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 함유된 대표적인 유해성분은 무엇이며 이를 대체할 자연소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화장품 유해성분의 이슈
2010년대부터 건강한 화장품의 개발을 목적으로 화장품에 첨가된 유해성분들을 조사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등의 연구에서는 바디로션, 립스틱, 젤, 무스 등 여러 화장품과 미용 제품에 첨가된 각종 물질에서 호르몬을 교란시키고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상당부분 사용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화장품이라는 합법적인 위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안전한 화장품을 사용하기 위해 스스로가 화장품을 잘 알고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는 고전부터 내려온 천연 약용식물을 이용한 미용관리를 연구해온 바 오늘은 기존 화장품들의 유해성분들의 이해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 약용식물들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 대표적인 화장품 구성성분과 유해성분
화장품의 성분은 가장 중요한 물과 기름을 제외하고 크게 다섯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방부제, 계면활성제, 산화방지제,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 인공 향료이다.
1 방부제
먼저 방부제는 화장품의 제형을 오랜 시간 보존할 수 있게 하는데,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성분은 파라벤 계열과 페녹시에탄올 그리고 미네랄오일이다.
파라벤은 곰팡이에 대한 살균작용이 탁월한 화학 방부제이다. 파라벤은 샴푸, 컨디셔너, 치약, 손 세정제, 클렌저, 자외선 차단제 등 우리가 실생활에서 늘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유방암 발병률을 증가시키고, 남성의 경우 정자의 운동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유해성분이다. 파라벤의 종류로는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부틸파라벤, 이소부틸파라벤이 있으며 특히 메틸파라벤은 자외선과 닿을 경우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기미, 주름의 원인이 되고 세포의 노화를 촉진한다.
페녹시에탄올도 피부를 건조하게 하여 트러블을 유발하는 유해성분 중 하나이며 모유수유 여성이 이 제품을 흡입하면 아기에게 구토 및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미네랄오일은 미네랄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지만 석유에서 추출된 성분으로 기름성분이 지나쳐 피부의 산소 투과를 방해하여 트러블과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2 계면활성제
계면활성제는 화장품의 친수성과 친유성 두 가지를 동시에 갖게 하는, 즉 물과 기름을 섞어주는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클렌저와 샴푸, 로션, 크림류 등 다양하게 사용되는 성분이다. 대표적으로 폴리에틸렌글리콜(PEG)과 폴리프로필렌글라이콜(PFG),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와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가 있다.
세정기능이 있어 보통 클렌저나 샴푸 등에 많이 함유되는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와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는 강력한 계면활성제로 바퀴벌레에게 뿌리면 죽는다는 살충제 성분이 함유된 물질이라고 한다. 깨끗이 씻어낼 수 있으면 좋겠으나 지속적으로 잔여물이 남아 눈, 뇌, 간, 심장, 폐 등에 침투할 수 있고 독성을 남길 수 있다.
폴리에틸렌글리콜(PEG)과 폴리프로필렌글라이콜(PFG)은 주로 로션과 크림류와 치약에 점도를 증가시켜주는 성분으로 함유되어 있는데, 미국 독성학회 자료에 따르면 PEG 성분은 피부를 통해 쉽게 흡수되어 심장과 간, 폐, 뇌에 일정 수준을 머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문제는 피부염이나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민감한 피부에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산화방지제
산화방지제인 부틸 하이드록시아니솔(BHA)은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모이스처, 파운데이션, 컨디셔너 등의 화장품이 산화되지 않도록 화장품 전반에 걸쳐 첨가되는데, 신경독성을 갖는 물질로 피부장애를 유발하고 발암성을 갖는 환경호르몬적 물질로 취급되며 영국에서는 BHA 성분이 과잉행동장애를 유발하여 아이를 난폭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하여 어린이 대상 화장품에서 금지하고 있다.
4 자외선 차단성분
자외선 차단성분으로 벤조페논 계열과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가 있다.
벤조페논은 선크림의 백탁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성분으로 체내에 오랜 기간 축척이 되면 파라벤과 마찬가지로 유방암 발병률 증가와 정자의 운동성 감소의 우려가 있는 유해성분이다.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는 옥시녹세이트라 부르기도 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자외선 차단 성분으로 피부에 열을 발생하고 색소침착과 같은 광독성 반응을 일으키며 에스트로겐의 호르몬을 모방하여 갑상선 기능을 교란시킬 수 있다.
5 인공 향료
마지막으로 인공 향료는 천연향을 분석해서 그 향을 구성하는 분자들을 유기합성하여 만든 향으로 천연 향료보다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인공 향료의 종류는 200개가 넘으며, 주로 프탈레이트, 벤젠, 메탄올 등과 같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프탈레이트계 성분은 호르몬을 교란시킬 수 있거나 두통, 기관지 가극, 피부 자극 및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식약처에서 주의를 당부하는 향료만 해도 26가지 계열이 있으며 그 외 대부분은 신경계에 직간접적으로 유해하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 유해성분을 대체할 자연소재 성분
그렇다면 과거의 피부미용은 어떠했을까? 조선시대의 규합총서나 세계 여러 나라의 고전적인 피부미용의 공통점은 모두 자연적인 소재에서 피부미용의 재료들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먼저 언급한 화장품의 재료군들 중에서 물과 기름을 제외한 다섯가지 영역에서 대체할 수 있는 재료들을 알아보려 한다.
