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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올라온 색소를 모두 하나로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다. 발생 원인부터 증상까지 명확하게 차이나는 과색소침착과 기미, 제대로 구별하고 그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






건강한 피부는 피부 톤이 고르고 투명하며, 부분적으로 어둡고 얼룩덜룩한 결점이 없다. 색소는 피부에 나타나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성 징후 중 하나로, 그 자체만으로 피부 건강상 치명적인 악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르지 않은 피부 톤을 형성하여 외관상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편 이와 같은 색소 문제는 다른 문제성 피부 유형에 비해 개선이 어렵고 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관리가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다. 흔히 피부에 검게 드리운 색소를 기미로 단정짓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기미가 아닌 과색소침착의 다른 유형일 수도 있다. 쉽게 비유하자면 과색소침착과 기미는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의 관계와 유사하며, 기미는 과색소침착의 한 형태에 해당하지만 모든 과색소침착을 기미라고 볼 수는 없다.

때문에 기미와 과색소침착이 동시에 발현될 수도 있다. 이처럼 색소의 발생은 그 원인부터 증상(형태), 분포 위치까지 각기 다르며, 그에 따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육안으로 이를 완벽하게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겉보기에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로 자칫 잘못 접근했다 색소가 더 진해질 위험이 있기에, 각기 다른 과색소침착과 기미를 정확하게 구별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색소침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피부 톤을 결정하는 멜라닌과 그 보호 기제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멜라닌(Melanin)은 표피 기저층 각질형성세포 사이에 위치한 멜라닌형성세포(Melanocyte)에서 만들어지는 일종의 피부 색소를 의미한다. 인종에 관계없이 멜라닌형성세포의 수는 모두 일정하나, 실제 멜라닌 색소의 생합성이 이루어지는 색소 과립인 멜라노솜의 수와 크기, 표피 분포도 등에 따라 피부 톤과 색소 형태가 달라진다.

우리가 타고나는 피부 색은 흑갈색을 띠는 유멜라닌과 적황색의 페오멜라닌의 두 가지 멜라닌 색소 함량에 의해 결정되며, 이후 신체 항상성을 위협하는 일련의 내외부적 스트레스로 인해 피부의 보호 기제로 색소가 필요 이상 증가할 수도 있다. 이처럼 멜라닌은 내적 불균형이나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 조직의 손상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인체에 어떠한 해도 가하지 않는다. 표피에서 이루어지는 멜라닌의 생합성 경로는 다음과 같이 크게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STEP 1 피부가 다양한 내외부 자극에 노출되면 일련의 보호 기제로 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MSH)의 생성과 분비를 촉진, 이후 기저층의 멜라닌형성세포의 특정 수용체와 결합하여 멜라닌을 자극하는 일련의 신호 전달 경로를 자극한다.

STEP 2 티로시나아제(Tyrosinase)를 비롯한 TYRP1, TYRP2 등 효소 작용의 활성화를 매개하여 멜라노솜 내에서 멜라닌의 전구체인 티로신(Tyrosine)이 도파(DOPA)와 도파퀴논(DOPA Quinone) 형태로 변화하면서 멜라닌이 만들어진다. 이때 최종 형태인 도파퀴논이 글루타티온이나 시스테인의 작용을 받으면 붉고 노란 페오멜라닌이, 그렇지 않으면 검은 유멜라닌이생성된다.

STEP 3 이렇게 형성된 멜라닌은 멜라노솜의 독특한 수상돌기 구조를 통해 인접한 각질형성세포로 이동하며 세포질로 분산, 이후 표피 각질세포의 턴오버 단계에 따라 각질층을 향해 이동하며 최종 분해된다. 색소는 조직 내 널리 퍼져 광범위하게 나타나거나 국소적으로 발현되어 특정 부위에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과색소침착(Hyperpigmentation)은 단어 그대로 ‘과도한 색소’이다. 멜라닌 색소 과잉으로 인해 피부에 부분적으로 검거나 붉은 반점이 발생하거나 특정 부위의 피부 톤이 정상적인 주변 피부보다 진하고 시각적으로 두드러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색소침착은 유전적인 영향 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자외선 노출로 인한 색소침착, 염증 후 색소침착, 기미와 같은 일차 색소질환 3가지 유형을 포함한다.





1 자외선 노출로 인한 색소침착
자외선은 색소침착의 일반적인 원인으로 갑작스러운 햇빛 노출이나 오랜 시간에 걸쳐 자외선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피부 스스로 보호 기제를 작동시켜 새로운 멜라닌 생성을 의도적으로 증가시킴으로써 과색소침착이 나타날 수 있다.

