류 기간동안 전용 머드풀, 즉 혼자 이용할 수 있는 개별 머드 욕조를 배정받게 되어 감염의 위험이 없다. 머드 바스 이후에는 머드보다 낮은 온도인 39도 정도의 온천수에서 몸을 담가 이완을 시킨 뒤 면 보자기 같은 것으로 고객의 몸을 감싸게 된다. 그 위에 또 다시 담요를 덮어주어 온열을 유지한 채로 별도의 공간에서 베드에 누워 15분간 땀을 내며 휴식을 취하게 된다. 가볍게 땀을 닦은 고객들은 옷을 입고 카페에서 과일 쥬스나 차를 마시며 서서히 몸을 식힌다.










 피에슈타니 유황 머드 치료 순서 

피에슈타니 유황 머드 치료는 입욕 뿐 아니라 바디랩의 형태로도 행해지며 머드와 뜨겁게 녹인 파라핀을 혼합한 파라팡고 트리트먼트도 제공된다. 5일 정도 머물며, 스파에 상주하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일정한 시간에 머드 치료를 받은 고객들은 치료 후에 아픈 다리나 어깨, 관절 등의 통증이 사라지고 움직임이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2~3주 정도 체류하며 치료를 받지만 많게는 두 달까지도 이곳에 머물며 치료를 받는 고객들도 있다.

흔히 머드 치료법은 근육을 이완하고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며 통증도 완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피에슈탸니 머드는 토양에 유황 온천수, 특정 미생물의 영향으로 항염 효과와 항곰팡이 효과가 뛰어나고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폐물 배출 효과도 있어 근골격계뿐만 아니라 피부과, 부인과 등 다양한 치료와 체중 감량 목적의 해독 프로그램에 이용되기도 한다. 통상 체류 고객들에게 1주일 기준으로 24회 정도의 치료를 받게 되고 수영장과 사우나, 피트니스를 무료로 이용하며 치유 프로그램은 마사지,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도 함께 구성된다.

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체류 고객들은 설탕과 탄수화물이 제한된 식사와 균형 잡힌 영양의 건강식을 섭취하며 숙련된 트레이너, 치료사들과 함께 지내면서 몸을 조이는 스키니 진 대신 편안한 복장으로 생활하도록 되어 있다. 피에슈타니의 고객들을 웰니스 세상, 피에슈타니 스파 아일랜드에 머무르는 동안 편안하고 자유로운 그러나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고립된 생활을 빗대어 ‘안락한 식민지’라는 표현을 한다.







 한국의 피에슈타니 ‘고성 자란도’ 

해양수산부는 연안지역 해양산업 활성화 기반 구축 연구를 수행하면서 국내 해양자원을 활용하는 해양치유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2018년 4개 지자체를 해양치유센터 후보지로 선정하였다. 뜨거운 경쟁 끝에 최종 선정된 곳은 충남 태안군 남면 해안국립공원 내 달산포 해변 인근, 전라남도 완도군 신지면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 내,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 월송정 주변, 경상남도 고성군 자란도이다.

이 가운데 경남 고성의 자란도는 유일하게 도서지역으로 가장 가까운 선착장에서 약 1k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붉은 난초가 자생하는 섬이라는 의미의 자란도는 청정해역으로 둘러 쌓여 있고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이 없을 정도로 개발이 덜 되어 있어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자란도의 지형과 치유 환경를 고려하여 다양한 난이도의 산책로와 여러 가지 테마의 공원 건립이 가능한 곳이다.

해양치유단지의 구체적인 공간 구성 계획은 향후 2차 연구에서 이루어지겠지만 자란도로 들어 가는 진입 방식으로 독일 발트해의 해양치유 도시들에서 볼 수 있는 보행자 전용의 Sea bridge를 세운다거나 도시를 상징하는 동상이나 조형물을 만들자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한 피에슈타니의 경우에서처럼 섬이라는 고립된 지형적 특성을 잘 살려 설계 단계부터 치유단지의 특성에 맞게 고객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고려하는 한국형 피에슈타니가 탄생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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