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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22.06.13





 
화장품 구매 시 스킵해야 할 대표적 유해 성분으로 굳어진 ‘실리콘’. 하지만 사실 그렇게 극악무도한 성분은 아니다.






산화되지 않고 방수가 가능한 특유의 성질 덕분에 각종 시공 부자재는 물론, 주방도구, 의료용품, 화장품 등 여러 형상으로 우리 생활 곳곳에 요긴하게 사용되어 온 실리콘. 화학 성분이긴 하지만 생체 친화적이고 플라스틱에 비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용품에서는 환영을 받는 소재이다. 반면 화장품 성분으로서의 실리콘은 완전히 다른 입장에 놓여 있다.

언제부턴가 파라벤, 설페이트 등과 함께 묶여 논란이 되면서 대표적인 유해 성분으로 취급되기 시작한 것. 이유인즉슨 실리콘 함유 화장품을 사용하면 피부에 실리콘이 축적되어 여러 가지 피부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감성 피부가 급증한 지금, 피부에 보다 편안한 작용을 할 것이라는 기대로 기존의 화학 성분을 대체할 다양한 천연 성분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선 실리콘은 독성 물질에 가까운 화장품 성분으로 인식되었다.

‘실리콘-Free’ 자체가 소비자들에겐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되었을 정도. 하지만 이건 실리콘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 실리콘이 정말 피부 건강을 위협한다면, 피부 속에 집어넣는 보형물로도 절대 사용이 불가했을 것이다. 정말 실리콘이 무조건 배척해야 할 유해 성분인 걸까?





메이크업, 스킨케어, 헤어 트리트먼트 등 거의 모든 뷰티 영역에서 실리콘이 사용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실리콘은 텍스처 자체를 유연하게 만들어 발림성을 개선하고 피부 결을 벨벳처럼 부드럽게 연출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매끈한 피부를 표현하는 프라이머, 파운데이션 등의 화장품들은 뒷면 전성분표를 확인하면 대부분 실리콘 성분이 발견된다. 헤어 제품 또한 마찬가지로 찰랑이고 윤기나는 모발로 가꾸기 위해 실리콘 성분을 다수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실리콘은 수분을 밀폐하며 증발을 막아낸다. 동시에 방수 기능이 있어 워터프루프 화장품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똑같은 성분이라도 피부 타입 및 상태에 따라 그 효능이 다르게 발현되기에, 천연 유래 성분이라고 무조건 다 좋은 것도 아니고 화학 성분 또한 무조건 다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일부 네거티브 마케팅에 속아 본인 피부에 유용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성분마저 외면하지 말 것.

이에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대표적으로 외면받고 있는, 실리콘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한 실리콘 청문회를 열고자 한다. 그동안 실리콘이 나쁜 성분으로 지목되었던 이유들을 조목조목 살펴보며 실리콘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자.





실리콘(Silicone)은 천연 물질인 규소(Si, Silicon)를 주 성분으로 산소, 수소 등과 결합한 고분자 중합체이다. 보통 전성분표에는 ‘실리콘’이라고 직접적으로 표기되어 있지 않고, ‘다이메티콘, 사이클로메티콘,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 등으로 표기되어 있어 대부분 ‘-콘(cone)’이나 ‘-실록세인(siloxane)’으로 끝나는 성분들을 참고하면 된다.

천연 성분에서 파생됐지만, 화장품 성분으로 쓰이기까지 상당한 화학 과정을 거치는 인공 물질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기농 및 천연 성분이 아닐 뿐, 본질적으로 독성이 낮고 비활성 물질이기 때문에 피부에 해로운 화학 성분은 아니다. 비활성 물질은 다른 화학 성분과 반응하지 않고 빛이나 공기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실리콘은 체내 흡수되어도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지 않아 생리적으로도 안전한 물질 중 하나이다.

체내 축적 논란에 대해서도 실리콘은 세포막을 통과할 수 없는 큰 분자 크기를 지녔고, 화장품 제조업체들은 제품 출시를 위해 허용되는 실리콘의 함량을 준수하므로 근거 없이 실리콘을 유해 독성 성분으로 취급하지 말 것.