각기 다른 화학적 작용을 일으키는 자외선의 다양한 파장이 멜라닌형성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 때문. 이는 진피 깊숙이 침투하는 장파장인 UVA의 영향으로 자외선 노출 시 곧바로 나타나는 ‘즉시 색소침착’과 UVB의 영향으로 자외선 노출 이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발생하는 ‘지연 색소침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피부에 이미 존재하는 멜라닌의 변화이며, 후자는 자외선에 의해 멜라노솜의 수와 크기가 증가한 것으로 표피 전 층에 멜라닌이 미치는 영향력이 늘어나 수 일 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피부에 황갈색 또는 검은색 반점 형태로 나타나며, 나이가 들수록 자외선의 영향력이 축적되어 노년층의 피부에서 거무스름한 검버섯 등으로 나타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




2 염증 후 색소침착
염증 후 색소침착(Post-Inflammatory Hyperpigmentaion; PIH)은 외상이나 화상과 같은 손상부터 잦은 물리적 마찰, 여드름, 건선, 습진과 같은 염증성 질환에 이르기까지, 피부 조직에 상처나 손상이 발생한 후 염증 반응의 결과로 멜라닌 색소의 생산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상태다. 염증 반응으로 유도된 색소침착은 피부의 상처 치유 및 염증 발현 과정에 작용하는 멜라닌형성세포에서 비롯된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해로운 물질의 제거와 손상된 조직의 자연 치유를 위해 면역 세포와 염증성 물질이 해당 부위로 이동하는데, 이때 염증이 가라앉으며 멜라닌형성세포의 활성을 자극하여 멜라닌의 생합성이 유도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염증성 문제가 발생한 자리에 경계가 불분명한 적갈색의 색소가 나타나게 되는 것.

염증 후 색소침착은 영구적이지 않으나 상처나 염증의 깊이에 따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이외에도 간혹 고강도의 무리한 필링이나 여드름 압출, 레이저 관리 후 나타나기도 한다.




3 일차 색소성 질환
기미(흑피증), 주근깨, 검버섯과 같은 비정상적인 색소침착 형태로, 별도의 염증 반응이나 다른 증상을 동반하지 않고 과색소침착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1 자외선 차단제
직간접적인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고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은 과색소침착을 예방하는 첫 번째 방어선 역할을 한다.

멜라닌은 그 자체로 자외선을 흡수하는 효과를 지니나, 자외선의 영향력이 오래 지속될 경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 색소 발현이 증가되어 색소침착이 심해지고 세포에 산화적 손상이 누적되어 피부가 칙칙해질 수 있다.

이에 날씨와 장소에 관계없이 매일 최소 SPF30 PA+++ 내외의 UVA와 UVB가 적절하게 조합된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사용하고, 자외선 차단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일정 간격으로 틈틈이 덧바르는 것이 좋다.

이때 티타늄디옥사이드와 징크옥사이드 등 미네랄 성분 기반의 무기자차를 선택하면 물리적 장벽을 만들어 자외선에 대한 보호 효과가 높아지고, 여기에 진정, 보습, 항산화 성분이 추가된다면 피부의 방어력을 높이는 데 시너지 효과를 더할 수 있다.




2 케미컬 필링
화학적 산(Acid) 성분을 활용한 필링은 각질층의 세포 회전율을 앞당겨 각질세포 내에서 분해된 멜라닌 색소를 지속적으로 탈락시키는 동시에 정상적인 재생 주기를 되찾아 새로운 각질세포의 이동을 도와줌으로써 과색소침착을 가시적으로 개선시킨다.

또한 성분에 따라 멜라닌 색소 형성을 자극하는 티로시나아제 효소의 활성을 차단하거나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적 손상을 효과적으로 중화하며 뛰어난 항염 효과를 지녀 과색소침착 케어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대표적으로 글리콜산, 락틱산, 만델산, 시트릭산, 피틴산, 피루브산, 코직산, 레티놀 등이 색소침착 및 칙칙한 피부 톤 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케미컬 필링 성분이다. 단, 지나치게 공격적인 케미컬 필링은 오히려 피부를 자극시켜 반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에, 피부 상태에 따라 농도와 pH, 용량을 점진적으로 조절하여 적용해야 한다.




3항산화 브라이트닝 성분
멜라닌 색소가 생성되어 눈에 보이는 다크스팟으로 나타나기까지, 멜라닌이 필요 이상 합성되고 이동하지 못하도록 항산화 효과를 겸비한 국소 브라이트닝 성분을 스킨케어에 추가하도록 한다.