1 자연소재 방부제
먼저 방부제로는 초피나무와 할미꽃 그리고 오배자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추출물은 화장품의 방부제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으며 기존 화학 방부제들의 유해성의 걱정을 없애 줄 뿐 아니라 좋은 효능까지 더해진다.
예로부터 초피나무 수액 또는 기름은 썩지 않게 하는 효능이 있어 된장이나 장아찌 등 오래 보존해야 하는 음식에 넣어 사용하였다.
할미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백두옹 또는 노고초라 불리며 항균과 살균작용이 있고 독성이 없는 천연 방부역할을 한다. 성질이 차서 예로부터 피부 염증을 제거하는 진정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오배자는 붉나무 기생 벌레집으로 만성 장염이나 외상출혈에 사용하였으며 두부의 간수로도 쓰였는데 부패를 방지하는 천연 방부제로 사용되었다.
2 자연소재 계면활성제
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세정제로는 녹두와 창포 그리고 물과 기름을 섞어주는 피마자추출물과 밀납추출물 등이 있다. 조선시대 궁중여인들의 모든 것이 기록된 규합총서에 따르면, 창포와 녹두를 가루 내어 물에 혼합하여 세안과 목욕, 머리를 감는데 사용하였다고 한다.
창포와 녹두를 혼합한 가루를 비루(飛 날릴 비, 陋 더러울 루)라고 불렀고, 현대 우리말 비누의 어원이다. 녹두와 창포가루는 세정제처럼 물과 기름을 잘 엉키게 하는 효과가 있어 실제로 머리를 감아보면 아주 깨끗하게 머리가 감긴다. 그리고 일반 세정제는 대체로 알칼리성을 띄어 약간 건조감을 주는데 비해 이들은 약산성으로, 세안과 목욕을 해보면 피부 결이 아주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피마자추출물인 솔루빌라이져와 벌집 성분인 밀납추출물은 물과 기름이 잘 섞이도록 유도해주는 성분으로 로션이나 크림류 화장품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영양이 풍부하고 부작용이 없는 훌륭한 소재이다.
3 자연소재 산화방지제
산화방지제는 물질의 산화를 느리게 하는 것으로 항산화제라고도 불리는데 천연산화방지제로는 토코페롤이 있으며 특히 로즈마리는 항균, 살균효과 뿐만 아니라 보르네올 성분이 산화방지제로서 항산화역할이 우수하다.
자몽추출물 역시 여러 가지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성분이 많은데 특히 자유라디칼에 의한 세포의 손상을 막는 항산화 효과로 화장품에서 산화방지제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4 자연소재 자외선 차단제
자외선 차단제로서의 자연소재는 그 종류가 무수히 많은데 타나카와 황칠 그리고 브로콜리를 소개한다.
타나카는 미얀마의 중부 밀림 지역에서 자라는 타나카 나무(Limonia Acidissima)에서 추출하는데 타나카 나무토막을 벼루처럼 생긴 평평하고 둥근 돌판에다 물을 뿌려 가며 갈아서 생성된 우유빛 혹은 베이지색 액체이다. 타나카는 미얀마의 작열하는 태양광선, 특히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며, 강력한 미백 효과를 지니고 있어서 피부를 희고 매끄럽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또 모공수축 및 피부 살균 효과가 크고 주근깨 제거 등 오래된 기록들이 적지 않다. 특히 항염(抗焰) 작용이 강해서 뾰루지나 여드름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되어 있다.
또다른 자외선 차단에 탁월한 소재로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황칠이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옻칠은 천년을 가고 황칠은 만년을 간다’고 표현한 적이 있는 만큼 황칠은 자외선을 견디는 힘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황칠 추출물이 멜라닌의 형성을 억제하는 피부미백 효과와 항산화 작용으로 인한 피부의 노화를 방지한다는 논문들이 다수 나오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과 존스홉킨스 대학 공동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브로콜리에서 추출한 ‘설포라판’이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2005년부터 연구된 브로콜리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보면 피부암을 유발하는 AP-1 단백질을 억제하는 대신 피부암을 억제하는 Nrf2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5 인공 향료 대체성분
마지막으로 인공 향료를 대체하는 원료로서는 당연히 천연 향료인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들 수 있다. 특히 아로마 에센셜 오일은 식물들이 갖는 스스로의 면역체로서 사람들에게 좋은 향기를 선물할 뿐 아니라 인체에 들어와서도 역시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화장품 생산 가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인공 향료에서 바로 대체되어야 할 재료이다.
최근 고객들의 화장품 구매요소에 대한 설문 결과, 화장품의 안전성과 성분, 효능효과, 브랜드, 가격 순으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이 단순히 예뻐지는 미용을 넘어 현대인에게는 피부의 건강과 안티에이징을 위한 용도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화장품에 사용되는 성분들에 대하여 고객들은 더욱 안전한 제품들을 선호하게 되며 부작용이 없는 천연 유래성분들의 사용이 더욱 절실해지는 현실이다. 현재 천연화장품들의 성분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 바, 위 언급한 고전 약용식물의 재료들 역시 검토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