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에 이어 HEV Light, 즉 블루라이트가 피부 노화의 최대 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도대체 피부에 어떤 영향을 주길래.
태양 스펙트럼은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구분된다. 가시광선은 태양 스펙트럼의 50%를 차지하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유일한 광선이다. 이러한 광선들은 나노미터(nm) 단위의 파장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외선은 3가지 종류로 나뉘어 각각 다른 파장대에 존재한다. UVC는 100~280nm, UVB는 280~315nm, UVA는 315~380nm의 영역이다. 가시광선의 파장대는 380~780nm이며, HEV Light는 가시광선 중에서도 380~500nm 영역에 존재하는데, 가장 강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HEV Light는 바로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Blue Light)’이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블루라이트가 자외선 못지 않게 피부에 악영향을 미치고, 조기노화 또한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욱 조명되고 있는 현실. 도대체 HEV Light는 피부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HEV Light가 피부에 주는 긍정적 영향부터 살펴보자. 먼저 460~500nm 파장대의 HEV Light는 멜라토닌을 활성화시켜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낮과 밤의 생체 리듬을 유지하여 우리 몸을 활성화시킨다. 겨울에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바로 HEV Light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415nm 파장 영역에 있는 HEV Light는 여드름 유발균인 P.acnes 균을 타깃하여 P.acnes 균이 가지고 있는 포르피린이라는 여드름 유발 물질을 스스로 독성 물질로 인식하게 만들어 자연 파괴시킨다.
HEV Light가 가진 이로운 역할은 피부과 치료용 기기와 더불어 홈케어 뷰티 디바이스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파장대의 HEV Light라고 할지라도 장시간 노출될 시 긍정적 영향보다는 부정적 영향을 크게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산화 스트레스에 의한 피부 조기노화
HEV Light가 피부에 미치는 가 장 큰 영향은 피부의 조기노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진피층까지 침투하는 HEV Light는 피부의 산화 스트레스를 유도하는 활성산소종(ROS;Reactiveoxygen species)을 생성한다. 이는 UVA와 UVB 광선이 생성한 활성산소종을 합친 양과 비슷할 정도로 반응성이 높아 더욱 위험하다. 활성산소종은 피부의 결합조직 성분인 콜라겐 등의 사슬을 절단시키고, 비정상적인 교차결합을 유도하여 주름을 발생시키는 등 피부 조기노화를 촉진하는 물질이다.
활성산소종이 피부 건강을 지키는 구성물질을 분해하는 일련의 과정을 피부 산화 스트레스라 부른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야외활동을 하면서 자외선을 쬐지 않아도 스마트폰, 모니터, 형광등 등에 의해 필요 이상의 HEV Light를 마주하며 피부 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때문에 블루라이트 차단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HEV Light와 자외선
그럼 HEV Light는 비단 산화 스트레스만 유발하는 것일까? 정답은 NO. HEV Light는 산화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자외선이 피부에 주는 악영향을 동시에 발휘하기도 한다. 자외선이 피부에 주는 악영향과 비교해보자.
● 공통점
색소침착 UVA, UVB, HEV Light 3가지 광선의 공통점은 과다색소침착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즉 검버섯, 기미 등과 같은 색소침착을 발생시키는 것. 특히 UVA 광선은 표피를 거쳐 진피층까지 침투하는데, 먼저 표피층의 가장 안쪽인 기저층을 자극하여 갈색 멜라닌 색소를 생성시킨다.
피부건조 기저층을 지나 진피층에 침투된 UVA는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의 양을 감소시킴으로써 피부의 수분과 탄력을 빼앗아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HEV Light 역시 진피층까지 침투하여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이는 굵은 주름, 고르지 않은 피부 톤 및 질감, 탄력 저하로 이어진다.
● 차이점
일광화상 자외선은 종류에 따라 피부에 투과되는 정도가 다르다. 먼저 UVB는 표피에 침투하여 홍반과 일광 화상(Sunburn)을 유발한다. 여름에 뜨거운 햇빛에 오래 있다 보면 피부가 붉어지고, 나중에 검게 변하면서 껍질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UVA 또한 일광화상을 일으키지만 UVB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 반면 HEV Light는 일광화상과는 관련이 없다.
피부암 UVB, UVA 광선은 DNA를 손상시켜 흑색종, 편평상피세포암, 기저세포암 등의 피부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HEV Light은 피부암 유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자외선 차단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양 광선을 차단하는 것이다. 비교적 태양광선이 많이 내리 쬐는 여름에만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흐린 날씨에도 태양광선은 앞서 언급한 피부의 악영향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를 사계절 스킨케어 루틴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또한 적절한 자외선차단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중에는 출시된 자외선차단제에는 UVA와 UVB를 필터링하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과 안료를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성분들은 HEV Light를 필터링하지 않는다. 때문에 UVA와 UVB 광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HEV Light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항산화제가 함유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 루테인 Lutein
블루라이트를 흡수하는 루테인이 함유된 자외선차단제를 선택한다. 루테인은 우리 몸에 있는 색소 중 하나로 망막 안에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 부위에 농축된 성분이다. 루테인은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효과를 갖고 있어 블루라이트 차단용 자외선차단제에 애용되고 있는 성분.
● 스피루리나 Spirulina
스피루리나에 다수 포함된 색소 성분 중 클로로필(엽록소)은 400~500nm 파장의 광선과 620~700nm 파장의 광선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라이트의 파장대인 380~500nm에 속하기 때문에 역시 자외선 차단 성분으로 각광받고 있는 물질.
항산화제
● 감초추출물 Licochalcone A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는 자유라디칼을 중화시키는 강력한 항산화제이다. 감초 식물(Glycyrrhiza Glabra)의 뿌리에서 추출된 천연 성분으로, 많은 피부과학 임상 연구를 통해 Licochalcone A를 함유한 자외선차단제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Licochalcone A는 자외선뿐만 아니라 HEV Light에 의한 피부 손상 개선에 특히 효과적이다. HEV Light로 인한 피부 염증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티로시나아제를 억제하여 기미, 잡티 등을 제거하기 때문에 화이트닝 화장품에도 애용되는 성분이다.
● 글리시르레틴산 Glycyrrhetinic Acid
피부 자체의 DNA 복구 메커니즘을 지원하는 성분이다. Licochalcone A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감초 식물(Glycyrrhiza Glabra) 뿌리에서 유래하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다. 피부의 점막 보호 작용이 있어 상처의 회복을 도우며 항염증 기능으로 피부염, 습진 등에 효과적이다.
생활습관
● 디지털 기기 사용 줄이기
HEV Light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모니터, TV 등의 전자기기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TV나 컴퓨터를 어두운 곳에서 사용하면,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활성산소는 피부를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눈의 정상세포를 파괴하여 노안을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어두운 곳에서의 전자기기 사용을 줄여야 하며 특히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한다.
● 항산화제 섭취
HEV Light에 의한 노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눈을 구성하는 영양소를 꾸준히 섭취하여 블루라이트로 인해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것을 추천한다. 항산화 기능이 탁월한 아스타잔틴, 활성산소를 흡수하고 황반 색소의 밀도를 유지시키는 루테인 등이 도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