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음식습관과 몸의 움직임, 자세, 나의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마음습관을 아는 삶. 나에 대해 집중하는 삶의 태도가 미래의 내 삶의 퀄리티를 바꾼다.
나를 알아가는 지혜
아유르베다(AYURVEDA)는 베다를 기반으로 한 치유 체계(Vedic healing system)이다. 영혼을 치유하거나, 세 가지 도샤(Tridosha)로 모든 것을 논하지 않으며, 마사지나 요가의 한 종류도 아니다. 객관적인 자기 탐구의 도구이자, 가장 오래된 의학적 지혜다. 수천 년에 걸쳐 수많은 아유르베다 의사들(Vaidya)이 사람과 사물을 관찰하여 얻은 결과물을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적어 무수히 많은 경전으로 편찬해냈다.
아유르베다는 스파의 브로슈어나 건강기능식품의 패키지에 적혀 있는 내용들처럼 결코 유행처럼 쉽게 소비되어 지나갈 만큼의 얕은 지식이 아닌, 고대 의사들의 지혜가 집대성된 과학적 결과물이다. 이 글과 마찬가지로 필자의 수업과 모든 컨텐츠의 기반은 이러한 아유르베다 경전들에 두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주요 3대 경전(Brhat Trayi)* 중 하나인 아쉬탕가 흐르다얌(Ashtanga Hrdayam)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아유르베다를 공부하려는 사람, 스스로에 대한 탐구를 원하는 사람 또는 건강과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주제로 경전을 시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Ayushkamiyam*, 남녀노소, 병의 유무, 사회적 지위, 재정 상태 등 모든 조건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이 삶에서 가장 먼저 받아들여야 하는 구절(Sloka)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Brhat Trayi : 1) Charaka Samhita 2) Sushrut Samhita 3) Ashtanga Hridayam
*Ayushkamiyam : ‘장수에 대한 열망’이 경전의 첫번째 챕터
집착, 모든 괴로움의 시작
아쉬탕가 흐르다얌 경전의 표현 방식은 시적이다. 단어의 배치에 따라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 전체를 한 단어에 함축적으로 담아 내기도 하고, 운율 따라 강독이 가능하다. 이 경전의 가장 첫 구절*은 선조 아우라에다 의사들(Vaidya)에 대한 경배를 담고 있다.
의대 생활 6년 내내 모든 학과 수업 시간마다 이 구절을 강독하는 것으로 시작했고, 그것의 표면적인 의미 때문에 문화적, 종교적 강요라는 생각만 했었다. 구절의 진정한 메시지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아유르베다 교육과 개인상담을 통해 몸과 마음이 아픈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이 구절의 의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의학적 지식이나 치료법도 그들의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치유할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Ashtanga Hridayam Sutrasthana 1/1
Raga! 바로 집착에 대한 이야기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집착을 질병(Roga)이라 표현한 것이다. 현대의학 서적이었다면, 끔찍한 췌장암, 신경 질환, 면역 질환을 정복하기 위해 노력해준 의사분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 대목이다.
아쉬탕가 경전에는 독자들이 좋아할 디톡스 요법, 항산화 요법, 올바른 식습관과 같은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지식은 물론 해부, 생리학, 약학, 여성질환, 외과적 수술법, 정화요법 등 전문적인 의학지식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 이러한 의학적 지혜의 핵심을 모아둔 경전을 접하는 독자들에게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깨달아야 할 화두로 집착(Raga)을 꼽은 것이다.
이는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가장 큰 화두인 ‘탐진치’와 같은 맥락이다. 모든 괴로움의 근원은 탐(貪, raga)하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그로 인해 치(癡, 어리석음)와 같은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상태를 반복하는 것이 즐거움과 괴로움을 반복하는 중생의 삶이라 한 것.
이러한 사람에 대한 집착, 사물에 대한 집착, 그로 인해 생기는 기대와 실망, 괴로움과 즐거움이 반복되는 사이 우리는 병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몸과 마음의 질병을 얻은 사람이 프로바이오틱스와 오메가를 챙겨 먹고, 디톡스 주스를 마시고, 샐러드를 사먹고, 멜라토닌과 마그네슘 보충제를 챙겨 먹는 것으로 우울증과 불면증이 사라지고, 소화력이 개선될까? 주머니는 얇아지는 사이 변비와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고 있지는 않을까?
선택 가능한 인생의 종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업식처럼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몸과 마음의 기억이나, 외부환경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순응하며. 소수의 사람들은 그러한 주어진 조건들을 극복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결국에는 변화를 이끌어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기도 한다.
행복과 성공을 소수에게 주어지는 운명 같은 것쯤으로 생각하거나, 타인의 말이나 행동에 자신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맡기곤 한다. 좋은 사람들만 만나고, 좋아하는 이야기만 듣고, 모든 것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서 삶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것, 이제는 알아차릴 때도 되었다. 세상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는 인생도 있으며, 온전한 나의 선택이기에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수월한 인생 말이다.
아유르베다 경전에서 묘사하는 ‘선택 가능한 삶’의 종류를 4가지로 분류한다. 수천 년간 사람들이 살아온 인생을 보아하니, 이 4가지의 큰 틀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보았다.
Sukha 행복한 삶, Dukha 불행한 삶, Hita 이로운 삶, Ahita 이롭지 않은 삶으로, 가장 이상적인 선택을 행복하며 타인에게 이로운 인생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 손꼽는 성공한 사람들, 타이탄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꿈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 그것으로 많은 부를 누리게 되었으며, 그 이후에는 타인을 돕는 데 헌신한다.
자신의 행복 추구로 인해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이 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들처럼 성공한 기업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주어진 육체적, 정신적 습관들에 젖어서 괴롭고(Dukha), 타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Ahita)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운명이 아닌,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을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인생
아유르베다의 가르침은 행복하고 이로운 삶의 시작을 삶의 주체에 대한 집중으로 시작한다. 바로 여러분, 자신이다. 모두가 다른 조건으로 태어나고, 살아온 기억도 다르다. 그 안에서 스스로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것도 여러분 자신이다. 행복을 추구한다면, 나를 알아야 하고, 나를 바로 알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편안해야 한다.
가만히 있어도 편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온전히 나인 상태, 영원한 행복(Moksha)의 상태이다. 쉽게 이해해 보자면, 가만히 있을 때 편안한 지를 체크해 보면 된다. 멍 때리기, 가만히 있는 순간에 편안한 지를. 가만히 있으니, 불안하고 초조해서 핸드폰을 들어야 하는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넷플릭스를 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지.
누군가에게 카톡을 하고, 전화 통화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편안한 지를 보자. 그리고 가만히 있어도 배가 아프지 않고, 속이 편안한 지, 어디가 쑤시거나 열감이 느껴지지는 않는지, 두통이 없는지 관찰해 보자. 이러한 증상들이 우리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가만히 있어도 편안한 상태를 깨는 것들이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음식을 찾거나, 마음이 아파 그것을 조금이라도 무디게 만들고, 잠시 잊어버리고자 술을 찾게 되는 등의 습관을 만들어 낸다. ‘다 그러고 사는 거지’라는 생각이 괴롭고 이롭지 못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스스로가 자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음식습관과 몸을 움직이는 방법과 자세, 기분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마음습관을 모른다면, 하루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나에 대한 집중을 하는 삶의 태도가 남은 인생의 퀄리티를 바꿔줄 열쇠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