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치와 인터넷에 소비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이로 인한 문제에 대한 해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5년 한 조사에 의하면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는 전 세계인의 59%가 잠자기 전 최소 5분 이상 또는 기상 후 30분 이내의 시간에 스마트폰 검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처방으로 등장한 게 디지털 디톡스이다. 디톡스(Detox)는 인체 유해 물질을 해독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디지털 중독 치유를 위해 디지털 분야에 적용하는 디톡스 요법을 디지털 디톡스라 한다.
즉, 사람이 스마트폰, 컴퓨터 및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같은 디지털 장치를 자발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기간을 갖는 것을 말한다.
세계적인 IT 회사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도 디지털 디톡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슈미트는 2012년 5월 20일 보스턴대 졸업식 축사를 통해 “인생은 모니터 속에서 이뤄질 수 없다”며 “하루 한 시간 만이라도 휴대폰과 컴퓨터를 끄고 사랑하는 이의 눈을 보며 대화하라” 라고 강조했다. 웰니스 시장에서도 디지털 디톡스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도 떠올랐다.
2011년 7월 5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디지털 디톡스의 일환으로 호텔과 리조트, 여행사들이 디지털 기기를 끄고 완전한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행사들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스파나 카약 배우기, 하이킹 행사 등을 열고 있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디톡스를 적용한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조절하고 성인 사이트나 특정 게임을 차단할 수 있는 앱, 항균 소재의 스마트폰 액세서리, 안구 마사지 디바이스, 스마트폰용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등이 해당된다. 2013년 1월 27일 통계청은 디지털 디톡스를 새롭게 주목받을 블루슈머(Bluesumer:초기 시장 소비자)로 제시했다.
이처럼 디지털 디톡스는 인터넷 중독 장애를 치료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스마트기기 과다 사용으로 인한 불안 및 스트레스를 경감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자연 속에서 교감하는 활동으로 전자기기를 최소화하는 캠핑이나 여행을 예로 들 수 있고, 오프라인 상에서 동호회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활동, 그리고 요가와 명상 같은 심신 치료들이 해당된다.
이러한 활동의 많은 부분은 ‘스파’ 또는 ‘헬시 리조트’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들과 같아 우리가 종사하는 분야가 디지털 디톡스 산업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호에서는 디지털 디톡스를 위해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 몇 곳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장시간 모니터나 스크린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70%가 눈의 피로를 느끼며 장기간 지속될 경우 결막염이나 시력 저하로 이어지고 불면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야간에 반복적으로 모니터나 스크린의 불빛에 노출될 경우 멜라토닌(Melatonin) 생성에 문제가 생겨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숙면을 방해한다.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 발표에 의하면 스마트기기를 과다하게 사용한 청소년들이 ADHD를 나타낼 가능성이 일반 청소년들에 비해 두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불면, 분노, 충동적인 행동에도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건강과의 상호 관련성 미국의 성인 남녀 14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핸드폰을 정상인보다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배우자를 차갑게 대하는 경향이 있으며 결혼생활의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가 낮고, 우울의 빈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대화 중에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화에 집중하며 소통이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스마트 기기의 사용량과 삶의 질, 상 호 소통 능력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남부에서 가장 뛰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이탄습지로 형성된 산악지대로 붉은색과 회색의 석회암 바위와 동굴, 폭포, 돌로 만든 성과 야생의 동식물이 살아 있는 자연 보존 지역이다.
1957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오래 전부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이야기와 문화가 존재한다. 중부와 남부 웨일즈(Wales)지역에 80km나 뻗어 있는 이 산맥은 블랙마운틴(Black Mountains)과 유네스코 등재 마을인, 블레나번(Blaenavon World Heritage)이 속해 있으며 아름다운 등산로가 많아 하이킹과 산악 자전거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브레컨 비컨즈를 찾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기 위해서 이곳에 모인다. 초원과 계곡에 핀 꽃과 울창한 숲, 동굴과 폭포 그리고 호수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풍경에서 평화와 안정을 느끼게 된다.
이 곳에는 웨일스 포니(Welsh pony)라고 불리는 영국 토종의 산악 조랑말이 지금도 서식하고 있으며 여러 초목과 야생화, 이끼들이 자생하고 있어 지질학과 생태학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있는 곳이다.
또한 이곳은 영국인들의 생활 문화와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석기시대와 그 후의 청동기시대 때부터 사람이 거주하였으며, 국립공원의 중앙과 서쪽 언덕에 유적들이 있다.