유독 샴푸, 컨디셔너, 헤어 에센스 등 헤어 제품에서 ‘無 실리콘’, ‘실리콘-Free’를 앞세우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실리콘을 함유한 샴푸는 나쁜 샴푸이고, 실리콘을 배제한 샴푸는 좋은 샴푸일까? 실리콘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이분법적인 접근은 옳지 않다. 실리콘은 근본적으로 모발 건강을 개선시키는 성분은 아니지만, 두피와 모발의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모발을 아름답게 연출하는 데 뛰어난 기능을 갖고 있는 성분이다.

헤어 제품에서의 실리콘은 모발에 얇은 코팅 막을 형성해 수분을 가두고 외부 자극으로부터 모발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즉, 습기에 의해 머리카락이 쉽게 곱슬거리거나, 잦은 드라이기 및 세팅기 사용으로 인한 열 손상이 걱정된다면 실리콘 성분을 굳이 피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실리콘은 부드럽고 매끄러운 머릿결을 연출하고 윤기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모발이 손상되어 잘 엉키는 경우 실리콘-Free 샴푸 사용 시 오히려 모발이 빳빳해지면서 더 많이 엉키게 되거나 건조함과 함께 정전기 현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Editor’s Tip
천연 헤어 제품을 원한다면 무작정 실리콘-Free에 집착하는 것보다 실리콘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성분의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호호바 오일, 아르간 오일, 시어버터 등의 식물성 오일이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면서 실리콘의 컨디셔닝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실리콘 성분이 기피 대상이 된 것에는 해당 논란이 큰 몫을 차지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리콘은 모공을 막지 않고 그 자체만으로 여드름을 생성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공 속에 침투할 수 있는 분자 크기가 못 되고, 세포막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결코 피부에 축적되지 않는다.

게다가 외부 요소에 의해 산화되지 않는 특성까지 더해져 피부에 자극을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분명히 실리콘 함유 화장품을 사용하고 나서 여드름 발생을 경험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는 현재 사용하는 제품이 실리콘뿐만 아니라 본인의 피부 타입에 비해 과다한 오일 성분을 함유하고 있지 않은 지를 함께 체크해야 한다.

실리콘은 다른 유효 성분의 흡수율을 높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지질이 풍부한 오일 성분과 함께 사용될 때 비교적 여드름이나 블랙헤드를 만들기 쉬울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논코메도제닉 성분의 흡수도 원활하게 도와주므로 피부 타입을 고려해 실리콘을 슬기롭게 활용한다면 오히려 문제성 피부 케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실리콘의 장점인 방수 기능, 하지만 그 이면엔 피부 호흡을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지 않을까? 실리콘이 일종의 장벽을 형성하는 밀폐성을 지닌 것은 사실이나 다행히 실리콘은 통기성 물질이다. 실리콘 장벽의 형태를 빈틈 하나 없는 콘크리트가 아닌 그물 형태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물 분자는 침투하거나 증발할 수 없으나 산소, 질소 등은 피부를 통과시키는 것. 이에 오히려 피부 건조와 탈수의 주요 원인인 경피 수분 손실(TEWL)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한편, 실리콘 화장품은 다른 유효 성분의 활성을 차단한다는 논란도 존재한다. 이는 상황에 따라 다른데, 한 포뮬라에 실리콘과 다른 유효 성분이 섞인 경우에는 실리콘이 장벽을 형성하는 동안 충분히 다른 유효 성분들이 흡수될 수 있다.

반면에 실리콘 성분의 함량이 높은 제품을 사용한다면 다음에 적용할 제품의 활성 정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실리콘 중에서도 휘발성이 높은 사이클로메티콘 등은 빠르게 증발해 다음 제품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도 한다.





대부분 실리콘은 생분해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실리콘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공기 중 분해되는 휘발성 타입의 사이클로메티콘이나, 비휘발성 타입이지만 토양에서 분해되는 폴리디메틸실록세인과 같은 실리콘 성분도 존재한다.

단, 수많은 화학 과정을 거친 고분자 합성 물질인 다수의 실리콘은 분해가 쉽지 않아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실리콘이 생체 축적에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실리콘을 인공적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친환경 부분에서는 논란이 따른다.




References 1. 12 Silicone Myths Exploded│SKIN INC 2. Do Silicones Prevent Other Ingredients from Sinking Into The Skin?│Beautifulwithbr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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