특히 비타민 C를 비롯하여 알부틴, 감초추출물, 올리고펩타이드-34 등은 티로시나아제 효소에 직접 작용하여 멜라닌을 환원시키고,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이미 생성된 멜라닌의 이동 경로를 차단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연쇄적인 세포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글루타티온, 녹차추출물, 레스베라트롤 등을 스킨케어에 추가할 것.









기미(흑피증)는 과색소침착의 일종으로 얼굴의 중앙, 특히 이마나 양 볼, 관자놀이, 윗입술 부위에 좌우대칭적으로 발현된 색소 질환을 의미한다. 마치 얼룩이 진 것처럼 평평한 반점 형태의 색소가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며, 색소침착의 깊이에 따라 표피형, 진피형, 혼합형으로 구분된다.

색소가 표피에 존재하는 표피형은 연한 갈색빛을, 진피형일 경우 청회색을, 표피와 진피 모두에 침착된 혼합형일 때는 갈회색을 띠며, 이중 혼합형이 가장 흔하다. 기미의 경우, 색소가 올라오기까지 가렵거나 발진 및 통증 등을 동반하지 않기에 불편한 자각 증상이 없으나 미용상 문제를 유발하며 색소의 위치에 따라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





기미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유전적인 소인 외 호르몬 변화와 자외선 노출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미는 남성보다는 대개 여성, 특히 임신, 폐경, 경구피임약 복용, 내분비계 질환, 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치료 중인 이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데, 출산이나 완경에 접어들거나 특정 약물의 복용을 중단한 후 호르몬 수치가 완벽하게 안정화될 때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 이중 증가한 에스트로겐이 뇌하수체에서 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MSH)의 분비를 촉진하여 기미 발생의 잠재적인 원인이 된다. 호르몬에 의해 유도된 멜라닌은 표피에 한정될 수 있지만, 기미로 인한 과색소침착은 경우에 따라 진피에서도 발견될 수 있으며 일시적이거나 영구적일 수도, 재발의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이외에도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멜라닌형성세포를 자극하여 기미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특성상 여름에 악화되며 겨울에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일부 유형의 과색소침착은 스킨케어 차원에서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반면, 기미는 애초에 그 주된 원인인 호르몬으로 인해 개선이 어렵고 재발의 가능성이 높아 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기미는 색소의 깊이에 따라, 메디컬적 차원에서 국소 도포제 사용, 경구 약물 섭취 조절, 레이저 시술, 이외에도 호르몬 균형을 되찾기 위한 전문 치료 요법을 병행했을 때 효과적인 개선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기미를 예방하거나 현재 상태에서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자외선 차단과 주기적인 필링, 항산화 브라이트닝 스킨케어 루틴을 준수하는 것은 치료 결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1 자외선 빛과 열 동시 차단
일상 속 빛과 열을 차단하는 것이 기미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체내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피부의 감광성이 높아져 자외선에 의한 빛과 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로 인해 멜라닌의 활성이 증가하고 색소가 더욱 깊이 침착될 위험이 있다.

이에 가능한 미네랄 필터 성분이 함유된 무기자차를 선택하고, 완벽한 자외선 차단을 위해 챙이 넓은 모자나 선글라스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유기자차)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피부에 침투하여 자외선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열을 발생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2 국소 외용제
기미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국소 외용제로는 히드라퀴논, 비타민 A 유도체인 트레티노인과 이소트레티노인, 트라넥삼산, 스테로이드제(히드로코르티손, 플루오시놀론)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성분은 목적에 따라 혼합하여 사용하기도 하며, 그 함량에 따라 의료진의 진단 및 처방 하에 사용 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중 히드로퀴논과 트레티노인 등은 피부 미백제로 과색소침착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성분이나 임신 중 혹은 임신 가능성이 있는 가임기 여성, 출산 후 모유 수유 시기까지는 사용이 금지되기에, 비타민 C, 만델산, 코직산, 감초추출물 등 마일드한 스킨케어 성분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3 레이저 치료
이외에도 특정 파장의 빛에너지를 가해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고 탈락시키는 레이저 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피부 깊숙이 자리한 진피형 기미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1064nm 파장의 Q-Switch Nd:YAG 레이저와 피부 표면의 표피형 기미에 사용하는 IPL이 가장 대표적.

이와 함께 국소제, MTS, 화학적 필링 등을 결합하면 더 빠르고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으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레이저 치료는 오히려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더 깊고 치료하기 어려운 형태의 색소침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적절한 레이저 파장과 강도, 치료 주기를 설정하고 이후 꼼꼼한 보습 및 재생 관리가 필요하다.







 
by 차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