또한 철기시대에는 요새들이 지어지면서 산악 도로가 놓여졌고 크고 작은 요새들은 한 때 이곳이 무역과 정치의 중심지였음을 말해준다. 서기 43년 경에 로마인들이 이 지역에 진출하여 600여명 이상의 병사를 주둔시켰으며 이들의 거점 도시인 에르(Y Gaer)를 중심으로 많은 성들이 공원 전체에 세워졌다.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가 카레그 센넨성(Carreg Cennen Castle)이다. 산업혁명 기간 동안에는 석회석, 실리카 모래 및 철석을 포함한 다양한 원료가 채굴되어 탄광지역을 형성하며 중요한 도시의 역할을 하였다.
● 헤이 페스티벌 (Hey festival) 많은 사람들은 브레컨 비컨즈를 ‘헤이 오브 더 웨이 페스티벌’의 본고장으로 기억한다. 헤이 페스티벌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과 문화 축제로, 이 지역의 웨이(Wye)에서 시작되었다.
헌책방이 모여 있는 것으로 유명한 웨일스 지역의 작은 마을, 헤이 온 와이(Hay-0n Wye)에서 시작되어 펼쳐지는 문화 축제는 매년 5월 중순에서 6월초에 열린다.
1988년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덴마크, 콜롬비아, 페루, 스페인 등에서 자매축제가 펼쳐지는 국제 페스티벌이 되었다. 세계적인 시인, 작가와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현장에서 강연과 대담을 진행하는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에 맞추어 전 세계로부터 많은 관광객들이 브레컨 비컨즈 국립공원을 방문한다.
● 친환경 숙박 시설들
Seren Mawr는 8m 돔 형태의 캐노피 숙소이다. 정면에 5m의 커다란 전망창을 통해 노을을 볼 수 있으며 천연 소재의 침구와 나무를 땔감으로 하여 연료와 난로를 사용하고 조명은 양초와 랜턴을 이용한다.
숙소 내에는 침대와 쇼파, 나무로 된 가구가 있고 숙소 뒤로는 개별 샤워 시설과 화장실이 딸려 있으며, 야외에서는 바비큐도 할 수 있다. 고객의 요청에 의해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간단한 식사를 룸서비스처럼 즐길 수도 있으며 자전거 대여 서비스도 제공한다.
숙소에는 헤어드라이어를 포함해서 일체의 전자기기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묵을 수 있으며 1박당 20￡ 비용이 추가된다.
The Shepherd hut은 통나무집 형태의 숙소이다. 숙소에 딸린 부엌에서 요리를 할 수 있고 욕실과 침실 샤워 및 화장실이 딸려 있으며 TV, 냉장고, 라디오, 커피머신 등 최소한의 전자기기가 갖추어져 있으나 헤어드라이어, 식기세척기, 에어컨디션, 와이파이 등은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다.
브레컨 비컨즈 국립공원 내 해발 1,000ft에 위치하고 있어 바베큐나 캠프 파이어는 할 수 없으나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볼 수 있고 야생동물과 만날 수 있다. 리조트 내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웨일즈 전통 스테이크와 유기농 샐러드 등 식사를 즐길 수 있고 머무는 동안 카약, 낚시, 산악자전거, 등산 등 자연과 함께 하는 레져 활동이 가능하다. 반려동물과 함께 묵을 수 있으며 1박당 20￡ 비용이 추가된다.
이 외에도 브레컨 비컨즈 국립공원 내에는 많은 Shepherd hut(양치기의 오두막집)이라 불리우는 통나무집 숙소들이 있다. 대부분은 위에서 소개한 숙소와 같이 전자기기를 최소화하였으며 반려동물과 동반 입실이 가능하다.
42 에이커는 라라와 세스, 두 사람이 ‘친환경’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만든 특별한 리조트이다. 라라(Lara Tabatznik)와 세스(Seth Tabatznik)의 철학으로 탄생한 리트릿이다.
자연 속에서의 경작(농장일)을 통해 수확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새로운 에너지를 전달받는다는 신념을 가졌으며 이들의 철학과 신념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 객실 모두 2인실로 11개가 있으며 이 중 8개는 메인 건물 내에 있고 3개는 농장의 오두막집의 형태이다. 리조트의 메인 건물은 1,800년대에 지어진 농장의 건물로 현재 46 에이커 리트릿의 수련장과 관리동으로 쓰여 지고 있다. 다만, 리조트에서 와이파이가 제공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 레스토랑 다양한 친환경 농법과 순환 방식으로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식재료를 이용한 건강식을 제공한다. 이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특산물들을 중심으로 요리하며 모든 음식에는 자연으로부터 온 신선하고 건강한 생명의 에너지를 담고 있다.
● 부대시설 메인 빌딩 내에 거실과 치료실(수련실)이 있으며 숲 속에는 산책로가 있다. 주말에는 요가, 필라테스, 라이프 코칭, 사운드 테라피 프로그램이 제공되어 다양한 심신치료가 가능하다.
● 어메니티 빅토리아 오길비 에센스(Victoria Ogilvy Essence)의 유기농 에센셜 오일로 만든 샴푸와 비누 등 욕실용품을 비롯, 고급 린넨과 타올이 제공된다. 고객들은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사전 주문을 통해 선물이나 사용할 제품을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
● 치유 프로그램
Mamas Temple Circle 명상 전문가 Xochi Balfour 와 함께하는 명상 프로그램. 마치 어머니의 품과 같은 편안함과 안정감 속에서 개인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시간.
Resurgence Talk 환경보호 운동가 Satish Kumar와 함께하는 프리 토킹. 지구 환경 보호, 예술, 명상, 도덕적인 삶, 인류의 평화 등 다양한 테마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요가, 필라테스, 명상 라이프 코칭, 사운드 힐링 요가, 명상 전문가 Meryl Currie, Amy McDonald & Sunita Devi와 함께하는 심신치료로 요가, 명상, 걷기 등 그룹 활동이 농장 곳곳의 야외에서 행해짐.
영국 웨일즈 지방의 또 다른 디지털 디톡스 리조트는 고어반도(Gower Peninsula)의 세렌 리트릿(Seren Retreat)이다. 세렌 리트릿은 아유르베다 치료와 베지테리언 식사 리조트로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 해안과 청정지역인 고어 반도의 오래된 떡갈나무 숲과 초원에 위치한 리조트는 일상을 떠나 심신을 충전할 수 있는 최적의 도피처로 소개되고 있다. 만약 매일 반복되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복잡한 가정사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면 불안과 우울, 의욕 상실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체중의 변화, 통증, 잦은 감염과 알러지 등 건강 문제로 인해 행복한 삶을 영위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할 때 도피처에서의 휴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세렌 리트릿이 추구하는 메인 치유법은 고대 인도의 아유르베다로 고객에게 편안한 휴식을 통해 내면을 치료하고 새로운 생명의 에너지를 부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인간이 가진 ‘자연치유력’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실제로 이곳을 방문하였던 많은 고객들이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환경과 따뜻한 날씨, 좋은 음식을 통해 진정한 휴식을 경험하였고 요가와 명상 등 다양한 전인치료를 통해 내면의 자아를 만났다고 평가한다.
● 숙소 농장 뷰의 거실이 딸린 4개의 스위트 객실이 있으며 떡갈나무 숲 근처의 초원에는 6인이 머물 수 있는 몽골식 텐트 유르트(Yurt)가 있다. 투숙객들에게는 조식이 제공되는데 베지테리언 식사나 전통 웨일즈식 조식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또는 숙소에서 직접 취사를 할 수 있도록 주방용품을 대여하고 있다.
● 치유 프로그램 Polarity Therapy가 제공되는데 극성요법(Polarity Therapy)은 기치료의 일종으로 인간의 생명 에너지의 흐름을 자극하여 균형을 유지하는 치료법이다.
균형 잡힌 중심을 통해서 상반된 것들이 서로 끌어당기고 결합하는 원리인 극성치료법은 인간의 몸을 마치 배터리나 자석과 같은 에너지 시스템으로 보고 플러스와 마이너스 그리고 중성의 극성으로 에너지의 흐름을 조절한다.
고대 인도의 아유르베다에서 ‘프라나(Prana)’와 전통 동양의학에서 ‘氣’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곳에서는 포라리티테라피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물론 포라리티테라피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외에 아유르베다식 마사지와 요가, 식이요법, 호흡치료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작은 휴식처들이 대부분 자연과 최대한 가까이 머무는 것을 중요시하며 리트릿(Retreat)이라고 불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리트릿(Retreat)이란 영어로 ‘후퇴’라는 뜻인데 이것은 기독교 문화권인 영어권에서 기독교인들이 전도를 하다가 잠시 멈추고 후퇴하여 모여서 기도하고 성경을 읽으며 충전하는 일을 표현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교회수련회를 리트릿(Retreat)이라고 한다. 오늘날 리트릿(Rereat)은 자신의 일터나 일상에서 벗어나 쉬는 것을 의미하며 ‘휴양지’라는 뜻으로 표현된다. 집 밖 특히 야외에서 캠핑이나 오두막집 등을 이용하여 자연과 최대한 가까이 머물며 쉬는 것을 의미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을 충전하는 휴식처라는 의미에서 리트릿과 스파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고가의 시설이나 장비, 특히 스파의 핵심 시설인 수치료 시설 없이 단지 자연 자원과 특별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힐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스파와 구분이 된다.
또 다른 차이점은 반려동물과 함께 체류할 수 있다는 면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고 어디든 함께 하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새로운 유형의 휴양지라는 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